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교육제도에서 입시를 위한 여러 시험들 중 가장 어려운 시험은 의대입시를 위한 MCAT이다. 몇 달 혹은 그 이상의 기간동안 준비해서 본 시험에서 원하는 성적을 받은 학생들은 기쁘게 다음 단계로 나아가면 되겠지만 그런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에 처한 학생들은 그 힘든 시험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부담감과 더불어 여러 번에 걸쳐 시험을 본 사실이 의대입시에서 불리하게 작용되지는 않는지에 대한 불안감에 아예 포기하기도 하므로 오늘은 한 번에 MCAT을 끝내지 못한 학생들에게 확실한 사실을 전달해서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새해가 시작되면 MCAT도 그 일정이 시작된다. 2024년은 1월 12일부터 9월 14일까지 총 30번에 걸친 MCAT이 시행되는데 그 기간 동안 시험이 없는 2월을 제외하면 매달 2회에서 5회 사이의 시험이 시행되며 시험을 보고나서 약 한달 후에 성적이 발표되니 의대입시는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걸 느끼기 시작하는 첫 단계이다. 연속적인 기다림의 첫 단계라고 하는 것은 시험보고 한 달을 기다려서 성적을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기다림을 견뎌내야 하는 과정들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일차원서를 제출하고 이차원서를 받기까지 한달에서 두세달까지 소요되고 이차원서를 제출하고 나서 인터뷰에 초대받는 기간 또한 소수의 학생들은 한달이면 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두세 달 이상 걸릴 수 있고 일부 학생들은 반년 이상 기다려서 인터뷰에 초대받기도 한다. 그나마 이건 합격한 학생들의 경우이고 끝내 단 한곳의 의대도 인터뷰에 초대해 주지 않아 그해 의대입시에 실패하는 학생들이 훨씬 더 많다. 인터뷰에 다녀왔어도 빠르면 한달 내에 당락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지만 합격이든 불합격이든 그 소식을 듣기까지 반년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므로 의대입시를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굳이 겁을 주려고 이런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고 이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MCAT을 반복적으로 봐야하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려는 것인데 학생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은 그 기다림의 연속인 의대입시는 학생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학생을 선발하고 싶어하는 의대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의대입장에서 의대입시를 바라보면 적게는 오천 명이고 많게는 만 명이 넘는 지원자들의 일차원서와 이차원서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서 지원자들 중 약 10% 남짓의 학생들을 인터뷰에 초대하니 수백명의 학생들을 인터뷰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 면접과정은 인적자원을 필요로 하는데 바쁜 의대교수들과 의대생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니 면접관을 확보하는 일도 의대입장에서는 큰 일이다. 의대입시 면접기간과 레지던시 매칭을 위한 면접기간이 집중적으로 겹치는 기간에는 예정되어 있던 의대교수이자 해당 의대병원 의사인 면접관이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주로 Dean of Admission이 대신 학생들 면접을 보기도 하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당일 아침에 갑자기 면접관의 숫자가 줄어들기도 한다. 실제로 현재 하버드 의대 신입생들이 인터뷰를 거쳤던 2022년 가을과 겨울동안 56명의 유학생들을 포함해 총 857명의 학생들이 면접과정을 거쳤고 학생당 최소 두명의 면접관이 동원되었으므로 연인원 1,714명 이상의 하버드 의대교수 및 의대생들이 바쁜 시간을 할애해서 의대입시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총 7,796명의 원서를 검토하고 857명을 인터뷰해서 164명의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걸린 시간은 일차원서를 학교가 AMCAS에게 건네 받은 6월말부터 시작해서 대기자 명단에서 올라온 학생들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이 진학을 확정 짓는 Commit To Enroll을 제출해야 하는 다음 해 6월초까지 11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으니 거의 일년을 꼬박 기다려서 매 학년의 신입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의대입시는 학생들에게만 기다림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대에게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게 긴 시간동안 원하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노력하는 의대의 입장에서 학생이 시험 한 번 망쳤다는 사실은 그리 큰 단점으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부족한 점을 어떻게 증진시켰는지 그 결론에 주목하게 되므로 아예 컬럼비아 의대나 쟌스 합킨스 의대처럼 여러 번의 MCAT을 봤더라도 가장 높은 총점만 입시에 적용시킨다는 “Highest Total MCAT Score”라는 표현을 정확히 사용하고 있는 의대가 제법 많다.
실제로 필자가 하버드 의대에 진학시켰던 수십명의 학생들 중에도 MCAT을 한 번만 보고 끝낸 학생들 보다 두 번째에 원하는 성적을 얻었던 학생들이 더 많으니 부족한 점이 있다면 인정하고 노력해서 극복해 내면 의대에서 더 좋아한다고 까지도 말할 수 있는데 거기에 MCAT도 포함되니 만일 시험을 다시 봐야 하는 상황에 처한 학생이라면 불안해 하지 말고 다음 도전에서는 반드시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면 된다.
도전이 찾아오면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니 기쁜 마음으로 이겨내서 그 기회를 잡기 바란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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