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학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만들어 준 전통 깊은 의학교육의 산실인 Johns Hopkins 의대도 Tuition Free Medical School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 월요일인 2024년 7월 8일 쟌스 합킨스 대학의 총장은 의대생들 뿐이 아니라 학부생들과 다른 전공분야의 대학원생을 포함한 전교생들에게 본교 의대와 간호대 및 보건대학원에 재학 중인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면제해 주게 되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모든 언론은 그 소식을 동시에 보도하며 다시 한번 건강한 미국의 의대교육 시스템을 확인하며 기뻐했다.
이번 일이 가능하게 된 건 다른 의대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동문의 기부금 덕분이다. 쟌스 합킨스 대학 전기공학과를 1964년에 졸업한 Michael Bloomberg 라는 동문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쟌스 합킨스 대학의 여러 분야에 엄청난 액수의 기부를 해왔으며 그 영향으로 보건 대학원의 공식명칭은 그의 이름을 따서 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 라고 진작부터 불려왔다. 의학분야에 대한 관심을 항상 갖고 있던 그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의학계에 종사하는 의사, 간호사, 공중보건 전문가 및 기타 의료분야 관계자들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꼈고 능력 있는 학생들이 학비부담을 갖지 않고 의료분야에서 교육받고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선순환을 기대하며 지난 봄 아인쉬타인 의대가 받은 기부금과 같은 액수인 1 Billion Dollar(한화 약 1조 3천억원)의 기부금을 전달한 것이다. 너무나 반갑고 감사한 소식이지만 NYU의대나 Einstein 의대의 등록금 전액면제 장학제도와는 조금 다른 성격을 띄고 있으며 이 점이 더 매력적이다. 가정의 연소득이 30만불 미만인 모든 학생은 등록금 전액이 면제되며 그 중에 가정의 연소득이 $175,000 이하인 학생은 먹고 자는데 드는 생활비도 보조를 받게 된다. 이를 금전적 혜택으로 계산해 보면 NYU 의대생이나 Einstein 의대생과 비교해서 4년간 약 10만불을 더 지원받게 된다는 것이니 부모의 소득이 크지 않은 가정의 학생이라면 이제 합킨스 의대가 드림스쿨이 되는 게 합리적으로 보인다. 물론 UCLA 의대의 Geffen Scholarship의 경우가 이에 필적하는 좋은 장학제도로 등록금 면제와 생활비 제공은 갖지만 게펀 장학생에 선발된 약 25%의 UCLA 의대생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므로 이제 미국 의대들 중 가장 강력한 장학제도를 갖춘 의대는 합킨스 의대라고 해도 큰 문제는 없겠다.
그렇다면 연소득이 30만불이 넘는 가정의 학생은 합킨스 의대가 매력이 없는 선택이 될 수도 있어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이미 합킨스 의대를 비롯한 많은 명문의대들은 연소득이 40만불이 넘지 않는 가정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학비보조를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의대에 다니지 못하는 일은 없으니 합격만 하면 된다고 필자가 말해온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UCLA 의대의 게펀 장학금은 메릿 장학금이지만 그 외의 학생들도 각 가정의 재정상황에 따라 다양한 액수의 학비보조를 장학금 명목으로 제공받고 있으므로 유학생도 포함된 약 90%의 UCLA 의대생들은 장학금을 받으며 의대교육을 받고 있는 점도 참고할 사항이다. 마치 운동을 잘 하는 젊은이가 자신의 운동능력으로 프로팀에 스카웃 되어 가듯이 매력적인 프리메드 학생은 금전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며 의대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 건강한 사회의 모습이라고 믿는다. 물론 이러한 의대 학비면제의 배경에는 소외계층에게도 공평한 의료혜택이 주어지기를 기대하는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만 올 3월 중순에 아인쉬타인 의대가 등록금 면제혜택을 발표했을 때 실제로 NYU의대에서 학비면제를 받고 졸업한 의대생들이 어떤 분야의 레지던시에 지원했는지 분석하며 설명했던 필자의 칼럼 759편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하지만 많은 의대들의 학비면제라는 노력이 적어도 의대학비 융자금 때문에 필수의료분야에서 근무하기를 꺼려하는 의사를 한명이라도 줄여줄 것은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지난 칼럼에서 “등록금을 면제해 주는 의대가 생겨나면서 좋은 학생들을 뺏기지 않으려고 메릿 장학금을 제공하는 명문의대가 상당히 많아졌으니 사회에 헌신하는 의사가 양성될 기회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밝은 예상을 할 수 있다.” 라는 설명이 부끄럽지 않게 합킨스 의대도 학비면제 의대가 되었으니 내년에는 컬럼비아 의대가 될 지 스탠포드 의대가 될 지 아니면 메릿 장학금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하버드 의대까지 공식적으로 학비면제를 해주는 의대에 합류할 지 지켜볼 일이다. 이제 미국에서의 의대교육은 무상교육이 되어 가고 있다고 봐도 좋지만 아직은 매력적인 모습으로 준비된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이며 자신이 정말 의대에 진학하고 싶어서 프리메드 시절부터 본인에게 어울리는 활동을 해온 학생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아무리 경험 많은 필자라도 마지막 순간에 찾아와서 원서 작성을 도와달라는 학생을 장학금을 받으며 의대에 진학시키기는 어렵지만 대학 신입생때부터 시작하여 프리메드 시절의 대부분을 함께 하며 매 학기 무슨 수업을 들을 지도 고민하고 학기 중이나 방학을 이용해서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본인에게 최선일지를 숙고했던 학생이라면 장학금 받으며 의대에 진학시키는 일이 당연시 되고 있으니 각 가정에서도 남들이 다 하는 것 말고 자녀가 정말 원하는 방식으로 의대입시를 준비하라고 권해주면 좋겠다.
올 여름방학이 프리메드 학생으로서 자신만의 매력을 어떻게 갖출 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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