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6] 의대에 진학하기에 더 좋은 대학은?

어떤 의대에 진학해야 좋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매칭되기 더 유리한 지에 관한 질문이나 염려보다 훨씬 더 많은 가정에서 고민하고 염려하는 사항은 어떤 대학에 진학해야 의대에 진학하기에 더 유리한 지에 관한 것으로 보인다. 그 단적인 예로 이맘때에 집중되는 질문 열에 아홉은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는데 도움말을 원하는 것이고 열에 하나만이 진학할 의대에 관한 질문이다. 이런 불안하고 염려되는 상황에서 선택에 도움이 될 조언을 몇 가지 조심스럽게 해보겠다.

진학할 대학과 의대 진학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 중에는 다음의 세가지 유형의 질문들이 대표적인데 그 중 가장 쉬운 답변은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리 애가 하버드 대학에 합격했는데 하버드 의대에 가려면 어떤 점을 염두에 두며 대학생활을 해야 하냐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의대에 진학하는 한인 학생은 매년 한두 명 있으니 이 한두 명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한인 하버드 대학생들 중에 가장 뛰어난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모범이 되는 봉사활동과 연구업적을 쌓으면 된다는 아주 간단한 답변이다. 하버드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 일학년 일학기 성적표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모두 하버드 의대를 염두에 둔 질문을 하므로 필자도 가타부타 따지지 않고 획일적인 대답만을 한다. 이때 만일 하버드 대학에 진학한다고 모두 하버드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답을 하면 기분 상한 목소리로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전화를 끊으므로 더 이상 그런 현실적인 답변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그렇게 행하기가 벌써 십여 년째이다. 그 다음은 특정 대학을 언급하며 그 대학에 다니면 좋은 의대에 갈 수 있냐는 질문인데 참으로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 정답을 말하자면 어떤 대학에 다니든 좋은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의대”는 지극히 주관적이므로 질문하는 가정에 따라 그 답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객관적으로 좋은 의대, 예를 들어 Top 10 의대에 진학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건 전적으로 학생 하기에 달려있다.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한 옆집 아이가 의대 진학에 실패한 이유가 프린스턴이 학점을 너무 안 줘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그 학생이 하버드나 예일에 갔으면 학점 받기가 쉬웠을 것이고 그랬다면 분명히 의대에 성공적으로 진학했을 것이라며 프린스턴에 진학하는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이 담긴 질문을 들을 때가 가장 안타깝다. 어떤 대학을 다녀도 의대 진학에 실패하는 학생은 분명히 존재하는데 실패담은 더 크게 들리므로 불안한 마음에 그런 소리만 일부러 찾아 들으러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하버드나 예일 출신 학생들 중에는 프린스턴 출신 학생들 보다 의대 진학에 실패하는 학생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전달해도 감흥이 없다. 이런 경우는 답을 듣고자 하는 질문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알아 달라는 하소연인 경우가 많으므로 어떤 날은 “네, 그렇군요.”라는 결혼생활 33년차 남자의 생활의 지혜를 발휘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더 많은 경우에 소리 높여 대답한다. 어떤 대학을 가도 학생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루하루를 보내면 원하는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너무나 뻔한 대답을 한다. 뭔가 부족하므로 원하는 결과를 못 얻는 것이지 다니는 학교가 문제라 그런 일은 거의 없다는 조금은 불편한 진실을 귀 있는 부모는 들을 수 있다고 믿는다. 마지막 질문은 인기가 그리 많지 않은 의대가 연계된 통합과정과 명문대학을 동시에 합격한 경우에 과연 대학을 보고 가야 할 지 아니면 거의 확실하게 의사가 될 수 있는 통합과정을 택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관한 질문을 들을 때이고 대답이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어려운 이유는 필자가 해당 학생을 만나본 적도 없고 그 학생이 추구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그 학생의 능력도 전혀 모르며 조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점쟁이가 되거나 무당이 칼날을 타는 마음으로 가능한 제대로 된 답을 하고자 노력하지만 전혀 쉽지 않다. 이 경우 가장 많이 하는 답은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지도했던 학생들 중에도 통합과정과 아이비 리그 대학에 모두 합격한 경우에 통합과정을 버리고 아이비 리그 대학을 선택한 학생들이 가끔 있었고 매 경우 최종 결정은 학생 스스로 하게 했다. 어떤 부모는 첫째가 그렇게 의대를 날리고 아이비 리그를 나와 다른 커리어를 살아가기로 하니 둘째의 의대 진학도 필자에게 맡기며 절대로 갭이어 조차 없이 의대에 가게 도와달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그 집 둘째는 대학을 졸업한 그 해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명문 의대에 진학하게끔 지도했다. 물론 그 학생 본인도 그걸 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현실적인 조언을 하자면 인기가 없거나 지명도가 떨어지는 의대에 통합과정을 통해 진학하기가 꺼려진다면 일반 대학에 진학한 후에 의대에 도전해도 좋다. 고교시절에 통합과정에 합격한 학생이라면 그 통합과정이 아무리 인기가 떨어지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뛰어난 학습능력과 시간관리 능력을 갖춘 학생일 테니 적어도 그 정도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의대에 진학하지 못할 확률은 극히 드물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조언은 단지 아주 알려지지 않은 의대 통합과정에 합격한 경우에만 해당하지 일반적인 통합과정에 합격한 경우와는 다른 상황이다. 만일 의대 진학에 실패한다면 그건 본인이 정말 원하는 진로가 아니기에 의욕이 떨어져서 발생한 일일 것이다. 물론 학생이 원치 않아도 나중에 부모에게 감사할 것이라며 의대에 어떻게 하든 밀어 넣으려고 하는 부모가 아직도 우리 한인 사회에 존재하기는 하지만 십여 년 전에 비해 많이 감소한 상황이라 다행이다.

어제는 이런 일반적인 세가지 유형에 속하지 않는 새로운 질문을 접했는데 레지던시 매칭과정에서 어떤 대학을 다녔는지가 중요하냐는 질문이었다. 필자의 대답은 출신 대학보다는 출신 의대가 레지던시 매칭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었고 그것이 명확한 사실이다. 하지만 출신 대학은 학생의 마음속에 평생 자리하게 될 자부심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지 못해 안타까워서 이 자리를 빌어 확실하게 전하고 싶다. 대학은 의대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이 아니라 어린 청소년이 지성인으로 성장하는 배움의 장이자 살며 사랑하는 그들의 집인데 그저 의대 진학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을 권하고 싶지 않다. 잊지 말자. 대학은 우리 자녀들이 향후 4년간 먹고 자고 공부하고 웃고 울며 지성인으로 성장하는 그들의 집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 자녀가 선택하는 학교가 의대 진학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대학이 될 것이라는 필자의 주장을 이해하기 조금은 쉬워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 인생에 전혀 책임감이 없는 자녀라고 생각이 된다면 억지로 부모의 뜻을 강요하는 비상대책을 세울 수도 있겠고 그런 부모의 마음을 이해는 한다.

의대 진학을 원하고 노력을 하는데도 못 가는 학생은 영어독해력이 부족한 경우가 아니면 찾아 보기 정말 힘든 일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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