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은 이미 여러 번 이 지면을 통해 강조해 왔듯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오늘은 굳이 의대입시라는 상황을 떠나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소양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는 의대입시에서도 1차 원서와 2차 원서를 적을 때부터 일반 기업이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보편적으로 묻는 질문들과 같은 맥락의 질문들을 하고 있고 인터뷰에서도 그러하니 대학 졸업생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한다면 다른 많은 노력들이 무의미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QS라는 기관의 여론조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전 세계에 분포한 기업인들이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양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를 토대로 각 대학이 해당 대학의 졸업생들을 얼마나 경쟁력 있게 교육시켰냐는 평가를 하고 그 결과가 전 세계 대학들의 랭킹으로 발표되는 과정이었다. 모교의 추천으로 이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기에 그 결과물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었는데 2019년도에 발표된 결과를 보며 흥미로운 사항을 보게 되었다. 의대입시와 관계가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금융, 의료, 법률, 생산, 도소매 및 신기술 업계를 대상으로 산업이 발전된 전 세계 144개 도시에 분포된 14,000명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신입사원들의 소양으로는 문제해결능력이 단연코 두드러졌다. 그 다음이 끈기와 소통능력, 그 다음이 독창성의 순서로 나타나졌다. 그 외에도 데이터 분석능력이나 적응력과 리더쉽 등이 중요한 소양으로 조사되었으니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공통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은 어떤 분야이든 유사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 조사에는 의료계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일반적인 취업준비생들 뿐만 아니라 의대 졸업생들도 신경을 써야 하는 분야이다. 의대를 졸업하면 바로 레지던시 매칭에 도전해야 하므로 이때 바로 이런 요소들이 매칭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의대는 이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므로 의대입시에서 이미 이런 요소들이 잘 준비된 학생들을 선발하면 4년후 레지던시 매칭에서 해당 의대는 뛰어난 결과를 갖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의대입시에서 가장 많이 답해야 하는 질문 중 하나는 가장 힘들었던 도전이나 시련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냐는 점이다. 2차 원서에서 이 질문을 묻지 않는 의대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고 전통적인 인터뷰 뿐만이 아니라 MMI 방식의 인터뷰에서 조차 이 질문은 자주 등장하곤 하는데 그 의도는 학생의 문제해결능력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힘들었던 경험이 궁금한 게 아니라 그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냐는 점이 핵심인 질문이다. 대학 신입생 시절에 C를 받았던 적이 있더라도 학습습관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를 찾아내서 그 다음 학기부터는 모두 A를 받았다는 너무 단순해 보이는 스토리가 하버드 의대에 합격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명문대학에 진학한 학생이라면 이미 뛰어난 학습능력을 검증 받았겠지만 그런 학생도 C를 받을 수 있다. 비슷한 학습능력을 가진 학생들 간의 경쟁이니 당연하다. 어떤 학생은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매 학기 반복적으로 C를 받을 수도 있지만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학생이라면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과외활동이 너무 많아서 공부할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라면 과외활동을 줄일 것이고 기숙사방에서 공부하다 보니 룸메이트가 자는 시간에 소등을 하느냐고 자신이 집중을 잘 하는 시간에 공부를 못 하고 있다는 판단이 서면 밤 늦도록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든지 아니면 다음 학기부터 룸메이트 선정시에 소등시간에 관한 조건을 충족시켜줄 룸메이트를 찾는 방법도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학점관리를 할 수 있게 해준 작지만 효율적인 문제해결방법이다. 또한 대부분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끈기와 인내심이 필요하다. 해결책이라고 찾아낸 방법이 효과를 보려면 일정 시간이 지나야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문제해결에 관한 경험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학생의 인내력도 확인이 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또한 문제해결 과정에는 누군가와 원활한 소통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흔하므로 소통능력에 관한 검증이 자연스럽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난관을 마주한 한 젊은이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원활히 소통하며 인내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런 젊은이를 우리 사회의 어떤 집단에서도 반길 것이고 그렇지 않은 지원자들과는 다른 대우를 받는 것이 옳은 일이다. 그 문제가 그룹 스터디에서 구성원들의 바쁜 스케쥴 때문에 약속시간 하나 정하는 과정에서도 도출될 수도 있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봉사자들 간의 업무분담 과정에서 이견이 표현될 수도 있다. 돈을 벌어본 학생이라면 더 많은 난관에 직면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문제해결능력을 함양 시킬 수 있을까? 삶을 살게 하자. 젊은이로서 살아야 할 삶을 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대학생이라면 본업이 공부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공부는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그 또래 젊은이가 경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의대입시에서 성공하는 비결이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연습을 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그 여러가지 상황 중에 돈을 벌어보는 것은 으뜸이다. 일단 대학생이 돈을 한 번도 안 벌어보고 대학을 졸업하는 일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자.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적이 없던 부모라면 수십년 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경험을 기준으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과외를 가르치든 아니면 학교 도서관에서 일을 하는 Work Study를 통해서 라도 대학시절에 돈을 벌어보는 경험은 일반적이다. 적어도 성공적으로 의대에 진학한 학생이라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볼 수 있는 공통적인 사항이니 내 자녀가 그 바쁜 프리메드 과정에 있는데 무슨 돈을 버냐는 생각은 버려도 좋다. 물론 매일 숙제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는 자녀라면 무리가 될 수도 있지만 어차피 그런 학생은 대학을 졸업하고 몇년간의 추가적인 준비를 거쳐 의대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인지하고 그에 맞는 진학전략을 세워야 하니 일반적이지는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준비하는 것도 문제해결능력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모든 문제해결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의대입시에서도 통하는 단순 명료한 비결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