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7] 새로운 스텝1 점수체계로는 명문 의대생만 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매칭되나요?(2)

지난 주에는 USMLE Step 1 점수체계가 3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 시험성적을 발표하는 대신 Pass/Fail, 즉 합격/불합격만 발표하는 제도로 2022년 1월부터 변경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스텝 1 시험은 어떤 시험이고 이런 변화의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주에는 새로운 점수체계가 줄 파급효과들에 대한 예상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그 대비책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만일 지난 주 내용을 아직 접하지 않은 독자라면 지금 이 내용 읽기를 중단하고 546편을 먼저 읽고나서 돌아와 547편을 읽어야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겠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스텝 1 시험의 점수체계를 오래 전처럼 Pass/Fail로 되돌려 의대생들이 그 시험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조금은 더 건강한 정신상태를 유지하며 조금은 더 여유와 보람이 있는 삶을 살게 해주고자 한다는 이번 변화의 취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하지만 현재 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명문 의대생들에게 더 유리한 정책으로 보이며 비명문 의대에 진학한 학생이 최고의 병원에서 레지던시 트래이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더 좁아졌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에 초대할 지원자를 일차적으로 선별할 때 확실한 기준이었던 스텝 1 성적이 없다면 학습능력에 대한 검증은 어느 의대에서 교육을 받았냐는 사실이 되지 않겠냐는 추론이니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사회 계층간 이동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현재의 여러 사회현상들과 연계되어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보고도 크게 놀라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다. 비명문의대에 진학한 학생이 최고의 의사로서 트래이닝을 받고자 의대생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하여 레지던시 매칭준비를 하는 여러 분야의 노력 중에서 으뜸가는 노력은 만점에 가까운 스텝 1 성적을 받기위한 노력이었고, 그런 목표를 이뤄낸 소수의 학생들은 중하위권 의대를 졸업하고도 최고 명문으로 인정받는 병원에서 레저던트로서 트래이닝을 받는 꿈을 이뤄내곤 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사실들이 존재한다. 의대에서 수강하는 모든 과목의 성적도 중요하고 의대 3학년 혹은 4학년때 로테이션을 돌며 실습교육을 받을 때 해당 전공분야별 교육을 마치고 치루는 임상내용에 관한 시험인 Shelf 시험도 점점 그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거기에 임상교육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USMLE Step 2 CK(Clinical Knowledge) 시험은 계속해서 300점 만점의 점수체계가 유지되어 레지던시 매칭 결과에 그 점수가 반영되니 만일 굳이 스텝 1 성적의 대체기준을 찾는다면 스텝 2 CK 성적이 가장 유력하다. 어차피 스텝 1과 동일하게 9시간동안 보는 객관식 시험이니 독해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학생들은 고득점이 어렵고 단지 시험내용이 기초과학보다는 임상내용 위주라는 차이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텝 1이 P/F로 바뀌어서 영어 독해력이 레지던시 매칭결과에 주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좋아하는 학생이 혹시라도 있다면 부질없는 바람이니 정신차리고 꾸준히 영어 독해력 증진에 모든 노력을 해야만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번에 새로 바뀌는 스텝 1 성적체계의 파급효과로 의대생들이 조금은 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의대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되겠다. 하지만 명문 의대생들만 원하는 병원에서 레지던트 트레이닝을 받을 것이라고 자포자기 하며 긴장감이 떨어지는 현상도 존재할 것이라고 짐작되는데 우리 한인학생들은 절대로 이런 마음가짐을 가져서는 안되겠다. 위기는 기회이기 때문이고 이번 변화를 유익하게 활용할 대책에 대해 알아보자. 일단 신입 레지던트들을 뽑을 때 함께 일할 선배 레지던트들이나 이들을 지도할 교수, 즉 어텐딩 피지션들은 어떤 후배들을 원할 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매일 얼굴 맞대고 고된 일을 함께 해 나갈 팀 동료를 새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누구라도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잘 할 능력과 함께 서로 기대며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을 원하지 않을까? 거기에 근무시간 외에도 서로 인간적으로 기분 좋은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공통의 취미생활까지 공유할 수 있다면 그 힘들고 바쁜 병원생활을 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모임이든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때 그 분야에 대한 능력만 있다고 해서 반가운 새 멤버가 아닐 수도 있다. 비슷한 능력의 소유자라면 웃는 얼굴의 소유자가 좋을 것이고 말 한마디라도 살갑게 하는 인물이 더 반가울 것이다. 그곳이 골프 모임이든 성경공부 모임이든, 아니면 공적인 단체 혹은 직장이든 사람 사는 곳에서는 모두 통하는 진리이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옛날이든 지금이든 기분 좋은 상대가 있고 그렇지 않은 상대가 있다. 스텝 1 성적을 숫자로 나타내는 시절에는 너무 극명하게 학습능력의 차이가 나타나므로 이런 인간적인 매력까지 감안하기에는 쉽지 않았다면 앞으로는 인간적인 매력을 더 감안해서 신입 레지던트를 선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명심하자. 누가 봐도 함께 하기 원하는 사람이 되면 의대에 진학할 때와 마찬가지로 레지던시 매칭에서도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이게 바로 새로운 스텝 1 성적체계 시대를 맞이할 올 의대 신입생부터 프리메드 대학생들 및 더 어린 학생들 모두가 알아야 하고 해야 할 일이다. 책을 많이 읽어서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해지는 것도 좋고, 한 가지라도 뛰어나게 할 줄 아는 스포츠맨이 되는 것도 좋고, 운동을 직접 잘 하지 못하더라도 특정 스포츠에 대해 소통이 가능한 관심이라도 갖고 살아가는 모습도 좋다. 맛있게 요리할 줄 아는 능력도 좋고, 요리를 못 하더라도 다양한 요리에 관해 일가견이 있어도 좋고, 영화나 음악에 대한 뛰어난 이해력을 가져도 좋다. 함께 일하며 대화하고 살아갈 팀 동료로서 환영 받을 수 있는 인성과 다양한 능력이 두각을 나타낼 시대가 도래했다. 지적능력이나 학습능력은 스텝 2도 있지만 부모세대의 의사들이 의대 재학시에는 없던 shelf 시험도 존재하니 스텝 1 성적이 P/F로 변해도 크게 달라질 일은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 스텝 1 성적이 높아서 뽑았더니 함께 일하기 힘들고 인간적인 매력도 없는 책벌레를 뽑지 않고 더 매력적인 팀 동료를 뽑을 확률이 높아졌다고 의대 교수들은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는다면 이번 변화는 우리 한인학생들을 위한 변화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혹시라도 우리 한인학생들은 매력이 떨어지는 책벌레에 가깝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때이기도 하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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