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 미국에서 의대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할 때 지역적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가요?

미국은 꽤 넓은 면적의 나라이지만 그 면적보다 더 중요한 건 50개의 각기 다른 주정부(State Government)가 존재하며 각 주정부가 해당 주의 교육 정책과 의료 정책에 관한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는 나라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건 지원할 의대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고려할 때 참고해야만 하는 주요사항이다. 지난 주에 언급한 사항 중에 미국의 북동부 지역의 병원들이 외국 의대 출신의 레지던트들을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고용하고 있다는 내용도 궁극적으로는 각 State 별로 다른 의료 교육에 관한 정책에서 기인한 현상이니 의대에서 신입생을 선발할 때와 Teaching Hospital의 레지던시 선발과정에서 지역적 요소를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할지 알아보자.

가장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주립 의대 입학 요강이 주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이는 대학입시에서도 적용되고 있으니 익숙한 부분이겠지만 숫자 면에서 대학보다 훨씬 적은 의대의 경우이다 보니 조금 더 엄격하게 거주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점은 해당 주의 의대 숫자 및 해당 의대의 교육수준과 성향도 동시에 이해하고 있어야 후회할 결정을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합격률이 40%를 상회하는 미시시피 주립 의대의 경우는 비거주민에게는 아예 지원서를 받지도 않는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입시요강에 “Non-residents are not considered” 라는 명확한 정책을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미시시피 주민이 아닌 학생이 University of Mississippi School of Medicine에 지원하면 그 지원서는 검토도 되지 않고 폐기처분 되는데 안타깝게도 매년 이 학교가 발표하는 입시 결과를 보면 비거주민 학생과 유학생들이 열심히 이 학교에 원서를 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보력이 떨어지는 학생이거나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큰 학생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정도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의대에 입학하지 않는 것이 본인과 대중을 위해 더 나은 결과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와는 반대로 주립 의대는 거주민을 위주로 선발한다는 고정관념에 빠져서 좋은 기회를 놓치는 학생들도 존재한다. 합격률이 2.8%에 불과한 UCLA 의대는 거주민 합격률은 2.9%이고 비거주민 합격률은 2.8%를 보이므로 합격률면에서 거주민과 비거주민의 차이가 거의 없는 유일한 주립의대이다. 정확한 학교 이름이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David Geffen School of Medicine 인 점을 보면 분명히 캘리포니아 주립 의대가 확실한데 캘리포니아 주민인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합격률이 같다는 것은 UCLA 의대가 추구하는 가치는 단지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건강만을 책임지는 병원이 아닌 전세계 어디에 거주하는 환자라도 모두 수용하는 병원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것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LA 지역을 여행해 보지 않는 한국인이 없을 정도라고 조금은 과장된 표현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는 전세계 모든 나라에 사는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실이기도 하다.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나라의 국민이라면 아마 LA에 방문하는 건 기본적인 일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 저변에는 다양한 나라 출신의 교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사실과 온갖 민속 음식점들이 본국보다 뛰어난 맛을 자랑하며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곳이 LA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UCLA 의대가 유학생을 받아주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주 쉽게 “YES” 라는 답을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한 통계자료를 함께 보자. 2021년도 UCLA 의대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이 학교에 지원한 총 학생수는 11,778명이었는데 이중 48%는 캘리포니아 주민인 학생이었고 52%는 타주 학생이거나 유학생들이었다. 즉 11,778명 중에 5571명이 캘리포니아 주민, 5614명이 타주 학생, 그리고 593명이 외국 유학생들이었는데 이들 중 약 330명이 합격통보를 받았고 그중 175명만이 최종적으로 입학하여 현재 신입생으로 재학 중이고 나머지는 다른 의대를 선택했다. 입학한 175명의 학생들을 분석하면 103명의 캘리포니아 주민, 63명의 타주 주민, 그리고 9명의 외국 유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미시시피 주와 달리 캘리포니아 주는 거주민에게 돌아갈 의료 서비스 보다 전 인류를 상대로 한 의료 서비스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말일까? 그렇지 않다. 앞에서 본 UCLA 의대가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이고 대부분의 캘리포니아 주립 의대는 주민들을 더 적극적으로 선발하여 교육시키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예는 UC Davis 의대이고 2021년 신입생 127명 중 120명이 캘리포니아 주민이고 5명이 타주 주민이며 2명이 유학생이니 UCLA 의대와는 전혀 다른 정책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구가 많지 않은 주에는 한 곳이나 두 곳 정도의 주립 의대만이 존재하며 사립 의대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데 인구가 적다 보니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도 많지 않아서 낮은 경쟁률과 높은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미시시피 외에도 캔사스, 캔터키, 아이오와, 네브라스카,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벌몬트, 웨스트 버지니아, 알칸사스, 인디아나, 루이지아나 등의 주립 의대 등이 전체 합격률은 약 7~8% 이지만 해당 거주민들에게 40% 이상의 합격률을 안겨주고 있는 의대들이다. 레지던시 매칭 결과도 기본적으로는 의대 입시 결과와 그리 다르지 않다. 거주민 조건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사립 의대들은 일반적으로 90%의 비거주민 학생들과 유학생으로 구성이 되어 있지만 전체 지원자 숫자와 합격생 숫자를 면밀히 검토하면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더 많이 재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해당 병원에 매칭된 레지던트 숫자도 이와 유사하다. 즉, 주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주립 의대와 해당 병원들은 당연히 주민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니 그 지역에 오래 머물며 함께 할 인원들을 선호하는 것이다.

교육을 위해 나라도 옮기는 것이 이민 가정의 정서이지만 자기가 태어난 주를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미국 사회의 모습이라는 점도 함께 이해하자.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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