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2] 레지던시 매칭에서 원하는 전공분야에 매칭이 안 되었다면?

의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매칭데이가 올해는 세레머니도 없이 지나가 버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매칭 세레머니도 예외없이 취소되었고 학생들은 각자 자기 방에서 본인이 어느 병원에서 앞으로 수년간 전공의로서 수련을 받게 되었는지에 관한 결과를 접했다. 프리메드 시절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며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준비를 잘 한 학생들은 일순위로 원했던 병원에서 수련을 받게 되었을 확률이 높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거나 무리한 전략을 세운 학생들은 조금은 덜 만족스러운 병원에서 수련을 받게 되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매칭 자체가 안되어 SOAP(Supplemental Offer and Acceptance Program)을 통해 마지막 순간에 빈 자리를 놓고 순간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을 거쳐 매칭이 된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자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부모로서 가슴이 미어지지만 그 아픔을 주변에 표현도 못 하며 견디고 있을 것이다. 올해도 이와 관련해 여러 건의 질문이 왔지만 그 중 가장 상세하게 상황을 설명하며 질문을 준 가정에 보낸 필자의 답글을 독자들에게 공개하니 비슷한 상황에 처한 가정들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질문한 가정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단순화시킨 질문내용은 “우리 아이가 레지던시 매칭에서 원하는 전공분야에 매칭이 안 되어 걱정인데 도움말을 부탁합니다.” 였고 이에 대해 일부 예민한 정보는 임의로 수정한 필자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자녀의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 보시는 부모님의 상심에 위로를 보냅니다. 하지만 의사로 살아갈 수 있는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받게 된 것은 사실이니 학생이 일단 그 부분만 생각하게 부모님이 반복적으로 말씀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 정도 성적을 받은 학생이라면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뛰어난 성적을 받은 학생이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칭이 안 되어서 SOAP을 통해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고 그 결과 원하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매칭이 되었다면 정말 그 학생에게는 우주가 무너진 상실감이 찾아왔을 겁니다. 아마도 안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혹은 신경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의 경쟁이 치열한 전공에 도전했을 듯싶지만 이런 분야들은 좋은 성적이 없다면 인터뷰 초대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고 실제 인터뷰에서는 성적 외에 요소들에 대한 검증을 하게 됩니다. 봉사경력이 가장 주된 요소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리서치에만 집중했던 학생들이 매칭에서 낭패를 보는 일이 다반사이므로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에게는 의대에 가서도 봉사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니 역으로 대부분의 의대생들이 봉사보다 리서치에 더 비중을 두다 보니 봉사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일부 의대생들이 매칭에서 자신이 원하는 최상의 결과를 얻고 있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 되겠습니다. 마음이 강퍅해서 봉사를 게을리한 게 아니라 몰라서 시간활용을 제대로 못 한 경우가 다반사이니 더 안타깝습니다. 레지던시 인터뷰를 각기 다른 병원에서 다른 전공으로 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맞게 알고 계시다는 답을 드립니다. 예를 들어 신경외과를 전공하고 싶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학생이 준비가 조금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인다면 일부 병원에는 신경외과로 지원하고 일부 병원에는 안전하게 조금 경쟁이 덜 치열한 소아과에 지원하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그나마 본인이 미리 선택했으니 둘 중 어느 분야에 매칭이 되든 만족스러운 결과일 수 있지만 만일 신경외과만을 원했고 아이들의 우는 소리만 들어도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이 매칭에 실패해서 SOAP을 통해 소아과에 매칭이 되었다면 그 학생에게는 최악의 경우가 될 수도 있죠. 이런 상황이라면 SOAP을 통한 매칭에 도전하지 않고 일년 재수를 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었지만 학생이 SOAP을 선택했다면 이미 마음의 준비가 조금은 되어 있으리라 조심스럽게 유추해 봅니다. 아울러 이미 매칭이 되었다면 되돌릴 수 없는 강제성을 띈 계약관계에 들어간 상태이니 재수는 불가능하지만 더블보드에 도전해 두 분야의 전문의가 되는 것에 도전할 수는 있다는 점도 알고는 계시기 바랍니다. 현재 매칭이 된 분야의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잘 받고나서 본인이 원하는 분야의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또 받을 수 있도록 재도전을 하는 방법을 말하는 겁니다.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지만 만일 레지던시 과정 중에 너무 못 견뎌 한다면 부모님이 먼저 권해주시는 것도 감안하십시오. 대부분의 경우에는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받으며 해당분야에 대한 매력을 느끼며 그 분야의 전문의로 만족하며 살아가므로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단지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남들보다 조금 늦게 깨달은 경우이며 상처를 이겨내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거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겠습니다. 하지만 극소수의 학생들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지만 의사가 된 상황에서 자신을 불행하다고 말하지 못하며 불만족스럽게 살아가다 잘못된 결정들의 연속 끝에 영혼이 황폐한 삶을 영위하기도 하니 이런 경우라면 더블보드에 도전하게 하십시오. 부모님의 역할은 자녀를 의사로 만들어도 끝이 나질 않는 것 같습니다. 더 위로가 되는 답을 드리지 못해 유감이지만 잘 키우신 자녀이니 분명히 슬기롭게 이겨 나가리라 믿습니다.”
공개하지 못한 사항들을 모르는 일반 독자라도 어떤 상황인지 쉽게 이해했겠지만 아주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진 의대생이 원하는 전공분야에 매칭이 되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다른 전공분야를 급하게 결정하여 매칭이 되고서는 상실감에 빠져 있는 모습을 바라봐야만 하는 부모의 애타는 심정에 대한 필자의 조심스러운 조언을 소개한 것이다. 자녀가 의대에 합격한 날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고 이민생활의 힘들었던 모든 순간들에 조차 감사했던 감격이 불과 4년전인데 의사로 살아가는 것이 결정된 그 날이 기쁘지 못한 날이 된 적지 않은 가정들은 주변에 힘들다는 말도 할 수 없다. 자녀를 의사로 키운 성공적이고 부러운 가정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정 전공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의 의사가 되었다고 속상해 하면 주변에서 이해하며 위로해 주기 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까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과 부모들도 위로가 필요하다. 특정분야의 전문의가 더 성공적인 삶이고 다른 분야의 전문의는 실패한 삶이라는 것이 아니고 각자가 목표로 한 그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기 때문이다.

우리 자녀들이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비법은 봉사하는 생활습관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예년과 다름없이 올 매칭에서도 원하는 병원에 매칭된 학생들의 공통점은 눈에 띄는 봉사경력이기 때문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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