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 중에 CASPer 시험성적을 요구하는 의대도 약 40곳이 되므로 이 시험은 어떤 시험이고 숨겨진 주의사항과 함께 그 성적이 의대입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CASPer 라는 단어는 “Computer-Based Assessment for Sampling Personal Characteristics”의 약자인데 상황판단능력과 직업윤리관을 측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시험이다. 유럽국가들과 캐나다에서 먼저 활용하던 시험을 미국 의대에서 처음 도입한 시기는 약 10년전인데 NYMC와 RWJMS이 그들의 Secondary Application 의 일부로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그 이후로 매년 두세 곳의 의대가 추가되어 이제는 MD School과 DO School을 합쳐 약 40여곳의 의대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각 문제가 1점에서 9점 사이의 점수로 채점되고 최종 성적은 4등분된 성적으로 발표가 되므로 1st Quartile에 속하면 최저 25%에 속했다는 의미이고 4th Quartile에 속했다면 75%에서 100%가 포함된 최상위 25%에 속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3rd Quartile과 4th Quartile에 속한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게 되겠고 1st Quartile과 2nd Quartile에 속한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성적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구조이다.

외형적으로 보자면 학생들의 상황판단능력과 직업윤리관을 측정할 수 있다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이 시험은 모호한 상황에 대해 짧은 시간내에 의견을 글이나 말로 표현을 해야 하니 표현력이 뛰어나지 못한 학생들은 불이익을 당하기 쉬운 평가방법으로 보인다. 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되며 이는 인성을 평가하기 보다는 또 하나의 영어구사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활용되는 듯한 느낌을 배제하기 어렵다. 상황에 맞는 답변이더라도 문장을 끝까지 마치지 못한 경우라면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니 일부 한인학생들에게는 넘어야 할 또 하나의 큰 산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 게다가 일년에 한번 밖에 시험을 볼 기회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너무 가볍게 보면 안되겠다. 그러므로 구조적으로 완성도가 높지 않은 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자 한다면 답변의 철학적 깊이가 있는 답변을 하는 연습보다는 간단한 답변이라도 좋으니 빠른 시간내에 완벽한 문장으로 신속하게 답을 하는 요령을 익혀야 하는 듯 싶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은 과연 이 시험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냐는 점인데 이 부분을 밝히고 있는 의대가 없으므로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유추해 보자면 처음 도입되던 그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NYMC와 RWJMS가 처음 CASPer 성적을 요구할 때 그들의 2차 지원서에서 요구되던 에세이 답변들 중 하나를 대체할 수 있게 했었다. 2차 지원서 에세이 질문 세가지 중에 두가지만 답하고 CASPer 성적을 제출하거나 세가지를 답변하면 CASPer 성적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으로 시작되었으나 그 다음 해에는 2차 지원서와 무관하게 CASPer 성적을 제출하게 변경되었으니 그 사실을 토대로 유추해보자면 세컨더리 전체와 맞먹는 비중은 아닐 것이고 세컨더리 어플리케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의 절반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렇게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CASPer 성적을 요구하는 의대들 중 Hofstra 의대나 Drexel 의대 그리고 처음에 도입했던 NYMC나 RWJMS 등에 진학시킨 학생들 중에 그 성적이 뛰어나지 않은 학생도 있었다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기왕 보는 시험이니 좋은 성적을 받으면 더 좋겠지만 캐스퍼 성적이 망쳤다고 의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 학생이더라도 낙담해서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매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영역에서 뛰어난 모습을 갖추라는 조언을 주고 싶다. 봉사에 진심인 학생은 더욱 봉사에 집중하고 연구에 진심인 학생이라면 더 뛰어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도록 노력하며 봉사나 연구에서의 진척사항이나 성취내용을 지속적으로 의대에 알려주면서 관심을 표명하는 노력을 한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봐주는 의대가 대부분이다. 물론 추가적인 진전사항을 알리지 못하게 구조적으로 막아놓은 의대도 있지만 대부분의 의대는 Update 할 내용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입장이니 각 의대에 맞게 대처하면 된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통한 직접경험과 폭넓은 독서를 통한 간접경험을 두루 갖추는 것이 매사에 유익하다는 선인들의 지혜가 새삼 떠오른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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