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진학을 위해 준비하고 다져야 할 많은 사항들 중에 가장 덜 중요한 것을 고르라면 리서치 결과를 어디엔가 출간하려고 일부러 애쓰는 행위이며, 바로 그 다음으로 덜 중요한 것이 MCAT 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것은 “덜 중요한”이라고 했지 “안 중요한”이라고 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덜 중요하다고 한 이유 중에 첫 번째는 대부분의 의대지망 한인학생들은 학점관리는 아주 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직접 의대진학을 돕고 있는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은 학점관리가 어렵기로 유명한 대학들에 다니면서도 3.98 이상의 학점을 유지하고 있으니 운 좋게 미국에서도 학부를 다녀본 필자로서는 학생들의 노력에 감탄해 마지 않는다. 물론 상당수의 학생들이 이처럼 뛰어난 학점관리를 하고 있다 보니 속칭 “All A” 학생을 만나도 그러려니 하는 타성이 붙게 되는 직업병이 생긴 점도 인정한다. 각 학생의 노력을 좀 더 많이 칭찬해 주지 못 하는 단점은 있으나 의도적으로 칭찬을 아끼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있다. 어차피 의대 인터뷰에서 경쟁하게 될 다른 한인학생들도 그 정도의 학점관리는 했으므로 그 자리에서 함께 경쟁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계나 중국계 학생들, 또한 요즘 추세로는 필리핀과 베트남계 학생들 까지도 기본적으로 학점관리는 아주 잘 하고 있다. 간혹 학생이 명문대학 중에서도 학점관리가 어렵다는 대학에 다니므로 같은 학점이라도 다른 학생들보다는 더 어렵게 공부한 것을 인정해 주겠냐는 질문을 듣는데 그에 대한 답은 부정적이다. 프린스턴이라면 조금, 아주 조금은 적용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자녀들이 말하는 학점을 너무 안 주는 대학이라고 해도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자. 그 정도로 학점관리를 안 하는 대학출신의 한인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 5년전에 의대에 입학한 첫째 자녀와 현재의 상황도 비교하지 말기를 권한다. 지난 5년은 장기화된 부정적 경제상황, 베이비 부머들의 자녀숫자, 인구의 고령화 및 보건정책의 변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의대입시는 매년 필자도 긴장할 만큼 그 변화의 폭이 크게 유지되어 왔고, 당분간 이런 현상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사료된다. 여기에 약 한국에서의 조기유학 붐이 일던 시절에 미국이나 캐나다로 공부하러 온 학생들의 숫자 및 한국에서의 보건정책 변화로 인해 한국의대보다는 미국의대에 진학시키고자 하는 경향까지도 한인학생들 간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고, 이렇듯 어려서부터 학습능력 증진에 힘써온 학생들 간의 경쟁에서 좋은 학점은 거의 기본사항이 되어버렸으므로 MCAT 성적이 현재 의대진학을 염두에 둔 부모세대가 의대에 진학하던 시절과 비교해서는 말할 나위 없이, 그리고 최근에 의대를 졸업한 세대와 비교해도 덜 중요한 요소로 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학생이 완벽한 학점을 유지하고 있지는 못 하므로 일부 학생들에게는 MCAT의 비중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더 높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학점이 3.5미만인 학생도 의대에 진학시키기 위해서는 필자도 MCAT의 중요성을 해당 학생에게 많이 강조한다. 또한 의대진학에 별로 성공적이지 못 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 즉 고교생 부모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대학 및 대부분의 주립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라면 좋은 학점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객관적 기준이 되는 MCAT 성적을 더욱 민감하게 다루어야만 한다.

이과적 성향이 너무 강한 일부 한인 프리메드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항은 성적이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MCAT에서 Verbal Reasoning 성적이다. 자녀가 최고의 대학에서 만점의 학점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영어 독해력은 또 다른 얘기가 될 수 있다. 완벽한 학점 및 뛰어난 과학분야 MCAT 성적도 영어 독해력이 약하다고 평가되면 그 빛을 잃기 때문이다. 하버드, 프린스턴, MIT, 스탠포드, 컬럼비아, UPenn 등의 대학에서 완벽한 학점을 유지하는 학생들을 매년 최고명문 의대에 진학시키고 있는 필자에게 가장 큰 고민은 이 학생들에게 영어 독해력을 증진시켜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시키고자 한다. 책 읽는 것도 무조건 많이만 읽게 하기 보다는 어떻게 읽는 것이 저자와 교감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방법을 알려주고 연습을 시키면 전체적인 학습능력 및 독해시험성적,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글로 좀 더 명확하고 매력적으로 적을 수도 있게 되니 이제는 무조건 책을 많이 읽히는 것보다는 책을 잘 읽는 법을 어려서부터, 아니 지금이라도 가르쳐 주고자 부모들도 함께 동참하기를 권한다. 좋은 인성과 함께 독해력과 표현력은 자녀에게 꼭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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