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A_614

아주 여러 번에 걸쳐 학점 관리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는 답변을 했으나 끊이지 않고 반복적으로 되묻고 있는 질문을 오늘 또 다루게 되어 유감이다. 마치 돈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맞지 않냐고 묻고 또 되묻는 사람들에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답을 하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라 이번에도 잘 될지는 모르겠으나 다시 한번 노력해 보겠다.

현재 대학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인 부모들 중에 한국에서 대학입시를 치뤄본 부모들은 특히 학점 지상주의에 빠지기 쉬운데 그 이유는 명확하다. 자신들이 고교시절의 성적에 맞춰 대학에 원시를 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다. 비록 군부독재의 횡포에 의해 대학입시 본고사를 몇 달 앞두었던 고 3 여름방학 중에 대학입시가 기존 방식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뒤바뀌는 말도 안되는 일을 겪어야만 했던 불운의 세대라는 현실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는 대고 있지만 갑자기 생겨난 생소한 개념인 내신성적과 예비고사라는 시험성적 만을 기준으로 진학 가능한 대학과 전공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끝에 그 중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곳에 지원을 한 어처구니 없는 대학입시를 경험했다. 이런 필자가 제대로 학생들을 지도하여 미국 의대에 성공적으로 진학시킬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미국 유학을 와서 미국식 교육을 받은 덕분이었으나 순수하게 학문적 호기심을 안고 온 유학은 아니었다. 대학입시 과정에서 겪은 일이 너무 억울해서 군 제대 후 25살이나 먹은 대한민국 예비역 육군 병장이 대학 신입생으로 미국 대학에 입학을 하던 과정에서 이전에 알지 못하던 입시를 경험했다. 성적 외에도 필자의 장점을 높이 사주는 학교들이 제법 많았던 것이 너무 행복했다. 하다못해 고교시절 그룹사운드를 만들어서 장애인 어린이들과 놀아주던 경험이 그렇게 까지 칭찬을 받을 일이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해봤던 일이었다. 70년대말 대한민국에서 고교생들이 그룹사운드를 만들어서 음악을 즐기면 칭찬은 절대 기대하지 못하던 일이었는데 그 경험이 필자를 미국의 명문 대학에 데려다 주는 비결이 될 줄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군대시절 도전적인 도하 작전 참여나 뛰어난 업무수행 능력을 토대로 받은 추천서 역시 필자의 인생을 뒤바꿔 놓은 감사한 요소였다. 그런 미국대학 입시를 거치고는 공정한 사회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에 대한 첫 경험을 한 20대 중반의 청년은 제대로 된 입시가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고 대학생들의 의대 입시와 의대생들의 레지던시 매칭을 돕는 전문가로 살아가고 있는 50대 후반의 중년이 된 지금도 공정하며 다양한 사회를 추구하고자 노력하는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비슷한 류의 사람들에 대한 건강한 믿음을 갖고 살아가며 성적 외에도 자신을 보일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는 가치를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전달하여 매년 많은 가정에서 감사인사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필자가 자주 듣는 얘기 중에는 “선생님이 지도하는 학생들은 모두 너무 뛰어나서 우리 아이는 선생님이 받아 주지도 않을 것 같아요.”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모두 맞지는 않지만 감사하게도 뛰어난 학생들이 필자를 찾아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버드에서 만점으로 학점을 관리하는 학생을 지도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MIT나 Caltech을 만점으로 졸업하지 않은 학생을 지도해본 일이 거의 없는 복 많은 입장이 되었다. 다음 주 금요일에 있을 필자의 의대 진학 세미나에 게스트 스피커로 나와 자신의 의대 입시 경험을 나눌 학생도 컬럼비아를 만점으로 졸업한 학생이고 이번 사이클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들 중에도 MCAT 만점을 받은 학생은 지난 사이클과 마찬가지로 여러 명 있다. 물론 이런 학생들을 주로 지도하는 필자가 학점 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강조하는 게 어색하게 들릴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는 있다. 얼마 전에 자녀의 의대 진학에 관한 질문을 하려고 전화를 준 학부모가 이전에 필자가 지도하여 하버드 의대에 진학시킨 가정의 소개로 연락을 한다며 그 학생은 대학도 하버드 출신이라 하버드 의대에 가기 쉬웠겠지만 자신의 자녀는 그렇지 못해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표현하는 말을 들었을 때 하버드 대학에서 하버드 의대에 가는 게 그렇게 쉬운 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놀랬다. 과연 그럴까? 하버드 대학에 다니면 하버드 의대에 가는 게 쉬울까? 그러려면 일단 하버드 대학에서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받는 그룹에 들어야 하는데 그 일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경쟁자들도 모두 하버드 대학생들 아닌가? 게다가 그 최고 등급의 우등생들 중에 눈에 띄는 활동경력이 있어야 하버드 의대에 인터뷰라도 가볼 텐데 하버드 대학에서 완벽한 성적을 유지하며 남들보다 뛰어난 봉사와 리서치를 해내기도 전혀 만만한 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운 조건을 충족시켜 하버드 의대 인터뷰에 다녀온 학생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꼽힌 그 소수의 합격생에 속하기는 또 얼마나 어려울까? 단지 하버드 대학에 다니면 하버드 의대에 가기 쉽다는 말은 참 잘못된 표현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해서 하버드 대학에서 만점을 받아도 하버드 의대에 가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학습능력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 뿐만이 아니라 미국내 어느 대학에서도 만점의 학점을 유지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고교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 자녀가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대학에서 만점 혹은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유지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약 7년전에 매릴랜드 주의 엘리컷 시티라는 도시의 퍼블릭 라이브러리에서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 중 쟌스 합킨스 대학생 3명이 주축이 되어 지역 아동들에게 과학 교육을 하던 봉사에 그 지역에 거주하는 필자의 지인이 들러서 넋두리를 한 적이 있다. 자신의 자녀도 쟌스 합킨스에 프리메드 과정으로 재학 중인데 학점을 너무 안 줘서 3.8을 유지하는데도 너무 힘이 들어 해서 안타깝다며 대학을 잘못 선택했다는 내용이었고 얘기 끝에 그 자리에 있던 쟌스 합킨스 학생들에게 어떻게 중간고사 기간에 공부 안하고 봉사를 하는 무모한 일을 하냐는 걱정을 해줬는데 그 자리에 있던 3명의 학생들 중 2명은 만점의 학점을 유지하던 학생들이었고 나머지 한 명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던 경우였다. 그저 조용히 듣고만 있던 그들은 7년이 지난 현재 서울대 의대 졸업생, 하버드 의대 재학생 및 컬럼비아 의대 재학생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만일 그들이 학점관리 만을 염두에 둔 학생들이어서 봉사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을 아까워 했다면 절대로 오늘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다음 주 금요일 세미나에서 게스트 스피커 학생에게 직접 들을 내용이지만 그 학생이 한국에서 군대생활을 했던 경험을 의대 인터뷰어들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표명했는지 들어보기 바란다. 모든 학생이 군대에 가라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경험이든 학습능력보다 더 큰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 8월에 의대에 입학하는 또 다른 예비역 학생은 의대에 합격한 한인 학생들의 평균 학점보다 낮았고 특히 영어성적이 낮아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으나 다양한 인생 경험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서 결국 본인이 원하던 의대에 진학하게 되었으니 절대로 성적만을 기준으로 의대 입시에 도전하지 말기 바란다. 물론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평균 성적은 매우 높다. 그러므로 성적이 낮은 학생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돈이 아주 없으면 곤궁한 생활을 하느냐고 인생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수도 있는 것처럼 너무 학점이 낮으면 제대로 자신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꼭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 학점이 높다고 해서 꼭 의대에 진학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 중에도 단점을 알고 있었으나 갑자기 팬데믹이 찾아와 제대로 그 단점을 보완하지 못한 경우에는 재수를 해야 하는 명문대 만점 학생도 있는 반면에 3.4로 대학을 졸업했지만 자신의 장점들을 잘 살려 올 8월에 MD school에 입학하는 학생도 있다.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 중에 뛰어난 학생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필자가 의대에 진학시키는 학생들 모두가 뛰어난 학습능력만을 보유한 학생들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
성적이 뛰어난 학생은 많지만 인간적인 매력도 넘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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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 합격한 대학에 입학을 일년 늦추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요?

