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 의대 졸업생들에게 해줄 유익한 조언은?

3주 연속 레지던시 매칭에 관한 내용을 소개했더니 계속 이와 관련된 질문들이 줄을 이어 들어오는데 오늘 다룰 내용은 지난 십여 년간 필자가 언급한 적이 없었던 내용이기에 간단하게라도 소개하고자 한다. 다름이 아니라 몇 달 후인 7월 1일부터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며 월급을 받으며 전문의가 되기 위한 트레이닝을 받게 되는 반 학생이자 반 사회인 입장이 되는 의대 졸업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면 좋냐는 의대 졸업생 자녀를 둔 말년 학부모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내기 의사로 병원생활을 시작하면서 열심히 배우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해나가는 동시에 자신의 미래를 위한 후견인을 잘 만나는 노력을 해야한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좋은 Sponsor 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이지만 우리는 한국 언론에서 스폰서의 역할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인상을 받았으므로 좋은 Mentor를 찾아야 한다고 돌려서 말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스폰서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한국말로는 그냥 후견인이란 단어로 표현하겠지만 혹시 자녀와 영어로 대화를 해야하는 가정에서는 Mentor와 Sponsor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는 있어야 하겠기에 이 두 단어의 의미를 간단히 설명하겠다.

Mentor는 Mentee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이를 응원해 주는 인생 선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의미하지만 Sponsor는 사회생활에서 좀 더 현실적이고 직업적 도움을 주는 후견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인생 선배는 인생 후배에게 현명한 조언을 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겠지만 직업적 후견인은 자기의 뒤를 이을 책임자로 자신이 지지하는 부하직원을 추천하는 현실적인 도움을 주게 된다. 간혹 좋은 멘토가 좋은 후견인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멘토가 강력한 후견인이 되기는 어렵다. 사회생활을 오래 해온 부모의 입장에서 이 얘기가 대단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고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자면 줄타기를 해야 하는 것이 정설이라고 가볍게 넘길 수 있겠다. 맞다. 바로 그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사회 초년생인 의대 졸업반 학생들에게 하고 있다. 레지던시 매칭에서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학생이라면 이미 강력한 추천서나 그 추천인의 인맥이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경험하고 절감했을 것이다. 의대 생활에서도 이미 강력한 후견인을 만든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차이는 발생했다. 아직은 학생의 입장이었기에 그 관계를 직업적 스폰서로 보기는 어렵지만 바로 그런 기능을 의미하는 것이다. Professional Field에서는 누가 누구를 좋게 평가하고, 누가 누구를 추천하고, 누가 누구에게 어떤 임무와 권한을 주느냐가 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굳이 영어로 표현한 Professional Field라는 단어를 우리말로 바꿔서 말하면 “직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이 Sponsorship 관계에 따라 누군가의 연봉이 달라지고, 직책이 달라지며, 조직내에서의 위상과 임무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관계는 병원내 이해관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단체장 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며, 노벨상 수상자 선정에 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특히 의대 교수 임용에도 영향을 주는 너무나 당연한 사회생활의 초석이며 현상이니 사회 초년병으로서 이런 관계에 너무 무심하지 말라는 조언을 주고 있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한 인재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고 증진시킬 방법도 막히게 된다. 우리 모두는 누구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하지만 누군가는 다른 이들보다 먼저 경험을 쌓을 기회를 얻게 되며 그런 기회를 얻은 이들이 남들보다 앞서 가기 마련이고, 그 중에 원래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두주자로서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자리 잡게 된다. 후견인이라고 부르든 아니면 스폰서라고 부르든 그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회 초년병으로서 우리 자녀들이 좋은 직장 상사를 만나서 인정받게 되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인데 우리가 흔히 하는 표현 중에 “직장 상사를 잘 모시면 그 분 줄을 타고 올라갈 수가 있다” 라는 표현에 관해 말하고 있다. 그렇게 직장 내에서 끌어주는 관계를 영어로 Sponsorship 이라고 이해하고 자녀와 영어로 대화를 나누면 되겠다. 본인만 잘 하면 되는 능력주의 사회인 미국에서 왠 후견인 타령이냐고 필자를 나무라는 독자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우리 한인 2세들이 이 미국의 의료계에서 능력 외의 요인에 의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오늘 이 기회에 의대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이런 부분을 한번쯤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가 사는 이 미국사회는 백인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는 사회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겠지만 그 현상이 특히 두드러진 분야가 의료계 라는 사실도 인지하고 대처하면 좋겠다. 또한 어떤 사회든 독불장군은 없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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