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 의대에 입학할 신입생을 선발하는 과정이 거의 마무리 되어 가는 이 시점에는 주변에 공부 잘 한다고 알려진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지 못하고 몇 년째 고생하고 있다는 얘기가 주된 가십거리가 되곤 한다. 그러다 보니 과연 대학에서 얼마나 학점관리를 잘 해야 의대에 성공적으로 진학할 수 있는지에 대해 “내가 아는 어떤 집 아이는…”이라는 토를 달며 별별 근거 없는 얘기들이 난무하기에 각 가정에서 확실한 기준을 알고 대처하는 것을 돕기 위해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도록 하겠다.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려고 여러 자료를 검토하던 중에 기왕이면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아이비 리그 대학을 비롯한 명문대학 학생들의 얘기 보다는 고교시절에 굳이 최상위권에 속하지는 않았으나 성실히 공부하던 학생들의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자료를 살펴 보기로 한다. 이 외에도 여러 이유로 오늘 소개할 데이터는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출신 학생들 중 의대에 성공적으로 진학한 학생들에 관한 것이다. 일단 UT Austin은 명문 주립대학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2020년 기준으로 이 대학 입학성공률이 32%나 달하니 5%에 불과한 하버드 대학은 차치하고 14%에 머무르는 UCLA 입학 성공률과도 제법 차이가 있는 그나마 입학이 그리 힘들지 않은 명문대학이다. 참고로 텍사스 내의 또 다른 명문 주립대학인 Texas A&M University는 입학성공률이 63%에 달하니 의대 진학에 대한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너무 변수가 많기에 UT Austin의 자료를 활용하기로 정했다.
학부생이 약 4만명에 달하는 UT Austin은 필자가 아는 한은 미국내에서 가장 많은 학부생이 재학 중인 대학이고 그 의미는 프리메드 생활을 하기에 가장 안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대학이라는 것이다. 학생수가 많다고 잘 알려진 UCLA나 UC Berkeley도 학부생 숫자가 3만 천명 수준이니 UT Austin에서는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프리메드 수업을 듣고자 경쟁을 할 것이며 추천서를 확보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할지 생각만 해도 안타깝다. 하지만 일단 성공적으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다른 그 어떤 대학의 졸업생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의대 진학 성공률을 보이고 있으니 고진감래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UT Austin 출신 학생들 중에 2020년 여름에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 2019년 봄에 의대에 지원한 학생은 858명인데 이들의 평균 학점은 3.7점이었고 평균 MCAT 성적은 509점이었다. 이들 중 390명이 의대에 합격했는데 이 합격한 학생들의 평균 학점은 3.8점이었고 평균 MCAT 성적은 511점이었다. 이 데이터만 보면 3.8/511 이면 의대에 합격하기 안전한 성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평균 성적이니 이보다 못한 학생들 중에도 합격한 학생이 있다는 얘기로 생각하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자료는 텍사스 주의 주립대학 학생들의 성적이고 텍사스라는 주는 많은 주립의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적인 의대입시 플랫폼도 갖고 있고 다른 주 거주민 학생들에게 가장 배타적인 주립의대 입시 정책을 활용하고 있으니 주로 텍사스 주립의대에 진학한 UT Austin 학생들의 자료를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다른 어떤 대학 출신들보다 유리한 의대입시를 치룬 학생들이란 얘기이다. 그렇다면 3.8이란 학점이 일반적으로 의대에 진학하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UT Austin에서 3.8이란 학점을 받는 것은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 3.8을 받는 것보다는 수월하기 때문에 의대 지원생 전체를 놓고 보면 3.8점이란 학점의 무게감은 훨씬 더 무겁기에 3.8로 의대에 가는 것이 일반적으로는 가능한 얘기가 된다. 이를 뒷받침 하는 근거로 UT Austin에서의 3.8이란 평균학점이 보이는 평균 MCAT 성적이 511점이란 점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명문대에서 3.8점인 학생이라면 MCAT 성적은 516점은 무난하게 받을 것이니 이게 바로 대학별 학습능력의 차이이고 동양계 학생들을 따로 분석하면 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UT Austin의 자료에서 우리가 느껴야 할 점은 그 어떤 의대도 3.8점이 안되는 대학 학점으로 진학하기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출신대학에 따라 3.8이 조금 안되더라도 높은 MCAT 성적을 확보한다면 의대 진학이 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격차가 0.05 포인트 수준이므로 3.75를 의미하는 것이지 3.5도 가능하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다. 단, 이 기준은 성적만을 놓고 말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자. 하버드 4.0도 의대에 다 떨어지기도 하지만 UC Berkeley 3.2도 중위권 의대에 진학하기도 하니 학점만으로 의대 진학에 대한 예단을 하는 것은 의대 진학 실패의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학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긴 시간동안 증명해 보여야 하는 것이다. 또한 그 확신이 어떤 비젼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왔다는 것을 시간 할애를 통하고 좋은 글로 표현하며 명확한 말로 표현해야만 한다.
3.8이란 학점은 높고 좋은 학점이므로 의대에 합격할 확률이 높은 성적이긴 하지만 의대에 데려다 주는 보증수표는 절대로 아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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