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입시 결과가 나왔나 보다. 어떤 대학을 선택해야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원하는 의대에 진학할 수 있냐는 질문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으므로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올해는 의대 진학이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 실용적이긴 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는 발상을 하는 학부모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기에 이 주제를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올해 들어 특히 많은 가정에서 궁금해 하는 내용은 집 근처 주립대학에서 조금은 편하게 공부하고 의대에 진학하는 방법과 명문대학에 진학하여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의대에 진학하는 방법 중 어떤 것이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 되겠냐는 점이다. 아무래도 집 근처 주립대학이 학점 관리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프리메드 어드바이징을 비롯해서 학교측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단점이 공존하리라는 우려를 떨쳐내기 쉽지 않은 듯 싶다. 아울러 많은 가정의 경우 거주하는 주의 주립대학에 진학할 경우 명문 사립대학에 진학하는 경우에 비해 학비 부담도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의대에 진학만 할 수 있다면 주립대학에 진학하는 선택이 모든 면에서 나아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듯 싶다. 필자도 이 생각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이러한 전략에 학부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변수를 알리고자 한다. 한 학생이 아이비리그 대학에도 합격했고 거주하는 주의 주립대학에도 합격한 상황이라 학비도 절약하고 공부도 편하게 하고자 주립대학에 진학했다면 이 학생은 고교시절에 이미 뛰어난 학습능력을 겸비하고 있었으므로 주립대학에서 완벽한 학점을 취득하는 것은 물론이고 MCAT 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쉽다고 생각해서 노력을 게을리 해 4.0 학점은 고사하고 3.7 학점도 가까스로 유지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게다가 높은 학점을 유지한 경우에도 MCAT 고득점을 받을 확률은 그리 크지 않다. 학교마다 수업의 깊이가 다르다 보니 입학이 수월한 대학의 수업은 입학이 어려운 대학의 수업보다 내용면에서 덜 충실할 수도 있는데 그 영향이 그 대학 학생들의 평균 MCAT 성적으로 나타나곤 한다. 주립대학에서 4.0 학점을 받은 학생들 중에도 MCAT 성적이 상위 10% 내에 들지 못하는 학생이 제법 많지만 명문대학 학생들의 경우에는 평균 MCAT 성적이 상위 10% 내에 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명문대학이란 상위 10위권에 든다는 대학들을 의미한다. 주립대학도 학교 나름이며 UC Berkeley, UCLA, UVA, UMich와 같은 주립대학은 왠만한 사립명문대학보다 학점 관리가 더 어려우니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가정이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다. 명문 주립대학에서 4.0 학점을 유지한 학생은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이므로 MCAT 에서도 고득점을 할 수 있지만 MCAT은 상대평가로 성적이 나오니 상위 10위권 대학에서 4.0 학점을 유지한 학생보다 시험을 잘 볼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가정하에 시험준비를 더 철저히 하지 않으면 결국 여러 번의 MCAT을 봐야 원하는 성적을 받곤 한다. 여기서 핵심사항은 여러 번 보더라도 원하는 성적을 결국 받을 수 있는 학생이 주립대학 졸업생 중에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명문 대학에 진학하면 학점 관리가 너무 어려워서 오히려 의대 진학에 불리하지 않냐는 걱정도 충분히 이해된다. 올해 의대 입시에서 상위 10위권 의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진학하는 학생 중에는 대학 학점이 3.6인 학생도 있다. 이 학생이 비단 하버드 대학을 다녔으므로 3.6 학점으로 그런 쾌거를 이뤄낸 건 아니고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필자와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릴 대학생활을 설계했고 중간중간 상황에 맞춰 필요한 수정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첫번째 본 MCAT 에서 상위 1%에 드는 성적을 받아서 MCAT 준비에 큰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다른 활동들에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을 수 있었던 점도 성공요인 중 하나이다. 반면에 하버드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필자와 함께 대학생활을 설계한 학생들 중에도 영어 독해력이 뛰어나지 못한 학생들은 너무나도 힘든 대학시절을 거쳐 간신히 의대에 진학하곤 한다. 하버드 학생이 영어 독해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하버드 대학생들 간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처지는 학생은 당연히 있기 마련이다. 많은 하버드 대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니 그들만의 고충이 너무 안스럽다. 하지만 그들만이 누리는 그 많은 혜택을 감안한다면 위험을 감수하고도 꼭 진학해서 도전해볼 가치가 충분한 대학들이 바로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대학들이다. 믿지 어렵겠지만 하버드, 프린스턴, MIT 대학을 3.8대의 학점으로 졸업했더라도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게 지도하여 하버드 의대에 진학시킨 학생이 제법 많다.
그렇다면 쉽게 돌아가는 길을 택하는 것과 어려운 도전을 하는 것 중에 어떤 선택이 더 좋은 선택일까? 답은 학생의 마음에 달려있고 부모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그 도전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학생이라면 그 끝에는 어떤 형태로든 큰 성취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만일 집 가까이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대학생활을 하기 원하는 학생이라면 이미 인생의 핵심을 알아채고 가족과 가까이 머물며 큰 우여곡절 없이 삶을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본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면 버려야 하는 것도 쉽게 알아 차릴 수 있다.
주립대학에서 조금이나마 편하게 대학생활을 하더라도 의대 진학은 가능하다. 하지만 굳이 명문 의대를 목표로 삼는 학생이라면 좀 더 도전적인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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