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결혼을 하면 공부하는 시간이 제한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보니 학교 중에도 공부를 가장 많이 해야만 하는 의대에 다니는 학생이 결혼을 한 상태라면 제대로 학교생활을 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어떤 학생들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기 때문에 결혼한 상태가 공부하기 더 좋다는 의견을 내기도 하므로 단적으로 유불리를 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 및 주변에서 취합한 정보들을 토대로 결혼한 의대생의 성공적인 의대교육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 중 거의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의대생 시절이나 레지던시 시절에 배우자를 만났는데 그 상대가 같은 의대 학생이거나 같은 병원 레지던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의대생 시절이나 레지던시 시절에 만난 상대가 아니고 프리메드 시절에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을 한 여학생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오히려 남학생들에게서 더 자주 보는 현상이다. 오늘은 의대 시절에 결혼한 학생들의 경우에만 국한시켜 소개하고자 하는데 우리 한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30~40년전 보다는 요즘 더 흔히 보는 현상이지만 타민족 학생들의 경우에는 30~40년전에도 흔히 있던 현상이라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고 오히려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재 부모세대의 한인 의대생들이 학생이던 30~40년 전에는 의대생 남학생이 의대생이 아닌 아내를 맞아 의대생활을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주된 현상이었다면 현재 우리 한인 의대생들은 부부 의대생으로 살아가는 일이 더 보편화된 현상이라는 것인데 이에 대한 자세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필자가 지도하여 의대에 진학시킨 수많은 한인 학생들의 추세를 토대로 전달하고 있으니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경향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추세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가정내에서의 역할 분담이 여학생들에게 조금 공평해져 가고 있으므로 가능해 보인다. 30~40년전만 해도 가정내 역할 분담 중 육아나 가사일은 주로 여성들이 전담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했으므로 그 시절의 많은 여성 전문가들이 출산, 육아 및 가사의 부담에 정말 말도 안되게 엄청난 양의 의무를 이행했지만 이제 세상이 조금은 바뀌어서 가사분담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보니 의대생 부부도 큰 부담 없이 공부 열심히 하며 의대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본다.
의대생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며 성공적인 의대교육을 받을 수 있는 조건에는 앞에서 언급한 배우자와의 현실적인 가사분담이 최우선이라고 믿지만 현실적인 조건이 동반되는 듯 싶다. 이 또한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의 경우와 함께 학부모들 중에서 부부가 의사인 경우에 그들이 나눠준 경험담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인데 가까이에서 지내며 도움을 주는 부모의 존재라고 보인다. 더 많은 경우에 여학생의 부모가 가까이 있었을 때 성공적인 의대생 부부로 지낼 수 있어 보이지만 남학생의 부모가 옆에 있는 경우도 미국에서는 보기 어렵지 않다. 특히 출산까지 하는 경우에는 부모의 도움없이 의대생활을 하기 매우 힘들어 보이니 만일 의대에 진학한 자녀가 가정을 이루려 한다면 현실적으로 부모가 얼마나 시간을 내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기를 권한다. 물론 자녀의 일이라면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가 충만한 우리 한인 부모들이라면 없는 시간도 쪼개 내며 어떤 경우라도 도움을 주겠지만 의대생 자녀가 결혼을 한다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벌어질 일이니 미리 알고 대처하기 바란다.
오늘 필자가 하는 얘기를 뒷받침 하듯 올해 의대 졸업생들 중에 매우 유명해진 Sarah Merrill 이란 여학생이 있다. 여학생이라는 분류는 맞지만 통상적인 연령대의 여학생은 아니었던 이 메이요 의대를 올 5월에 졸업한 학생은 다트머스 대학 졸업반 시절에 결혼을 하여 12년간 9명의 자녀를 출산했고 막내가 4살이던 4년전에 의대에 입학한 만학도 중에도 특이한 경우에 해당하는 의대생이었다. 그렇다고 의대생활을 얼렁뚱땅하여 졸업만 한 것은 절대로 아니고 Neurosurgery Residency에 매칭된 의대생이니 의대생 중에도 최상위권의 성적과 업적을 유지하며 의대생활을 해왔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었다. 대학을 졸업한지 16년쯤 지나서도 최고 명문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신경외과 전공의로 매칭되며 의대를 졸업하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으므로 많은 매스컴에서 그녀를 인터뷰했는데 그녀의 답변이 매우 현실적이다. 어떻게 그 힘들다는 의대생활과 가정을 꾸리는 일을 병행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It has been a team effort” 라고 답을 한 그녀는 그 팀원으로 “my husband, my mom, and older kids”를 꼽았으니 온 가족이 힘을 합쳐 그녀의 의대생활을 도왔기에 이 엄청난 일이 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결혼한 의대생의 성공적인 의대생활도 사실은 다른 성공적인 결혼생활의 조건과 다르지 않은데 이는 바로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격려하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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