요즘은 의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진학한 학생이 있다고 하면 대부분의 한인 가정에서는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 있지만 불과 3년전만 해도 그런 내용을 소개하면 없는 말을 지어낸다는 악성 댓글을 여러 차례 받곤 했다. 그렇다고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의대에 진학하는 일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당연한 혜택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최근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는 우리 한인 프리메드 학생들에게는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는 반가운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방향설정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불필요한 영역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이 생길까 우려가 되어 최근 한 가정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여 다른 한인 가정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하고자 한다.
지난 10월 중순에 받은 한 학부모의 이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었다. “저는 예일 대학을 다니는 홍 길동 학생의 엄마입니다. 어느덧 저희 아이가 4학년이 되었어요. 바쁘게 스펙 관리도 하면서 공부에 임하고 있습니다. 졸업후 1년간 갭이어를 가질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이번 9월에 있었던 MCAT 시험을 치렀습니다. 점수는 토탈 519점을 받았어요. 학교에서 학점은 3.9가 조금 안되는 상황인데 저희 아이가 MCAT 시험을 한번 더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말리고 있는데 아이가 꼭 전액 장학금 받는 곳으로 가고 싶다면서 523점은 받아야 한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한달간 공부하고 시험을 본거라 기간이 짧아 공부를 많이 못 했다 하면서 조금 더 공부하면 점수를 올리지 않을까 하는데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 보며 보통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걱정이 앞섭니다. 다시 한번 더 시험을 보는게 좋을까요? 2024년 1월에 보겠다고 하는데 전문가인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어 이리 염치 불구하고 이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긍정적인 답변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학생의 개인정보를 지금 소개하고 있는 내용보다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었지만 민감한 부분은 제외하고 공개하고 있는 이 학생은 사실 초등학생 시절에 필자의 의대 진학 세미나에 참여했던 매우 기억에 남는 학생이었기에 다음과 같은 답글을 보낼 수 있었다.
“길동이가 벌써 졸업반이 되었군요? 멋지게 성장한 길동이가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그 힘든 대학에서 학점관리도 열심히 했고 MCAT도 우수한 성적을 받았네요. 특히 한인 학생이 CARS를 132점을 받았다는 점은 의대 입시에서 큰 장점으로 부각될 겁니다. 오래 전 제가 준 조언을 잘 지켜줘서 고맙고 보람 스럽네요. 519점이라는 점수는 MCAT 성적만 놓고 보면 하버드 의대라도 갈 수 있는 성적이므로 굳이 다시 보지 않아도 좋습니다. 차라리 시험공부를 다시 하는 시간에 조금 더 발전시키고 싶은 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productive 한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제가 길동이의 모든 것을 제대로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이 조언이 옳은 조언이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만 제 학생이라면 100% 그렇게 조언하겠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으므로 그 학생들 중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의대에 간 학생들이 많았다고 믿습니다. 전액 장학금은 성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활동들을 기준으로 준다고 전해주십시오. 도움이 되었기 바랍니다.” 답글에서 언급했듯이 MCAT 519점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성적이며 518점으로도 하버드 의대에 진학시킨 경우와 탑 5 의대들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진학시킨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523점으로도 모든 의대에 불합격을 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으니 MCAT 성적만으로 의대 진학의 기준을 잡는 건 마치 머리통이 크면 공부를 잘 한다고 하는 것과 같이 신뢰도가 떨어지는 기준이다. 특히 이 학생은 그 어려운 MCAT 영어 독해력 섹션에서 만점인 132점을 받았다는 장점을 희석시키는 행동을 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이지만 만일 이 학생의 영어 독해력 섹션 점수가 뛰어나지 않았다면 조금 다른 조언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누구에게서 라도 의대에 진학하기 위한 비법을 알려 달라는 질문을 받으면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며 의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소외계층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내라는 동일한 답변을 하고 있다. 이 조언은 길동이란 학생에게도 했었고 이 학생처럼 어려서 부터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 학습능력이 뛰어나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고 또한 자신의 능력을 나누는 봉사활동은 독특한 매력을 갖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의대 진학 뿐 아니라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 학생의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답글에서 언급했듯이 의대가 전액 장학금을 주는 학생을 선정하는 기준에서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학생 개개인이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과 능력을 소외계층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며 살아왔는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므로 이 학생은 이미 뛰어난 독해능력과 학습능력을 보였으니 자신만의 매력을 쌓는 것에 더 집중하기를 권했다. 적어도 필자의 이런 지도방식은 많은 학생들이 명문 의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진학하게 도와왔고3.2나 3.4의 학점으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도 Tufts 의대나 UNC Chapel Hill 의대 등의 중상위권 의대에 진학하게 도울 수 있었던 비결이다.
어떤 활동이 의대 진학에 유리한지 고민하지 말고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활동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자신을 가장 매력적으로 만들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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