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의대에 합격한 가정이라면 집안의 경사에 온가족이 함께 기뻐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부모의 입에서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표현이 자주 나올 정도로 감사하고 흥분되는 일이 맞으니 해당 의대를 방문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의대에서도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방식이 의대별로 다를 수 있으니 미리 알고 준비하면 도움이 되겠다.
의대가 신입생들을 맞으며 준비하는 커다란 세가지 행사는 Second Look Weekend, Orientation, 그리고 White Coat Ceremony가 있는데 이중 Orientation은 신입생들이 실제로 수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학교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으로 준비했으며 체육대회까지 병행하는 학교들이 많은 온전히 학생들 만을 위한 행사이다. 또한 자녀들이 SLW 혹은 SLD로 지칭하는 Second Look Weekend 혹은 Second Look Day는 원래는 합격한 학생들에게 해당 의대를 홍보하여 합격한 여러 의대들 중에 해당 의대에 진학하기를 독려하는 목적이므로 전통적으로 학생들 만을 위한 행사였으나 일부 의대에서는 가족들까지 초청하여 온 가족이 해당 의대를 알아가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어쩌면 조만간 자녀가 합격한 의대에 공식적으로 방문할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 끝으로 White Coat Ceremony는 당연히 가족들이 참석해 축하해 주는 자리이며 의대 교수들이 신입생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적힌 흰 가운을 직접 입혀주는 말 그대로 세레모니이며 미국의 교육제도에서 한국의 입학식과 가장 유사한 행사로 볼 수 있다. 하버드 의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의대에서는 7월말이나 8월초에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바로 수업을 시작하는 시기에 입학식을 겸한 White Coat Ceremony를 거행하지만 브라운 의대를 비롯한 일부의 의대들은 첫 학기가 끝날 시기에 이 White Coat Ceremony를 거행하며 이 행사는 가족들이 반드시 초대받는 행사이므로 자녀가 굳이 숨기지 않는 한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 주면 되겠다.
앞에서 언급한 세가지 행사들 중 가장 애매한 행사가 Second Look Day / Second Look Weekend 이다. 원래 이 행사는 의대 입시 사이클이 종료되기 이전인 3월과 4월에 주로 열리는데 가장 많은 학교들이 4월 초순의 주말에 합격생들을 초대해서 해당 의대의 장점을 소개하고 교수진 및 재학생들과 충분히 대화를 나눌 기회를 제공하여 해당 의대에 진학시키고자 마련한 자리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비행기표를 제공하고 평균 체류기간인 2박 3일간 숙식도 챙겨주는 것이 일상적이니 부모나 배우자 등 합격생의 가족이 참여하는 행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설 의대들 중 Virginia Tech 의대처럼 가족들도 모두 초대하는 의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VTC Acceptance Weekend 라는 행사명으로 불리우는 버지니아텍 의대의 Second Look Weekend는 3월말에 이틀에 걸쳐 학생들 뿐만이 아니라 그 가족들도 초대해서 의대 탐방, 병원 탐방, 로녹이라는 도시 탐방 및 재학생들 과의 대담 등을 통해 합격생 및 그 가족들이 조금은 생소한 버지니아텍 및 로녹이란 도시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최종적으로 VTC 의대에 입학하기를 독려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4월 첫 주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사흘간 학생들 만을 대상으로 Revisit 이란 명칭의 Second Look Days를 열어 교내에서 재학 중에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과 향후 의대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하버드 의대와는 사뭇 다르다. 4월초에 하루동안 합격생들을 초대해 “Build and Belong Dinner”라는 멋진 만찬을 베풀며 다양한 학교 소개를 하는 죠지타운 의대와 같은 학교들도 제법 많고 밴더빌트 의대처럼 4월 중순에 Second Look Weekend를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진행하는 학교도 있듯이 Second Look Day 혹은 Second Look Weekend 행사는 각 의대마다 부르는 명칭도 다르고 기간도 다르며 프로그램의 내용도 차이가 있듯 부모나 가족의 참여 가능성 여부도 각기 다르니 이 부분을 자녀들과 대화를 통해 정확히 파악해야 하겠다. 특히 팬데믹 기간동안 언라인으로 이루어지던 이 행사가 올해는 대부분의 의대에서 직접 학생들을 초대해 진행할 예정이니 참고하자.
기왕 자녀들과 SLW에 대해 대화를 나눌 때는 부모가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는 합격한 여러 의대들 중에 어느 의대의 SLW에 참여할 것인지와 다녀온 후에 느낀 각 의대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4월말까지 진학할 의대를 결정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하겠다. 부모가 자녀의 의대에 방문하여 입학을 축하해 주며 함께 추억에 길이 남을 사진도 찍을 기회는 White Coat Ceremony 라는 행사가 모든 의대에 준비되어 있으니 이번 봄에 자녀가 합격한 의대에 함께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너무 섭섭해 할 필요는 전혀 없다. 또한 아직 기쁜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가정 중에는 5월 혹은 그 이전이라도 대기자 명단에서 풀릴 가정이 제법 많이 있을 테니 많이 힘들더라도 조금만 그 간절함을 간직하며 지내야 하겠다.
자녀를 의대에 진학시킨 부모라면 당연히 함께 그 기쁨과 감격을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으니 White Coat Ceremony는 반드시 참여하여 자녀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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