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A_659

얼마전 한 유학생과 나눈 이메일 대화가 아직도 뇌리에 애잔하게 남아 있어 유사한 상황에 처한 가정들에 소개하고자 한다. 스스로를 “가난한 유학생”이라고 소개한 이 학생에게서 몇 년이 지난 후라도 감사 인사를 받게 되기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므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조치는 취했으나 최대한 원문에 가까운 내용을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최근에 남 경윤 멘토님이 GPA에 올리신 글들을 보면서 의대에 희망을 가지면서도 현실적인 가족 관련 문제와 재정 등의 문제들 때문에 절망에 빠지며 고민하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 저는 현재 미국 대학교에서 생물학 전공을 하고 있고 GPA는 3.93 유지 중이며, 대학 Dean’s list에도 올라가 있습니다. 사실 MCAT고득점과 GPA 유지는 노력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유학생이라는 신분이 의대를 갈 수 있는 길을 아주 많이 좁히더라고요. 시민권도 없고 영주권도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 어쩌다 의대에서 합격 통보를 받더라도 전액장학금을 주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한숨만 나오는 학비 때문에 또 그 길이 좁아지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가난한 학생들은 의대를 아예 포기하는게 맞을까요?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교는 학비 안 내고 다닐 정도의 장학금을 줘서 생활비 정도만 내고 다니고 있습니다. 가능성이 높다면 치대, 약대까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대를 아예 포기하는게 맞냐는 질문에 책임질 수 있는 답을 해야 했기에 잠시 고민했지만 평상시와 다름없이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단순하고 명쾌한 결론을 내리고 다음과 같은 답글을 보냈다.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 자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소식을 전하네. 돈이 없어서 의대를 못 다니는 일은 아마 없을 거야. 그러니 자네 말대로 GPA 유지와 높은 MCAT 성적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래. 물론 성적 외에도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도 잘 알 테니 봉사나 리서치 등을 통해서도 자네가 왜 미국에서 의대에 가고자 하는지를 정확히 의대에 보여줘야 할거야. 일단 합격하고 나면 의대가 나서서 장학금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학교 자체의 융자 프로그램을 활용하게 선처를 베푸는 곳도 있을 거야. 그런 혜택을 못 받는 경우라면 Discover 와 같은 금융기관에서 융자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해. Discover는 연대보증인을 요구하지만 그렇지 않은 융자 상품도 있으니 발품을 팔아서 더 이로운 융자 상품을 찾아서 활용하면 될 거야. 물론 제일 좋은 건 자네가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서 UCLA 처럼 일년에 약 5명 정도의 유학생들을 선발하는 유학생 친화적인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지. 유학생들도 Geffern Scholar로 선발될 문은 열려 있으니 여기에 선발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학비, 생활비, 책값 및 실습비 까지 모두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해. 스탠포드나 하버드 의대에도 유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가 존재하지만 UCLA 의대보다 더 높은 목표를 세우는 건 너무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가 될 수 있어서 나중에 언급 했어.  실제로 내가 지도한 유학생 중에 앞에서 언급한 3 학교에 장학금 받으며 진학한 경우들이 있으니 불가능한 일은 아니란다. 또한 치대에 진학하는 건 의대에 진학하는 것보다는 수월 하므로 지금 성적이면 유학생이더라도 명문 치대에 장학금 받으며 진학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치대 장학금은 액수가 의대만큼 크지 않으니 이 점도 참고하기 바래. 내가 지도해서 올해 치대에 진학하는 학생 중에는 합격한 모든 치대에게서 연 만불 씩 총 4만불 오퍼를 받은 학생도 있고 역대 가장 큰 장학금은 연 4만불이었단다. 혼자 준비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믿으니 나중에 꼭 좋은 소식 만들어서 연락 다오. 도움이 되었기 바란다.”

위의 내용에서 언급했듯이 유학생에게 학비 융자를 제공하는 금융 기관은 제법 많이 있지만 연대 보증인을 요구하거나 아니면 제법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의대를 마치고 나면 학비 융자를 갚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회를 주는 그런 융자 기관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고 믿는다. 학비 융자 뿐 아니라 집을 살 때도 크레딧을 쌓지 못한 상태에서 집을 사려면 남들보다 높은 이자율을 감당하며 집을 사는 것이 신용사회의 정상적인 모습이니 조금 높은 학비 융자 이자율을 너무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학생이 보내온 마지막 답글은 “감사합니다.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좋은 결과 얻어내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였고 아마 앞으로 몇년간 그 감사 연락을 고대하며 지낼 것 같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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