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8일에 프리메드 학생이 필자에게 이메일로 문의한 질문이 참 가슴 아프게 만든다. 이 학생은 각 의대 웹사이트에 나와있는 원서접수 마감일이 10월 말부터 시작되므로 처음부터 10월 중순에 원서를 접수시키려는 계획으로 지난 5월 말에 대학을 졸업하고 여름 동안 열심히 MCAT 준비를 하고서 9월 초에 MCAT을 봤고, 한 달이 지난 10월 중순에 성적을 받았으므로 이제 AMCAS에 원서를 접수시키려고 했더니 주변에서 늦었으니 원서접수를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며 답답한 심정을 필자에게 따지듯 물었다. 부모라면 몰라서 그렇다지만 프리메드 학생이 이 정도로 정보에 어두운 상태에서 의대진학 준비를 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알면서도 설렁설렁 준비한 학생이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라서 혼자서만 고민하며 나름대로는 열심히 의대진학 준비를 했지만 현 상태로는 의대진학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이 속상하다. 모든 부모가 한글을 못 읽는 자녀를 위해 필자의 칼럼 핵심내용을 번역해서 자녀에게 매주 이메일을 보낼 수는 없더라도, 학교 프리메드 어드바이저를 자주 찾아 보라는 당부라도 여러 번 반복적으로 해 주었더라면 아무리 열악한 주립대학의 프리메드 어드바이징 시스템 속에서도 핵심적인 내용은 이해할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립대학 중에는 나름 좋다는 학교에서 3.7 수준의 학점으로 졸업했으며 이번 MCAT은 30점을 받았다는 이 학생의 이력을 보면 특이한 것이 없이 그저 평범하게 프리메드 학생들이 하는 것들만 챙겼다. 100시간 정도의 병원봉사에 학교에서 약 2년 간의 리서치 참여에 한인 학생회 간부를 역임한 경력 정도이다. 문제는 이 학생은 스스로 열심히 노력했다는 사실과 이 정도로 준비했으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의 최저 학점이 3.7 수준으로 보인다는 것과 또한 일부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의 최저 MCAT 성적이 30점이라는 점에 기인해서 본인도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필자는 이 학생이 지금 원서를 내서 의대에 합격할 확률을 1% 미만이라고 확신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 학생이 언급하던 의대들은 대부분이 벌써 합격자를 발표하기 시작한 학교들이다. 일차 인터뷰에 초대되었던 학생들 중에 많은 학생들은 합격을 했고, 지금은 2차 인터뷰에 초대받은 학생들이 나오고 있으며 이 중에서 11월 말 혹은 12월 중순까지 2차 합격생들이 대량으로 나올 것이다. 만일 이 학생이 오늘 원서를 접수시킨다면 빠르면 11월 말에 2차 지원서를 받아서 접수시켜야 하며, 내년 초에 인터뷰에 가게 되는 일정을 밟게 될 것이다. 물론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보일 때의 일정이지 무조건 내년 초에 인터뷰에 간다는 의미는 아니고, 설혹 내년 초에 인터뷰에 가더라도 한인 지원자로서는 높지 않은 성적인 평범한 주립대학의 3.7 학점과 30점의 MCAT 성적, 그리고 본인 만의 개성 넘치는 경험이 별로 없는 학생이 거의 다 찬 정원에 추가로 합격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참고로 이 학생은 지금부터 내년 사이클을 준비해도 합격확률이 높지 않은 상태로 보이지만, 그나마 내년에는 제때에 원서라도 접수시켜서 Time Management Skill이라도 갖고 있다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겠다.
내년 사이클은 올 의대입시 경쟁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그 이유는 지난 10월 16에 접수가 개시된 내년 1월 23일과 25일의 MCAT 시험 접수가 폭주한 지원자들 때문에 서버가 다운되어 다음 날부터 실질적으로 접수를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올 8월과 9월에 미리 MCAT을 보고 만족한 성적을 받아 들어 놓은 상태에서 내년 사이클에 지원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도 제법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내년 사이클 지원자들은 내년 1월부터 MCAT 시험을 보려고 준비하고 있으므로 지난 주에 있었던 AAMC 서버 마비 사건은 내년 의대입시가 올 의대입시보다 더 치열해 지리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게 해준다. LA나 NY 등의 대도시 지역은 벌써 시험장이 만원이 된 상황이니 우리 한인 학생들이 의대진학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 특히 유용한 정보를 습득해야만 하겠다. 아무리 경쟁이 치열해 지는 현실 속에서도 지난 주는 많은 가정에서 의대합격이라는 감격스러운 소식에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당연히 이 학생들은 제 때에 원서를 접수시키는 등 심각하게 준비해온 학생들이므로 그 영광을 누릴 자격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 학생이 원서를 내겠다는 케이스 웨스턴, 스토니 브룩, 매릴랜드, 세인트 루이스 등의 의대에서는 이 학생이 원서를 접수시키기도 전인 지난 주, 즉 10월 중순에 많은 합격자들을 배출했으니 정보의 힘을 다시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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