04/19/2024

지난 주에 휴학을 통해 위기관리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 의대입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전하며 대학입학을 일년 늦추는 Deferred Entry 혹은 입학 이전의 Gap Year로도 불리우는 휴학의 종류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더니 올해 대학입시 결과를 받은 12학년 자녀를 둔 제법 많은 가정에서 입학 전 갭이어가 의대입시에 도움이 될지에 관해서 그리고 도움이 된다면 어떻게 활용 하는게 의대입시에 가장 큰 도움이 될지 등 다양한 질문을 해왔기에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프리메드 학생으로 대학생활을 하던 중에 잠시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다양하다.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자발적인 휴학이 있을 수 있고 성적이 기준치 밑으로 떨어져서 타의에 의한 휴학도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대학생활 뿐만이 아니라 의대생활 중에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니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면 학생에게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
2024년도 의대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시과정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4월이 되었는데 이 시기에 의대 합격생들은 주말마다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 정상이다. 바로 자신이 합격한 의대마다 합격생들을 캠퍼스로 초대하여 학교를 제대로 소개하는 행사인 Second Look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각 가정에서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함께 참석해야 할 사람이 참석하지 않는 일도 있고 함께 참석하지 않아야 할 사람이 참석을 계획하는 일도 종종 발생하기에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정확히 설명하여 혼선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
지난 주에 올해의 레지던시 매칭결과를 놓고 분석을 해보며 그 말미에 일반적으로 시험을 잘 보는 우리 한인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Step 1이 Pass/Fail로 바뀐 제도가 한인학생들에게 유리하지는 않다는 표현을 했더니 많은 가정에서 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의대입시에서도 유사한 상황인지에 관해 질문을 해왔기에 다양한 경우를 함께 살펴보며 상황판단을 해보고자 한다. ...
매년 Match Week이 되면 의사로 살아갈 의대생들은 초긴장을 한 상태로 자신의 결과를 기다리게 되는데 의사면허 시험의 첫 관문이자 가장 어렵다고 평가받던 USMLE Step 1 시험 성적이 점수로 주어지지 않고 단순히 Pass/Fail로 주어지게 변화하고 난 이후 첫번째 매칭이었던 2024년도 레지던시 매칭의 결과가 지난 금요일인 3월 15일에 발표되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의료계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그 결과를 주시했고 아직 의대에 재학중이거나 프리메드 과정에 있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특히나 더 그 결과가 궁금하겠으므로 오늘은 올해 매칭 결과에 대해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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