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이클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고대하는 소식을 듣지 못한 가정에서는 5월 중순이 되어버린 이 순간이 가장 긴장되고 간절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가다듬어야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겠기에 냉정한 조언을 하고자 하니 아쉽더라도 현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
5월 2일에 모든 의대 합격생들은 자신이 진학할 한 학교를 선정했으므로 여러 곳에 합격했던 학생들이 놓아버린 자리들이 대거 발생했고 각 의대는 5월 3일부터 대기자 중에서 매력적인 학생들에게 추가로 합격소식을 전하며 일주일내에 결정을 내려서 알려 달라고 했다. 즉, 5월 9일에 학교들은 추가로 합격시킨 학생들 중에 누가 오고 누가 오지 않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5월 10일 혹은 그 며칠 전이더라도 또 다른 대기자 학생들에게 추가합격 소식을 전하며 진학할 의사를 타진했다. 이 두번의 과정에서 상위권 의대의 여유분 자리는 모두 차는 것이 일반적이만 하위권 의대에서는 오히려 이 여파로 여유분 자리가 5월 중순에 추가로 발생하고 그 자리를 모두 채우는 시간이 약 2주 더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늦어도 5월말이면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모든 의대는 올 여름에 입학할 신입생 모집을 종료하게 된다. 그러므로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이 언제까지 추가합격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5월말까지 기다려도 좋다지만 만일 해당 학교가 상위권 의대라면 5월 중순만 되어도 다음 단계를 밟는 것을 권한다. 물론 8월 첫 주에 추가 합격했던 학생도 있긴 하지만 절대로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므로 그걸 기대하며 아무 것도 안 하는 학생이 있을까 우려되어 아예 그런 일은 없다고 알고 있기를 권한다.
그렇다면 올바른 다음 단계는 과연 어떤 것일까? 이는 학생의 현재 상태와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는 5월 31일에 열리는 내년 의대 신입생 선발과정에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차분히 부족한 부분을 일년간 더 준비해서 내년 이맘때 지원하기로 마음먹을지를 먼저 결정해야 하겠다. 의대 입시에 재도전 하는 것도 마음이 좋지 않은데 당장 다시 도전해서 일년 후에 의대에 입학하는 것도 아니고 내년에 도전해서 이년 후에 의대에 입학한다고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고 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올 입시에서 너무 절망적인 결과를 받아 들었다면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고 실행에 옮긴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만 재도전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년 이맘때 필자를 만나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본인이 왜 의대 입시에서 실패했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 부분에 대한 냉정한 지적을 아끼지 않는다. 듣기 민망할 수도 있고 마음의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비용을 지불하고 전문가를 만나서 문제점도 제대로 찾지 못한다면 그 학생은 다음 기회조차 없게 되므로 가능한 더 냉정하고 차가운 분석을 해서 알려주고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친 다음에 각기 학생마다 다른 자신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예상하고 나야만 바로 다음 사이클에 다시 도전을 할지 아니면 일년 혹은 그 이상 더 시간을 투자해야만 문제가 해결되어 의대에 지원하는 행위가 의미가 있어지는지 판단할 수 있으니 5월 중순이 된 이 시점에서 가장 올바른 다음 단계는 문제점 파악이다.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야 해결에 소요되는 시간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는데 목표를 수정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재도전이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의료분야 전문가가 꼭 Medical Doctor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필자는 개인적으로 목표를 세웠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간혹 정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자 하는 학생도 있을 수 있기에 사족을 달고 있다. 그 중 영어실력이 증진되지 않는 학생들이 가장 문제적 학생이다. 과학과목이 약해서 시간을 투자했는데도 과학실력이 증진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예로 들지도 않고 있지만 만일 과학때문에 고생하는 학생이 있다면 개인지도라도 받으면 아무리 길어도 일년내에 해결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영어 독해력 증진은 좋은 선생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좋은 선생이 아무리 옆에서 챙겨줘도 그 실력이 늘지 않는 학생도 존재하므로 이런 경우는 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라도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면 궁극적으로는 해결되겠지만 몇 년간 영어실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계속 의대 진학을 도모할 만큼 마음이 단단한 학생은 매우 드물기에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제안을 하는 것이다.
MD School 보다는 DO School에 진학하는 것이 더 수월하고 그 보다 더 수월한 것은 Dental School 진학일 수도 있다. 물론 Dental School 중에 명문 치대는 진학하기 매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는 MD School 이나 DO School에 진학하는 것보다는 쉽다는 의미이니 오해없이 듣기 바란다. 치의학에 관심이 없다면 청력의학 전문의(Audiologist), 발의학 전문의(Podiatrist), 척추 전문의(chiropractor), 검안 전문의(Optometrist) 혹은 Physical Therapist 등의 다양한 전문가 집단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보기를 권한다. 앞에서 언급한 모든 분야가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해당분야에서 전문가로 살아갈 수 있는 분야들이니 이 또한 아무나 원한다고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아니지만 의대 진학을 준비하던 학생이라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능력의 한계 때문에 불행해지지 말고 목표를 수정하여 만족하며 사는 것도 행복해지는 방법일 수 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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