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부터 NYU 의대생들은 등록금을 내지 않고도 의대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엄청난 화제가 되었는데 2024년부터 등록금을 면제해 주는 또 하나의 의대가 생겼으니 뉴욕 브롱스에 위치한 아인쉬타인 의대이다. 2월 26일부터 약 일주일 간은 미국내 모든 뉴스에서 1 Billion Dollar(한화 약 1조 3천억원) 기부를 한 아인쉬타인 의대 교수의 이야기가 소개되었고 그 덕에 올해부터 아인쉬타인 의대생은 신입생부터 4학년 학생까지 모두 등록금을 내지 않고 의대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기에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큰 뉴스거리로 화제를 끌었다. 아름다운 뉴스가 맞고 미국이 완벽한 나라는 아니지만 의학교육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에 가까운 제도를 만들어가고 있으므로 오늘은 등록금이 면제된 의대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점들과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운 점들에 대해 모두 들여다 보기로 하자.

미국 의대들의 일년 등록금은 사립의대의 경우 5만불 후반에서 7만불 초반사이에 형성되어 있고 주립의대가 거주민 학생에게 받는 등록금은 약 2만불 중반에서 4만불 중반 사이에 형성되어 있으며 주립의대라고 거주민이 아닌 다른 주 거주민이나 유학생들에게는 사립의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등록금 구조로 되어있다 보니 4년간의 등록금을 면제해 준다는 건 현실적으로 이자 절약액을 포함하면 30만불에 가까운 금전적 이득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미국 의대 졸업생들 중 약 75%는 의대 재학시에 학자금 융자를 받아서 의대교육을 받았고 주립의대 졸업생들은 평균 $194,558의 채무를 지고 있으며 사립의대 졸업생들은 평균 $222,899의 융자금을 안고 의대를 졸업한다고 조사되어 있다. 실제로 2023년도 아인쉬타인 의대의 한해 등록금은 $61,600 이었으니 단순히 이 액수를 4년동안 지불한다고 계산해도 $246,400 이니 Ruth Gottesman 교수가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 놓고 1조원이 넘는 기부를 발표하며 더 이상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할 때 열광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가 단순히 등록금을 면제해 준다는 소식만 전하는 자리는 아니었고 더 이상 학비부담 때문에 의대교육을 못 받는 사회적 약자가 없어야 한다는 점과 금전적인 부담때문에 학생들이 의대를 졸업하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분야에서 활동하지 못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는 노교수의 바램이 전달되었다. 너무 멋진 바램이다. 하지만 학비를 면제해 주면 Ruth Gottesman 교수가 바라는 일이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라서 안타깝다. 그래서 이미 6년전에 비슷한 바램을 가졌던 NYU 의대가 보여주는 통계자료를 확인하며 예상해 보고자 한다.

NYU 의대가 등록금 면제를 시작했던 2018년도 의대입시에서는 흑인학생과 히스패닉 학생을 포함한 의학분야의 소수계 학생 혹은 사회적 약자 학생들의 지원은 두배 이상으로 증가했으나 실질적으로 2019년에서 2022년 사이에 NYU 의대 입학에 성공한 사회적 약자 학생들은 2017년도의 14%에서 11%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MCAT 성적으로 봐도 2017년 NYU 의대 신입생 최저 MCAT 성적은 506점이었으나 2022년 입시에서의 MCAT 최저점은 516점으로 10점이나 높아졌으니 구조적으로 유복한 가정의 학생들이 더 높은 성적을 받기에 유리하다는 MCAT 시험에서 사회적 약자인 학생들이 불리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과거에는 사회적 약자를 우대하는 정책의 혜택을 받기가 더 수월했겠으나 등록금 면제가 된 이후로는 사회적 신분상황에 무관하게 모든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아진 NYU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과거보다는 MCAT 성적을 10점은 높게 받아야 사회적 약자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너무나도 당연히 사회적 약자가 아닌 일반 학생이 MCAT 516을 받았다면 NYU 의대에 입학할 확률은 극히 낮을 것이니 그나마도 의학분야의 소수계 학생으로 분류된 학생들이 유리한 것은 아직도 사실이고 대부분의 한인학생들은 역차별에 가까운 더 힘든 경쟁을 이겨내야만 하겠다.

입학은 그렇다 치고 등록금을 면제받고 의대교육을 받은 NYU 의대졸업생들은 과연 미국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분야에서 의사로 활동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등록금을 면제받기 시작했던 2018년도 입학생들 중에는 단 한 명의 졸업생도 Family Medicine 분야로 진출하지 않았고 그 다음해인 2019년도에 입학했던 학생들 중 3명만이 Family Medicine 분야로 진출했다. 소아과에 매칭된 졸업생들은 2022년에 10명이었으나 2023년에는 더 줄어서 6명 뿐이었으니 금전적 부담이 없이 의대를 졸업하면 기피분야에서 활동하는 의사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란 바램은 아직은 현실적이지 않아 보인다. 희망이 없지는 않다. 왜냐하면 2018년도에 NYU에 입학한 학생들은 하버드 의대 외에는 거의 모든 의대에 합격했던 학생들이었거나 하버드 의대조차도 버리고 등록금 면제 혜택을 받고자 NYU 의대를 택했던 학생들이니 금전적인 요소가 상대적으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고 당분간도 아마 그런 학생들이 NYU나 아인쉬타인 의대를 택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자면 다른 명문 의대들도 강력한 메릿 장학금 제도를 선보이고 있으므로 매력적인 의대생의 모습을 갖춘 학생들은 NYU뿐만이 아니라 다른 명문의대에도 진학하여 금전적 부담이 없는 상태로 의대를 졸업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헌신을 하며 살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물론 의사가 금전적 혜택을 더 많이 기대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을 한다고 비난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미국의대를 졸업하는 학생들 중에는 프리메드 시절부터 이어오던 다양한 봉사활동을 의대시절에도 이어와서 레지던시 매칭을 위한 인터뷰에서 그런 점들에 대해 칭찬을 받으며 원하는 프로그램에 매칭되는 학생들이 매우 많다는 점이 바로 긍정적인 희망을 갖게 만드는 요소이다. 그러므로 등록금을 면제해 주는 의대가 생겨나면서 좋은 학생들을 뺏기지 않으려고 메릿 장학금을 제공하는 명문의대가 상당히 많아졌으니 사회에 헌신하는 의사가 양성될 기회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밝은 예상을 할 수 있다. NYU 의대도 Long Island 캠퍼스를 따로 만들어서 3년만에 졸업하여 Primary Care 분야에서 활동할 의대 졸업생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그들도 학비면제혜택을 받고 있으니 이 또한 관심을 갖고 지켜볼 상황이다.

존경받는 의사는 의대교육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가정교육으로만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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