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2] 올해의 레지던시 매칭은 유례없이 혼란스러울 것이란 예측이 맞나요?

올해의 의대입시도 유례없이 많은 지원자가 몰렸는데 레지던시 매칭과정도 예외는 아니다. 바로 다음 주에 있을 매칭은 정말 유례없이 혼란스러울 것이 예측되는데 뭐가 문제고 최악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에 대해 알아보자.

월요일인 3월 15일 동부시간 오전 11시면 올해 레지던시 매칭과정에 지원한 의대 졸업반 학생들과 이전 매칭에 실패해 이번에 다시 도전하는 의대 졸업생들은 본인이 매칭이 되었는지를 통보 받는다. 매칭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만 통보를 받고 실제로 어떤 병원에 매칭이 되었는지는 금요일이 3월 19일 동부시간 정오로 정해진 매치 데이에 알게 된다. 올해 지원자는 작년의 44,959명에 비해 약 2,000여명이 늘어난 47,000명이고 학생들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은 38,197 곳으로 작년의 37,256 곳에 비해 약 1,000 곳이 채 안 되는 프로그램만 늘었으니 단순 산술적 비교로도 올해는 작년보다 더 치열한 매칭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예년의 매칭 성공률은 81%이지만 올해는 당연히 그것보다 낮아질 것도 자명하지만 미국의대 졸업생들은 그나마 그리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전체 평균 매칭 성공률 보다는 훨씬 높은 94%의 매칭 성공률이 미국 MD 의대 졸업생들의 예년 통계이고 DO 의대 졸업생들도 91%의 매칭 성공률을 보여 왔으므로 올해 가장 피해가 클 학생들은 해외 의대 졸업생들일 것이다. 안타깝지만 그동안도 캐리비언 의대를 중심으로 한 외국의대 졸업생들의 레지던시 매칭 성공률은 높지 않았으니 올해 그들의 매칭이 더 힘들 것은 자명하지만 오늘은 단지 그들이 더 불리할 것이란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 한인 학생들 전체적으로 더 불리한 매칭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번 레지던시 매칭 과정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참여한 인터뷰 숫자가 역대급으로 많다는 것이다. 직접 여행을 해서 전날 칵테일 파티와 디너를 함께 하고 다음 날 하루 종일 대여섯 명의 현직 의사나 선배 레지던트들과의 인터뷰를 하는 대신 집에 앉아서 줌으로 화상을 통한 인터뷰를 하다 보니 인터뷰 초대가 온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의 인터뷰에 참여한 것이 필자가 레지던시 매칭을 도운 학생들에게도 벌어지고 일반적으로도 보편화된 현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4년전 의대 합격소식을 들은 시점, 즉 의대입학 6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 다른 경쟁자들 보다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들도 안전하게 매칭이 될 병원들의 인터뷰에도 참여했으니 이런 매력적인 학생들을 명문 병원들 뿐만이 아니라 중하위 병원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도 지명할 확률이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그 다음 수준으로 잘 준비된 학생들의 매칭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될 수 있다. 하버드 의대에서 최우등으로 성적을 관리하고 USMLE Step 1을 만점을 받은 학생도 올해는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중위권 병원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도 랭크 오더를 내놓고 기다리라고 지도를 했으니 암담한 현실이다. 왜 이렇게 지도를 해야 했는지는 다음의 현상을 소개하면 다들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병원들 입장에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이다. 전통적으로 학생을 만나서 간단한 술과 식사를 함께 하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도 해보고 병원에서 만나 인터뷰를 거치고는 단순히 출신 의대와 성적을 떠나 인간적인 매력 및 기존 구성원들과의 호흡도 미리 확인하는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은 차치하고 다른 의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 중에 해당 병원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인터뷰 이전에 해당 병원에 와서 약 한달 정도 함께 일하며 그 학생의 면면을 살펴 볼 기회인 Away Rotation 제도가 올해는 팬데믹으로 인해 모두 중단되었으니 기댈 정보는 학생의 스펙과 화상으로 만난 짧은 인상 뿐이다. 이럴 때 구세주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담당한 디렉터들에게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A라는 지원자가 같은 의대동문의 자제로 그 학생을 어려서 부터 지켜봤다면서 “우리” 분야에서 아주 촉망되는 지원자라는 소견을 전달해 주니 세상 고마울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 미국이 아니라 한국으로 무대를 옮긴다면 우리 한인들도 아주 익숙한 풍경일 것이다. 한국에서 대학병원 과장급 의사와 친하게 지내는 학부모들이 꽤 되듯 미국에서도 병원장 아니면 해당 병원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디렉더가 지인인 부모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 문제는 우리 한인 부모들의 경우보다는 백인이나 유대인 부모들의 경우가 비교할 수 없을 수준으로 많다는 것이다. 이래서 명문의대에 진학한 한인학생들이 레지던시 매칭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이다. 클래스 매이트 중에 흔하게 널려 있는 대학병원 교수 자녀들을 보며 의대 일학년 시절부터 레지던시 매칭에 대해 좌절하며 전문분야보다는 쉽게 매칭이 가능한 분야로 진로를 바꾸기도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리는 현실이다. 지금까지는 Step 1 이란 엄청나게 어려운 시험이 존재했으므로 그나마 한인학생들이 비빌 언덕이 있었지만 내년이 지나가면 그것도 P/F로 변하니 더 암울하다. 평소에도 조금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던 그 아빠 찬스가 올 미국 레지던시 매칭에서는 극렬하게 판을 치고 있는 듯싶어 한인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 이민 사회에서 적응해 가며 부모세대보다 훨씬 잘 하고 있는 우리 자녀들에게 지금보다 더 큰 언덕이 되어주지 못해 안쓰럽지만 조금은 더 안전하게 랭크 오더를 적게 조언했다. 학생의 아빠가 미국병원 교수가 아닌데 필자도 아는 미국병원 교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넋두리를 늘어놓기 보다는 대책을 얘기하자. 아무리 험한 분위기라도 90% 이상의 미국 의대생들은 월요일 아침에 매칭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그렇지 않다면 바로 한 시간 후인 월요일 정오부터 시작되는 재도전 기회인 SOAP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지 아니면 내년에 재도전을 할 지를 빠르게 결정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정원미달인 병원들의 리스트가 월요일 정오부터 주어지고 학생들은 그 프로그램들 중 45개까지 선정해 지원하는 초고속 매칭과정이 바로 SOAP(Supplemental Offer and Acceptance Program)이며 다음 주 월요일 정오부터 목요일 오후 3시 사이에 4번의 재도전 기회가 주어지니 정신없이 진행된다. 병원에서 자리를 오퍼하면 2시간내에 받아들일 지를 결정해 알려줘야 하는 시스템이니 어디든 올해 매칭이 되기를 바란다면 망설이지 말고 원하는 지역이면 지역, 전공과면 과를 확실하게 결정하고 시행하자.
최선이 아닌 경우에는 최악을 피하기만 해도 성공일 수 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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