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된 5월 중순이다. 매년 이 즈음에 몰리는 질문내용이 올해도 어김없이 몰려오고 있으므로 오늘은 제 3세계 의료봉사에 다녀오고자 하는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워낙 바쁜 일정을 쪼개서 해외로 의료봉사를 다녀오다 보니 학생마다 그 기간이 일주일에서 방학 내내 체류하는 계획으로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짧게 다녀오는 학생들은 조금 불안해 하는 경향이 있다. 일주일 다녀온 봉사를 의대에서 인정해줄 지에 대한 고민이다.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단, 그 봉사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서는 누구와 대화를 하더라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고 그 점이 어떤 것이냐는 것은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즉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봉사경험을 통해 어떤 비젼을 갖게 되었는지가 핵심사항이다. 이는 해외봉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어떤 경험이든 동일한 기준을 갖고 원서에 적어야 한다. 리서치 경험조차도 대학에 다니는 어린 학생이 실험실에서 발견한 그 무엇이 인류를 구하리라고 기대하는 의대는 없지만 그 리서치 경험을 통해 학생이 어떤 과학적 비젼 혹은 질병과의 긴 싸움을 어떻게 이겨 나가고자 하는 지를 관심있게 확인할 것이다.
다시 해외봉사의 기간에 관한 얘기를 하자면 그 봉사를 떠나게 된 동기와 그 봉사활동의 성격과 그 봉사를 통해 이룬 것과 아쉬운 것들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만 하고 이것들이 그 기간과 부합되면 된다. 만일 큰 교회에 다니는 학생이 해당 교회를 모시는 많은 의료진 및 다른 교인들과 함께 떠난 의료선교에 참여한 학생이라면 열흘 간의 일정동안 주로 비의료행위에 투입이 되었을 것이고 이를 통해서 쉬바이쳐 같은 삶을 살겠다고 한다면 조금 과장되어 보일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경우라면 제 3세계 환자들에게 주어진 열악한 의료환경 및 삶의 질이 학생에게 글로벌 헬스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을 주었다면 이것이 더 솔직하고 정확한 얘기로 들릴 것이다. 어떤 학생은 관심이 생겼다고 하며 끝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그래서 학교의 메디컬 브리게이드 등 제 3세계 의료봉사 클럽에 가입을 해서 더 깊은 참여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 두가지 경우에 첫번째 학생보다 두번째 학생이 꼭 더 훌륭한 학생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학생마다 추구하는 삶이 다르므로 첫번째 학생은 글로벌 헬스보다는 로컬 커뮤니티에 대한 봉사로 그의 관심사와 비젼을 표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모든 것에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자기자신이 무엇을 갖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과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그 분야에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홈런타자와 교타자는 타격자세부터 다르며 감독들도 그 타자의 성향을 정확히 알아야 필요한 순간에 그를 중용하듯 학생 스스로 자신을 알고 그에 맞는 자기개발을 해야만 인류를 위해 보람 있게 쓰임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외봉사는 무조건 단기로 다녀오라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다. 만일 그 봉사의 목적 자체가 긴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한 학기를 휴학하고 다녀오는 것이 맞다. 어차피 스터티 어브로드를 통해 얻은 학점은 의대에서는 인정해 주지 않는 터에 일반 대학생들이 한 학기 해외에서 공부하며 견문을 넓히듯 프리메드 학생이라면 한 학기를 제 3세계 환자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이 사는 공간, 그들이 먹는 음식, 그들의 기후 등을 온전히 경험하고 와서 인류를 위한 그만의 비젼을 얘기한다면 어찌 감동으로 전달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모든 학생이 휴학을 하고 해외봉사를 다녀와서도 안 된다. 누군가는 지역사회에 꾸준한 봉사도 해야하고 누군가는 연구실에서 밤을 새기도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해외봉사에 일주일 다녀오든 일년을 다녀오든 의대에서 어떻게 볼 지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지 자신이 살아온 흔적으로 남아 있을 그 기간을 얼마나 효율적, 긍정적, 발전적으로 활용했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면 된다. 글을 읽어보면 글쓴이의 얼굴은 안 보여도 그가 살고자 하는 세상은 보인다. 우리 자녀들이 귀한 시간을 해외에서 봉사하느냐 고생하며 지내고 왔다면 그 아름다운 시간에 대해 그저 의대입시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다녀온 듯한 글 말고, 의대에서 그 글을 읽고 그 학생의 뜨거운 가슴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글을 의대 지원서에 쓸 수 있기를 바라고 바란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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