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매년 NRMP(National Resident Matching Program)을 통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의대 졸업반 학생들 중에 혼자가 아닌 커플로 매칭에 도전하는 커플 매칭의 실체를 실제 필자가 지도했던 학생들 중에 이를 통해 그 혜택을 봤던 젊은 의사 커플들의 예를 소개하며 알아보았다. 하지만 모든 일이 계획한 대로 이루어 지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이번 주에는 커플 매칭에 도전했으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에 대해 알아보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Couples Matching이 존재하는 핵심이유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멀리 떨어져 지내는 불편함을 줄여주고자 하는 노력이라는 점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커플 매칭을 통해 지원한 두 학생이 같은 지역에서 지내게 하는 것이 핵심가치이지 같은 병원에 근무하게 하는 우선이 아니므로 더 잘 준비된 학생이 덜 준비된 학생을 끌어 올려줘서 둘 다 좋은 프로그램에 매칭 시켜주는 비법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계획은 애초에 잘못된 계획이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부부이거나 연인인 두 학생이 레지던트로 트레이닝을 받고자 하는 목적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해결책들이 존재한다. 가장 기본적인 시작점은 레지던시 공동원서인 ERAS Application 첫 페이지에 커플 매칭에 참여한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다. 이 첫 페이지는 본인의 이름과 출신의대 등의 기본적인 신상정보를 적는 공간인데 여기에 NRMP Match에 참여하냐는 질문 바로 밑에 “Participating as a Couple in NRMP” 라고 묻고 있으니 여기에 “Yes” 라고 답을 하는 과정부터 커플 매칭이 시작되는 것이다. 만일 지난 9월에 원서를 제출할 때에는 확신이 없었거나 결정을 미루다 커플 매칭을 신청하지 못한 커플이라면 언제든지 이 첫 페이지에 적은 정보는 수정이 가능하니 인터뷰에 다녀오고 나서라도 수정하고서 인터뷰에 다녀온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커플 매칭을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알려주면 유효하다. 반대로 지원할 때는 커플 매칭을 원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계획이 변경되어 커플 매칭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면 역시 일단 ERAS Application의 첫 페이지를 수정하고 인터뷰에 다녀온 모든 프로그램에 연락해서 그 사실을 알려주면 나중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통보하는 과정인 랭크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겠다. ERAS Application에만 수정하고 각 프로그램에는 알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의대생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고 사무적인 면에서는 틀리지 않은 방법이지만 지원자 본인에게도 중요한 문제이고 각 프로그램에서도 관심을 갖고 중요하게 취급하는 사안인데 이런 결정을 변경하고도 아무런 설명이 없다면 소통능력이 뛰어난 지원자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커플 매칭에 대한 결정을 바꾸는 건 살면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이해해 줄 수 있지만 그런 중요한 문제를 인터뷰에서 까지 언급했다면 각 프로그램에 따로 연락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만일 같은 지역에 위치한 프로그램들에 지원을 했는데 한 학생은 그 지역의 많은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초대를 받았으나 다른 학생은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지원한 그 지역의 프로그램들에 직접 연락을 하여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럴 때 같은 병원에 지원한 커플이라면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건 인터뷰에 초대받은 학생의 몫이다. 기본적으로 그 내용은 커플 매칭으로 지원 중인데 파트너가 아직 인터뷰에 초대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둘 다 해당 병원의 인터뷰에 참여하고 싶다는 간략하지만 정확한 메세지면 되겠다. 또한 인터뷰에 초대받지 못한 학생도 같은 취지의 연락을 취하면 그 효과가 배가되는 효과가 있겠다. 만일 두 학생의 준비상황에 많은 차이가 나서 같은 지역의 각기 다른 프로그램들에 커플 매칭으로 지원한 커플이더라도 그 지역의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초대를 받은 학생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다른 병원이더라도 같은 지역에서 지내고자 하는 소망을 전달하고 초대받지 못한 학생도 동시에 그 사실을 알리며 인터뷰 초대를 부탁하면 추가로 인터뷰에 초대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 사람만 연락을 하는 것보다 커플이 동시에 연락하게 했더니 그 결과가 눈에 띄게 좋았으니 참고하자. 이때도 ERAS를 통해 연락하는 것보다는 직접 각 프로그램의 Program Director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Program Coordinator에게도 CC로 메일을 보내 해당 메일이 확실히 전달되게끔 만전을 기하길 추천한다. 이런 노력을 했는데도 파트너 학생이 인터뷰 초대를 받지 못했다면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이 인터뷰 중에 본인이 커플 매칭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파트너 학생이 아직 인터뷰에 초대받지 못한 사실을 알리며 인터뷰 초대를 부탁해도 좋다. 앞에서 말했듯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멀리 떨어져 지내는 불편함을 줄여주는 것이 이 커플 매칭의 본질이기 때문에 자신의 파트너를 위해 하는 노력은 가상해 보이는 행동이지 비난 받을 행동이 아닌 것이 미국의 의학교육 현장의 문화라는 사실을 알고 대처하면 도움이 되겠다.
두 학생의 능력치가 매우 차이가 나는 경우에 커플 매칭을 한다면 “NO MATCH” 코드를 슬기롭게 활용하기 바란다. 커플 매칭은 각 지원자를 따로 매칭시키는 과정이 아니고 두 학생이 적어낸 프로그램 두 곳을 한 세트로 취급하기 때문에 아주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그렇지 못한 파트너가 너무 경쟁이 치열한 프로그램에만 지원할 경우에 세트로 매칭에 실패할 수도 있는데 이럴 때 마지막 보루가 노 매치 코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만일 뛰어난 학생은 해당 지역의 10곳에 인터뷰를 다녀왔는데 덜 뛰어난 학생은 해당 지역의 9곳에 인터뷰를 다녀왔다면 원하는 높은 순위에는 각각 9곳의 프로그램을 적고 마지막 10번째 랭크에는 한 학생만 프로그램 이름을 적고 다른 학생은 노 매치라고 적어서 한 학생이라도 매칭에 성공하게 돕는 전략이니 그 외의 다양한 경우에도 노 매치 코드를 활용하는 지혜와 희생도 요구된다. 그래서 만일 노 매치 코드를 적은 학생이 매칭에 실패하더라도 매치 주간의 월요일에 그 지역에 빈 자리가 어떤 병원의 무슨 프로그램에 남아있는지를 알 수 있으니 그 때 다시 시도해도 같은 지역에서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평범한 이들에게 사랑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가장 크게 느껴지는 선물인 듯 하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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