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대나 치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원서를 작성할 때 그동안 해온 봉사나 연구 등의 특별활동에 관한 세부사항을 적으며 고민에 빠지곤 하는데 그중 대부분은 정확한 시간을 계산할 근거가 없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에서 의학전문대학원 등의 입시에 임하는 학생들은 특별활동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므로 본인이 시간을 일일이 따져가며 계산하여 기입하는 수고는 피할 수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의대나 치대에 지원할 때는 어떤 증빙과정을 거치며 어떤 증빙서류를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알아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 의대/치대 입시에서는 학생의 특별활동에 대해 어떠한 증빙서류도 요구되지 않으므로 특정 특별활동에 대해 증빙서류를 물리적으로 제출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확인과정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니 착오가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한국 의전원 입시에서 요구하듯 정해진 증빙서류를 제출하라는 요구도 없고 실제로 아무도 제출하지 않는다. 아니 근본적으로 대학생들이 어느 기관에서 봉사를 하고나서 몇 시간을 봉사에 참여했다고 증명을 해주는 시스템이 미국에는 없다고 봐도 좋다. 일부 병원은 봉사 시작 시간과 마감 시간을 웹사이트에서 표시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걸로 증명서를 발급해주는 일은 생각도 하지 않는 영역이다. 하지만 만일 어떤 의대나 기관에서 특정 학생의 봉사경력에 대해 문의를 해온다면 그에 대한 답변은 해주고 있으니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의대나 치대 원서에 기입해서는 당연히 안되겠다. 한국의 입시제도가 더 좋은지 아니면 미국의 입시제도가 더 좋은지를 비교할 필요는 전혀 없다. 미리 요구하는 제도와 문제가 있을 때 확인하는 제도의 차이점일 뿐이다. 그 결론은 한국 의전원 입시 원서에 정확히 표현되어 있는데 이 문구가 주는 의미는 미국 입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니 정확히 짚고 가기 위해 소개한다.
“확인 서약: 본인은 자기소개서 작성 및 증빙서류 제출 관련 유의사항을 모두 숙지하였으며, 심사과정에서 위 사항을 위반하는 사항이 발견되는 경우 합격취소, 입학취소, 탈락 등의 조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증빙서류가 필요한 영역은 봉사활동내역, 교내활동내역, 사회활동내역 및 연구활동으로 나뉘어져 있으므로 미국에서 의대나 치대에 제출하는 원서에 적는 내용과 동일하다. 자신이 자신의 원서에 기재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는 점과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재했다면 추후에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관한 표현이 미국 치대입시 원서에 이해하기 쉽게 표기되어 있으므로 함께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You acknowledge that (i)misrepresenting information, (ii)omitting information in such a way as to make a statement false, erroneous, or misleading, or (iii)providing false, erroneous, or misleading information in the application and admissions process may jeopardize your application or result in other actions by a school.” 이는 Conduct Guideline 중에 발췌한 일부 내용이며 요약하자면 지원자가 옳지 않은 정보를 제공할 경우에 학교에 의해 어떤 조치가 내려져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니 증빙서류를 미리 제출하라는 한국의 입시와 마찬가지로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미국의 입시에서도 사실이 아닌 내용을 원서에 적어 낸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감수해야만 한다. 실제로 학생의 원서를 접수 받은 의대에서 그 학생이 2년간 근무했다는 연구소에 전화를 걸어 책임연구교수와 그 학생의 연구참여에 관한 내용을 확인한 적도 본적이 있고, 한 학생이 3년간 봉사 했던 병원에 전화를 해서 그 학생의 봉사참여에 대한 세부사항에 대해 질문을 한 적도 경험했으니 미국이라고 해서 아무런 확인절차도 없이 학생들의 주장을 100% 신뢰한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12년전 대학입시에서 U Penn 이란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했던 학생들 중 수십명이 합격취소가 된 일이 있었는데 다른 해에도 그런 일은 있어왔지만 그 해가 특별히 더 많은 학생들이 연구되었던 사건이었다. 봉사에 참여했다고 원서에 적혀 있는 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한 결과였고 미국에서 대학입시를 경험했고 대학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의대 등의 대학원 입시에서 그런 시도를 안 하게끔 정신교육이 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신뢰하지 못해서 확인전화를 하는 것만은 아니고 그 학생이 매력적이라 장학금을 주고자 하는 경우에도 좀더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연락을 취하는 일도 일반적이니 참고하자. 기본적으로는 학생이 하는 말을 믿어주는 것이 일반적인 미국의 입시문화이지만 필요한 경우에 확인을 거치는 것도 당연히 이루어지고 있으니 강제성을 띄고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잘못된 선택을 해서는 안되겠다. 게다가 원서에 기재한 활동내역에 관한 확실하고 실질적인 검증은 바로 인터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러 검증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학생의 활동에 관심을 보이며 궁금해서 질문하는 과정이 당연히 인터뷰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답변이 글로 적은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그 학생은 절대 합격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활동이든 10시간 참여한 학생과 100시간 참여한 학생, 혹은 1,000 시간 참여한 학생은 모두 다른 깊이의 경험담을 얘기할 것이고 이런 감흥이 인터뷰를 통해 제대로 전달되어질 때 그 학생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므로 미국 의대와 치대 입시에서 인터뷰 없이 합격하는 학생은 전무하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가장 떳떳해야 할 상대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미국 교육정책의 핵심사항인 신사규정(Gentleman Rule) 때문에 미국 의대입시에서 증빙서류 제출은 요구되어지지 않고 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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