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AT 성적이 안 오르면 준비하는 학생은 말할 나위 없거니와 그 부모들의 마음은 방향을 잡기가 참으로 부담스럽다. 무턱대고 원서를 제출해서는 안 된다고 알고 있고,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며 반복적으로 시험을 보기도 불안한 일이다. SAT나 MCAT 같은 시험은 여러 번 보면 학교들이 안 좋아한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비법까지는 아니더라도 MCAT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분명한 해결책을 알아보자.

가장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인정하자. 학생신분으로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은 학문에 심취해 보는 시기를 가져야만 학구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많은 학생들에게 그 시기가 고교시절일 것이고, 이른 학생들은 중학교 때 이미 학문을 탐구하는 심오한 재미를 깨우치기도 한다. 또한 어떤 학생들은 대학시절에 학문탐구가 주는 그 오묘한 흥분과 달콤한 매력에 빠져 진리탐구를 평생 직업으로 삼기도 한다. 난해한 표현을 벗고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공부를 열심히 했더니 시험에 나온 문제들의 답이 너무 쉽게 보이는 순간을 경험한 학생이라면 그 만족감과 여유로움은 다음 시험을 준비할 때도 더 집중해서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된다. 특히 그 결과가 발표되어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와주면 공부하는 맛과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되는 것이다. 살 뺀다고 열심히 운동했더니 진짜로 몸무게가 줄어들며 옷 맵시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경험한 사람이 더 열심히 운동하고 과식을 피하게 되는 심리상태와 동일한 현상이다. 일단 이런 공부의 재미를 경험한 학생이라면 조금 방심하여 뒤쳐지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공부에 빠져들면 일정 수준까지의 결과를 얻기가 쉽다. 하지만 이런 학습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 학생이라면 학문적으로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야만 얻을 수 있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극히 어렵다. 즉, 공부와 친한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한다. 극히 일부의 학생들은 적은 노력에도 더 큰 성취를 하기도 하지만 이럴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낮은 시험이 MCAT이다. 학교성적은 밤잠 안 자고 노력하면 A학점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제법 되지만, 방학을 이용한 몇 달간의 준비로 MCAT 성적이 눈부시게 오르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학생의 평소 실력과 공부에 대한 자신감 및 시험문제를 풀 때 적용되는 집중력까지 객관적 조건들과 주관적 조건들이 복잡하게 어우러져서 성적으로 도출되므로 어찌 보면 학생이 살아온 20여년 인생에 대한 객관적 성적표라고 봐도 좋겠다.

MCAT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는 주된 이유는 경쟁자들도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란 사실이다. 적어도 MCAT에 지원할 마음이라도 먹는 학생이라면 대부분 SAT 고득점자들이다. 고교시절에 본 SAT는 인종이나 성적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고교생들이 응시하여 상대평가로 그 성적을 산출하므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는다는 것이 천재라서가 아니라 어려서부터 착실하게 부모님 말씀 잘 들으며 공부 열심히 한 학생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MCAT에 응시하는 학생들 간의 상대평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어려서부터 공부 잘 한다는 소리를 듣던 학생들끼리의 경쟁을 상대평가로 성적을 매기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입학생들의 평균 SAT 성적이 2,000점 수준인 대학에서 약 3.5 정도의 학점을 유지한 학생이 MCAT에 응시한다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중간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을 것이다. 즉, 과목별로 8점이 중간성적이므로 현행제도로 45점 만점인 MCAT에서 24점 미만의 성적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중간 수준의 성적인 MCAT 24점으로 한인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한인학생들이 속한 동양계 학생들의 평균성적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문제해결의 열쇠는 핵심파악능력이다. 글을 읽으며 글쓴이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간파하지 못할 때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주제파악에 서툰 학생이 짧은 시간에 어려운 내용을 풀어야 하는 시험에서 성적이 좋을 수가 없다. 대화를 해봐도 쉽게 파악이 된다.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 하고 딴 대답만 하는 학생의 MCAT 성적이 좋은 경우는 없고, 논점의 핵심에서 벗어난 자기 주장만 펴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일반적, 보편적 진리에 대해 얘기하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란 어렵다. 마음을 열고 상대의 말을 듣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한다. 책을 읽어도 그저 외우려는 것이 아니라 이 문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일까를 고민하게 하자. 단언컨대, 유명한 MCAT 강사의 수업보다 더 효과적으로 점수 올리는 방법은 “듣고자 하면 마음부터 열라.”는 조언에 귀 기울이게 하는 부모의 노력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201-983-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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