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중순이면 녹색의 후드를 걸친 의대 졸업생들의 함성이 각 의대 캠퍼스를 가득 채우는데 그때부터 약 한 달여 시간은 그들이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하기 전에 누리는 꿀같이 단 휴가기간이며 많은 의대생들이 가족이나 친지들과 밀린 얘기를 나누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이때가 의대 졸업생들이 의대 진학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여유로운 시기이기도 하므로 다양하고 귀한 조언을 듣고자 하는 프리메드 학생이라면 6월이 가기 전에 주변의 의대 졸업생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를 권하며 오늘은 매년 졸업하는 의대생들이 후배들에게 공통적으로 전하는 메세지를 여러 한인가정에 전하고자 한다.
의대를 막 졸업한 학생들의 심리상태는 지옥 같은 유격훈련장에서 일주일간의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군인의 심리상태와 비슷하게 세상이 아름답고 이제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이다. 의대생활이 절대 쉽게 지나가는 시간은 아니었기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바로 이때 주변의 의대 지망생을 보면 반드시 하는 말이 정말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의대에 진학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말속에 숨어있는 핵심내용은 본인이 원한다면 정말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지 그 반대로 의대생활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니라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본인이 원해서 택한 진로라면 너무 좋은 선택이기에 힘은 들지만 의대를 졸업한 순간 이미 충분한 보람을 느끼고 있고 앞으로 뭔가 더 큰 일을 해낼 것이란 기대감과 자신감에 충만해 있지만 의대를 다니면서 자기의지가 아닌 다른 이유로 의대에 와서 매일 지옥을 겪다 중도에 포기한 동료를 본 적이 없는 의대생은 거의 없다 보니 절대로 본인이 원해서 내린 결정이 아니라면 의대 진학을 다시 생각해 보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하는 것이다.
의대생활은 대학시절까지 상상해 본 적이 없는 분량의 공부를 해내야 하므로 힘이 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표정은 프리메드 학생들에 비해 밝고 긍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어떻게 덜 힘든 프리메드 학생들의 표정보다 더 힘든 의대생의 표정이 밝을 수 있을까? 그건 바로 확신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몸이 고단해도 본인이 겪고 있는 과정이 스스로 원해서 가고 있는 길이고 그 과정이 지나가면 평생 원하는 모습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지내는 의대생들에 비해 정답이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아 보이지만 그저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며 봉사하다 보면 선배들 중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경우가 내게도 일어나기를 바라며 매일을 보내고 있는 프리메드 학생들의 삶은 불안정하고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시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로 확신이 없는 노력에서 오는 불안감과 공허함이다. 그런 불안정한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들의 마음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이다 보니 자녀가 의대에 합격하면 이제 죽어도 좋다는 표현을 쓰는 부모가 그렇게 많은 것이다. 이렇듯 심리상태의 차이가 각자의 삶에 주는 영향은 엄청난데 본인이 원해서 의대에 진학한 경우가 아닌 학생은 인간의 한계치를 넘어 보이는 공부량에 치여서 주눅부터 들기 마련이라 사는 게 비참해지는 것이고 그러다 중도에 진로를 스스로 바꾸거나 의대에서 방출 당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니 그런 학생들은 의대에 합격한 일이 그들 인생에 가장 불행한 일이 되는 것이다.
의대공부가 힘들어 보이고 양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본인이 원해서 택한 길이라면 못할 수가 없는 일이다. 의대에 합격하기는 힘들고 불안한 시간을 이겨내는 과정이지만 의대에서 공부하는 건 힘들지만 즐거운 시간이다. 그리고 누구나 간절히 원하고 자신의 능력에 어울리는 만큼의 시간을 투자하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선례는 넘쳐 난다. 물론 노력에 대한 효율성은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진학하는 의대는 노력과 비례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능력을 냉정히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고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물리적인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학생의 대부분은 의대에 진학하고 있다. 유학생이라면 조금 다른 얘기가 될 수도 있는데 그건 유학생을 받아주는 의대가 워낙 제한적이다 보니 일반 학생들 보다 더욱 정교한 준비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고 그 외에는 환자를 궁휼히 여기는 마음에 기인해서 본인의 자유의지로 의대에 진학하고자 한다면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이다. 그래서 의대 졸업생들의 조언 중에 의대에서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불안해 하지 말고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투자해서 꿈을 이루면 된다.
원하는 내일을 만들기 위한 오늘의 수고는 고생이 아니고 즐거움이라고 믿는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