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3] 인터뷰에 다녀와서 꼭 감사편지를 보내야 하나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는 많이 안타깝다. 물론 어렵다고만 느껴지는 의대입시에 관해 무엇이든 질문하면 답을 얻을 수 있는 리소스로 필자가 한인사회에 알려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해지지만 아직도 의대입시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정이 제법 존재하는 듯싶어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감사하자. 이런 기본적인 사항에 관한 질문 덕분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의 아름다움과 강함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참여하고 돌아와서 개나 소나 다 보내는 감사편지가 무슨 소용이 있어요? 그래서 전 감사편지 안 보내요.”라고 말한 학생에게 필자가 한 말은 “그럼 넌 개나 소보다도 못한 존재로 보이고 싶은 거니?” 였고 그 학생의 눈은 순간 방향을 잃고 흔들렸다. 안다. 그 학생의 말은 형식적인 감사인사는 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한 것임을 분명히 알아들었었다. 그렇다면 형식적이지 않은 진심을 담은 감사인사를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감사인사를 안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아니 감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감사인사를 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바쁜 일정 중에 시간을 내서 지원자를 만나준 인터뷰 담당자에게 감사할 일이 하나도 없기가 쉽지는 않은 일이다. 아마도 해당 의대의 교수일 확률이 극히 높고 아울러 현직 의사일 확률도 제법 높은 인터뷰 담당자가 학생을 무시하고 인간취급 안 하며 대했다면 감사할 이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또한 학생 인터뷰 담당자라면 해당 의대 재학생인데 좋은 후배를 선발하고자 노력하는 학생들 만이 바쁜 의대생활 중에 자진해서 인터뷰 담당자 역할을 하고자 했을 텐데 그 학생들이 좋은 후배를 만나고자 하는 노력 중에 실수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확률이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다. 의대 인터뷰는 누군가를 스크린해서 떨어트리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마음에 드는 누군가를 해당 의대로 불러들이고자 노력하는 리쿠르팅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에 인터뷰 담당자가 경솔하게 인터뷰에 초대된 지원자들을 무시하거나 막 대하는 일은 거의 없다. 만일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젊은 후배의 잘못된 점을 고쳐주고자 하는 선배의 노파심일 수는 있겠지만 요즘 세상에 그 정도의 열정을 가진 멘토를 만난다면 그것 또한 행운이라고 생각하라고 권하고 싶다. 아무튼 정말 감사인사를 하기 싫을 정도의 인터뷰를 하고 왔다면 감사인사를 안 해도 좋다. 적어도 그 의대에는 절대로 가고 싶지 않는 의미로 상대가 받아드리는 한이 있더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설혹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더라도 그 점에 조차 진심으로 감사하는 표현을 한다면 그 학생의 입시결과에 기대보다 훨씬 더 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자녀를 키워본 부모라면 지금 필자가 하는 얘기를 쉽게 이해할 것이다. 잘못한 행동을 지적해 줬을 때 자녀의 반응은 다를 수가 있지만 그 잘못을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는 것은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감사편지를 거의 모든 학생이 보낸다고 해서 눈에 띄지 않는 행동이라 안 하는 것은 모자란 생각이며 설혹 크게 감사한 마음이 안 들더라도 작은 것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그것을 표현한다면 그 감사인사는 자신에게 큰 복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면 뉴저지와 LA에서 의대 진학에 관한 무료 세미나를 하고 있는데 올 해도 많은 가정에서 참석해서 필자가 지도한 의대생들이 말하는 그들의 경험담을 듣고 질문을 하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세미나에 참석했던 학생들 중 한 명이 보내온 감사편지의 내용 일부를 공개하고자 한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세미나에 참석하였던 학생 A예요. 세미나를 비롯하여 이틀간 상담까지 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는데 저와 같이 의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이렇게 선생님께 몇 자 적게 되었어요. 오래 전 일이라 기억하시려는 지 모르겠지만 저는 작년 7월 중순에 선생님께 한국에서 하는 봉사가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하여 이메일로 질문을 드렸던 학생이에요. 당시 앞으로 넘어야 하는 의대입시의 담이 너무 높아 보여서 주저하고 있었는데 저의 가치들을 따라 살면 행복한 의사가 될 거라는 선생님의 조언이 정말 많은 격려가 되었고 무엇보다 안면도 없는 저에게 성심껏 대답을 해 주신 것이 정말 인상이 깊게 저에게 남았어요. 그 이후로 선생님을 꼭 직접 뵈어서 인사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항상 글로만 뵙던 선생님을 직접 뵈어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이번 세미나가 저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깊은 시간이었어요.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값진 조언을 해주시고 저의 무수한 질문에도 성심껏 답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세미나를 통해 앞으로 제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현재 학점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조차까지 반성할 수 있었기에 저에게 참 유익하고 보람된 시간이었어요. 저와 같은 학생들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열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한인 학생들의 어려움을 파악하시고 선생님의 경험과 정보들을 통해 저희를 도와 주시는 것처럼 저도 제가 가진 것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하여 더 열심히 노력 할께요.(중략)”

필자에게 굳이 감사인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지만 감사편지를 보내준 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해 지는데 무엇에 대한 감사를 하는 지가 정확히 표현된 이 학생의 이메일 한통은 필자가 앞으로 한 10년은 더 한인사회를 위해 글을 쓰고 세미나를 열고 싶게 만들어 준다. 10년 후에도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학생의 감사하는 마음이 읽는 필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 것은 2020년에 받은 최고의 선물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여기서 독자들에게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사항은 감사를 할 때에도 무엇이 감사한 지를 정확히 표현하라는 것이고 그렇게 쓰여진 감사편지가 바로 의대 인터뷰에 다녀온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제대로 감사할 줄 알아야 멋진 인간으로 보일 뿐 아니라 스스로 행복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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