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AT은 일년에 3번까지 시험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제도적으로 응시가 가능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일년에 3번을 보는 것이 모든 경우에 유리하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시험이라는 것의 속성은 보는 이가 기대한 결과보다 못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다. 목표를 높게 잡고 최선을 다 한 응시자일수록 그 결과가 본인의 목표치 보다 낮게 나올 확률이 높다. 이런 경우에 보장된 일년에 3번을 다 활용할 마음가짐은 옳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학생 스스로가 결정을 내리기에도 쉽지 않으므로 부모로서 자녀가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여 올바른 조언을 주기에 도움이 될 기준을 몇 가지 알아보자.
2013년 1월 24일과 26일에 본 MCAT 결과는 예정보다 몇 시간 빠른 2월 26일 오전에 발표되었다. 필자가 의대진학 컨설팅을 맡고 있는 학생들의 성적을 분석하니 가장 많은 학생들이 받은 성적은 37점이었다. 하지만 똑같이 37점을 받은 학생들이라도 그 결과에 대해 각자 다른 대책을 강구했다. 일부는 칭찬을 해 주며 다른 준비에 집중하게 했고, 일부는 고생했다는 위로는 하지만 다시 볼 생각을 접게 했고, 일부는 아쉬움에 함께 마음 아파하며 다시 보고 싶다면 봐도 좋다고 조언했다. 그 점수가 37점이든 31점이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필자가 세 부류로 나누어 조언을 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고 자녀의 경우와 비교하여 그에 맞는 조언을 하시라는 의미이다.
A군은 프린스턴에서 3.89의 학점을 유지하고 있으나 고교생활을 한국의 특목고에서 한 결과 영어능력에 부족함이 있는 학생이다. 학교공부야 밤 잠 안 자며 열심히 하면 관리가 가능하지만 정해진 짧은 시간 내에 독해를 해 내야 하는 MCAT Verbal Reason Section은 그에게 버거운 게 사실이다. 15점 만점인 Verbal에서 10점 받고 각 15점 만점인 나머지 두 과학분야에서 27점을 받아 37점을 받은 그에게는 한 없는 칭찬과 안도의 기쁨나누기가 필요한 경우였다. 물론 한국에 계신 A군의 부모는 45점이 만점인데 37점에 만족하지 못 했지만 이 성적보다 더 잘 나올 확률은 전혀 없다고 잘라서 말하는 필자의 위세에 눌려 A군의 부모도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고 A군을 칭찬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B양은 예일에서 4.0의 학점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에서 태어나 열심히 공부한 한인 여학생의 전형으로 과학보다는 영어가 더 편한 학생이다. 하지만 부모는 영어가 부족한 경우로 집에서 B양과 깊이 있는 시사토론을 영어로 하지 못 하는 전형적인 한인가정의 환경이므로 아쉽게도 Verbal에서 13점에 만족해야 했고 두 가지 과학분야에서 25점에 그쳐 37점을 받았다. B양의 예일성적표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지만 여기까지가 맞다. MCAT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 학생에게는 높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B양은 성적표가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대학에서 완벽한 학점을 유지한 B양의 학습능력을 의심할 의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MCAT에서 가장 중요시 취급되는 Verbal에서 13점을 받은 사실은 Last Name이 서양식이 아니라 한번쯤 품어볼 의구심조차 날려버리는 쾌거이므로 Verbal 9점과 과학분야 만점으로 총 39점을 받은 D군 보다 더 유리한 조건이다. 과학 잘 하는 학생은 넘쳐나지만 영어도 함께 잘 하는 학생이 드문 것이 의대지원자들에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C군은 지역명문 주립대학을 3.81로 졸업하고 현재 하바드 대학원에 재학하며 늦게 의대진학을 꿈꾸게 된 경우이다. 과학분야에서 대학원교육도 마무리 단계인 그에게 과학분야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Verbal에서 10점에도 미치지 못 했다. 같은 37점이지만 위의 두 학생과는 달리 C군에게는 4월 4일에 다시 MCAT을 보게끔 조언했다. 비록 고교는 미국에서 다녔지만 워낙 수학과 과학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던 학생이라 과학고교에서 또한 대학에서 과학분야에만 매달린 전형적인 한인 1.5세 남학생이다 보니 영어가 편하지 않아 생긴 결과이다. 아니 본인은 공부하는데 지장이 없으므로 본인의 영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별로 못 했던 경우가 되겠다. 일반 대학원 진학과 의과 대학원 즉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조금 다른 기준들이 적용되겠고, 굳이 대학원에 진학하고서 나중에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더 힘들어 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본인은 대학원 진학과정에 대해 잘 준비가 되어있으므로 MCAT 준비부터 그 심각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본다. 특히 C군은 최고의 의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다시 시험을 준비시키고 있다. 37점이 부족한 점수라서가 아니라 대학도 최상위권이 아니었고, 대학학점도 최상위권이 아니므로 MCAT에서 만회할 기회마저 포기하면 안 되겠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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