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아이비 리그 의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의대가 합격생을 발표한 3월초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긴 하지만 의대 합격은 취소될 수도 있다. 모든 의대 합격소식은 조건부 합격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물론 자신에 대해 숨김없이 모든 질문에 진실되게 답을 했고 혹시라도 문제가 될 만한 점이 있었더라도 이미 지원서에서 그 사실을 밝혔고 인터뷰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거친 이후에 합격을 한 학생이라면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만일 그렇지 않고 과거의 행적에 대해 감춘 사실이 있거나 고의성이 없더라도 깜빡 잊고 밝히지 않은 사실이 추후에 밝혀졌다면 의대 입학에 결격사유가 되어 합격이 취소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존재하니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대처하자.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 모두가 공식적으로 거쳐야 하는 다음 단계는Criminal Background Check 과정이며 직역을 하면 범죄사실조회가 되겠지만 한국식 표현으로 하면 신원조회 과정이라고 보면 되겠고 이 과정의 목적은 향후 의대를 마치고 의사면허를 취득하는데 부적격한 학생은 미리 걸러내서 의대와 학생의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안타까운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고 동시에 환자들의 생체정보를 비롯한 모든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의료 전문가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여 궁극적으로 환자들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니 당연히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맞다. 학생들은 자신의 정확한 이름과 소셜넘버를 비롯한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일반적인 의대 지원자라면 자신이 거주했던 미국내 모든 주소도 적어내며 자신에 대한 범죄사실조회를 실시하는 것에 동의하는 서류를 제출하고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Certiphi Screening, Inc. 라는 신원조회 전문회사가 학생에게 연락을 해오게 되는데 이는 정당한 절차이고 대부분의 의대가 이 회사에 조회를 의뢰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사기행각이라고 생각하여 답을 하지 않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물론 모든 의대가 Certiphi Screening, Inc. 라는 회사에 신원조회를 의뢰하지 않고 하버드 의대를 비롯한 소수의 의대는 자체적으로 범죄조회회사를 선정하여 의뢰하고 있으니 이 점도 인지하고 있으면 도움이 되겠다. 예를 들어 하버드 의대는 신입생들 뿐만이 아니라 의대 4학년때 임상경험을 하러 하버드 의대 부속병원에 실습을 하러 오는 타 의대학생들에게도 CORI 라고 불리우는 Criminal Offender Record Information 조회를 매사추세츠 주 법무부 산하 기관인 DCJIS(Department of Criminal Justice Information Services)에 의뢰해 진행하고 있고 Johns Hopkins 의대, 코넬 의대를 포함한 일부 의대들과 모든 텍사스 주의 의대들은 Certiphi Screening, Inc. 가 아니더라도 자체적인 조사기관을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
범죄사실을 조회하는 기관도 여러 기관이듯이 범죄사실이 드러났을 때 대처하는 방안도 의대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그중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의대에는 Johns Hopkins 의대가 포함되어 있으며 합격취소도 마다치 않겠다고 명문화하여 시행하고 있다. 필자가 범죄사실조회라는 표현보다 신원조회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름이나 살아왔던 미국내 주소가 학생이 제출한 서류와 다르게 조회결과가 나온다면 이런 사실도 학생이 소명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이는 주민등록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이름을 다르게 사용하여 범죄사실을 숨기는 방식이 보편적이기 때문이고 주소에 대해서도 신중한 대답을 해야만 한다. 물론 고교시절이나 대학시절 기숙사에 살던 때의 주소를 부모님의 주소로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보니 신경을 안 쓰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만일 대학시절에 운전면허를 발급받으며 대학 기숙사 주소를 사용했다면 그 주소가 일반적으로 정부에 보고할 때 사용하지 않는 PO Box 주소라 할지라도 운전면허 발급기록상에 나와있는 그대로의 주소를 적어서 제출해야만 한다. 주소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것도 범죄사실을 감추는 일반적인 사회현상 중 하나이므로 일단은 있는 그대로 적어내고서 기다리는 것이 최선책이다. 이름이나 주소의 오류를 포함하여 어떤 형태의 중범죄나 교통신호위반 등의 경범죄라도 보고가 된다면 학교측에서 소명을 요구할 수도 있으니 이때 관련자료들을 잘 준비하여 해당사항에 대해 설명한다면 입학이 취소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Criminal Background Check은 의대 신입생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레지던트들도 매칭이 되어 병원에 출근하기 전에 거치는 과정이고 의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에도 거치는 과정인데 그 목적이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앞에서 밝혔다. 물론 의대마다 범죄사실이 드러났을 때 대처하는 방식은 자체적인 기준에 따르고 있으므로 만일 문제가 예상되는 학생이라면 합격한 의대들의 정책을 숙지하여 대처해야 하겠는데 합킨스 의대는 입학 전에 조회하여 합격을 취소하기도 하지만 기록을 검토하는 기간이 지난 7년간으로 제한되어 있는 특징이 있고 하버드 의대는 구조적으로 합격취소 보다는 환자들과 마주치는 임상교육에 제한을 두는 방식에 더 무게를 두고 있으니 참고하자.
혹시라도 어린 시절에 잘못된 선택을 했던 적이 있는 학생이라면 가장 좋은 대처법은 각 의대의 2차 지원서에 자신만의 특별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라는 기회를 활용하는 것인데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그에 대한 모든 법적 조치를 깔끔히 마무리 했고 반성하고 있으며 그 기회를 좀 더 성숙한 사회인이 되는 동기로 삼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오히려 매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힘들게 합격한 의대에서 합격취소조치를 당할 확률은 크지 않지만 만일 속이다 발각된다면 합격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반복된 나쁜 선택은 하지 말아야 하겠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