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NRMP(National Resident Matching Program)을 통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의대 졸업반 학생들 중에는 혼자가 아닌 커플로 매칭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항간에는 합법적인 부부들만 커플 매칭의 혜택을 받는다고 알고 있으나 연인이나 친구사이에서도 짝을 지어 도전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오늘은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Couples Match에 대한 핵심내용을 소개하여 자녀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자 하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부모가 되길 돕고자 한다.

Couples Matching이 존재하는 핵심이유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멀리 떨어져 지내는 불편함을 줄여주고자 하는 노력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이 제도의 세부조항에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극히 미국적인 발상인데 그 가장 큰 원인은 나라가 크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커플이 만일 레지던트 커플이 서부와 동부로 떨어져 장거리 연애를 한다면 파트너를 방문하는데 걸리는 비행시간만도 5시간 이상 걸릴 수 있으니 바쁜 레지던트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기 쉽다. 게다가 요즘의 현실적인 연인관계를 감안한다면 같은 의대에 다니는 의대생 연인이라면 많은 경우 한집에서 지내는 것이 당연시 되는 것이 2024년 현재 미국의 사회적 기준이니 굳이 결혼한 부부 의대생들에게만 주는 혜택이 아니고 연인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쌍둥이 학생들이 활용해도 되고 절친인 동성 친구 둘이 활용해도 안 될 것은 없지만 동성 친구들이 활용하는 경우는 다른 경우들에 비해 드물고 가장 많은 경우가 연인관계인 학생들이 같은 지역에서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받기를 원할 때이다. 지난 2023년 레지던시 매칭에서 1,239 커플인 2,478명이 Couples Matching에 지원해 1,095 커플인 2,190명이 양쪽 모두 매칭에 성공했고 114 커플은 한 학생만 매칭되어 약 93%의 성공률을 보였고 이는 그 이전 3년간의 기록과 유사하므로 제법 안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젊은 의사부부가 십여 년 전 뉴욕의 로체스터 의대를 졸업하며 커플 매칭에 도전할 때 남학생은 월등히 뛰어난 성적이었고 여학생은 준수한 성적이었기에 둘 다 본교 프로그램인 로체스터 병원에 매칭된 점에 감사했던 적이 있다. 일반외과에 지원했던 남학생은 최상위 병원들에 인터뷰를 다녀왔지만 소아과에 지원했던 여학생은 로체스터 병원이 인터뷰 초대를 받은 병원들 중 상위권에 속했기에 그 당시 결혼을 앞두었던 이 젊은 커플은 두 학생 모두 로체스터 병원을 일순위로 정했고 원했던 결과를 얻어 두 사람 모두 로체스터 병원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이 경우에는 남학생은 조금 양보했다고 볼 수 있고 여학생은 약간의 혜택을 봤다고 여겨지지만 두 학생이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겼기에 목표달성에 성공했고 그 목표는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커플이 같은 병원을 목표로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닌 경우도 있는데 두 학생의 준비상황에 큰 격차가 날 때이다. 이럴 때는 같은 지역에서 지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조금 수준차이가 나는 병원일지라도 각자 준비상황에 맞는 곳을 선정하여 같은 도시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커플 매칭에서 활용되는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뛰어난 성적의 여학생은 하버드 부속병원에 매치되고 여학생 보다는 조금 부족한 준비상태인 남학생은 터프츠 병원에 매치되었지만 둘 다 보스턴에서 지내며 결혼까지 하게 된 경우도 있었으니 반드시 같은 병원에 지원할 때만 커플 매칭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멀리 떨어져 지내는 불편함을 줄여주는 것이 이 커플 매칭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라면 두 학생 모두 준비가 잘 되어 있어서 둘 다 원하는 최고의 병원에 같이 매칭되는 것이겠지만 준비상태에 차이가 나는 커플이라면 커플 매칭을 시도하되 같은 지역내에서 각자에게 어울리는 병원을 각각 일순위로 정하는 현실감을 갖춰야 하겠다. 다시 말하지만 커플 매칭은 같은 지역에서 지내게 하는 것이 핵심가치이지 같은 병원에 근무하게 하는 것이 아니므로 더 잘 준비된 학생이 덜 준비된 학생을 끌어 올려줘서 둘 다 좋은 프로그램에 매칭 시켜주는 마법 같은 제도는 아니라는 걸 이해해야 실망하지 않을 수 있다. 나중에 전문의로 취업을 할 때에도 같은 병원이나 같은 지역에 취업이 되는 것이 지극히 일반적인 미국내의 사회 현상이며 인본주의적 결과물이다.

다음 시간에는 커플 매칭이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해 소개하겠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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