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약 2주후면 이번 사이클의 의대입시에서 의대에 합격한 모든 학생들이 자신이 진학을 계획하는 단 한곳의 의대를 정해서 그 뜻을 해당 의대에 표현해야만 하는 날이 온다. 한곳의 의대에만 합격한 학생이라면 단순한 일이지만 여러 의대에 합격한 학생이라면 현재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 처한 합격생이더라도 자신이 결정을 내린 단 한 곳의 의대에만 진학할 예정이라는 마음을 표현해야만 하는 마지막 날이 4월 30일이다. 만일 그 마감일을 지키지 못한 학생은 최악의 상황에 합격이 취소되는 끔찍한 일까지 벌어질 수 있으니 다음의 사항을 숙지하고 자녀들과 대화를 통해 확실한 마무리를 지기 바란다.
2020년 5월 28일에 원서접수를 개시한 이번 사이클의 의대입시에서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은 2021년 2월 19일부터 자신이 진학할 뜻이 있는 모든 의대에 “Plan to Enroll”이라는 의사표현을 할 수 있었다. 이 당시의 “Plan to Enroll”이라는 의사표현은 최종적인 선택을 의미하지 않고 일단 합격통보를 해준 의대에 내가 그 학교에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는 마음의 표현일 뿐이지 구속력을 갖거나 단 한곳의 의대에만 해야 한다거나 그런 제약은 없는 중간 점검 정도의 표현방식이다. 만일 여러 곳의 의대에 합격한 학생이라면 그 의대들 중에 전혀 진학할 마음이 없는 의대에는 “Plan to Enroll”을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Withdrawal Letter”를 공손히 보내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다른 학생에게 양보하는 것이 신사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진학할 가능성이 있는 의대에는 모두 “Plan to Enroll”을 제출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장학금 액수가 조금씩 다른 여러 학교들을 비교하기 위해서도 복수의 의대에 진학할 계획이 있다는 마음의 표현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곳의 의대에 주렁주렁 진학할 계획이 있다고 표현한 마음을 정리해서 단 한곳의 의대를 선택해야만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그 날이 바로 4월 30일이라는 것이고 그 보름 전인 4월 15일까지는 “Plan to Enroll”을 제출한 의대를 3곳으로 줄이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이 즈음이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최종적으로 진학할 학교를 정했을 확률이 지극히 높다. 그 마음의 결정을 돕기 위해 각 의대는 합격생들을 초청해서 Second Look Day 라는 행사를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 사이에 진행하는 것이고 그 Second Look Day에 더 많은 합격생들이 해당 의대에 다시 방문해서 진학을 결정하도록 돕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일부 의대는 이 Second Look Day를 Revisit Day라고 부르기도 하니 참고하자.
2월 19일 부터 “Plan to Enroll”을 통해 합격한 의대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고 4월 15일에 3곳의 의대로 줄여놓은 “Plan to Enroll”을 늦어도 4월 30일까지는 단 한곳의 의대만 남기고 모두 취소해야만 한다. 한곳만 선택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Wait List에 오른 의대도 모두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다시 말하지만 “Plan to Enroll”의 정확한 의미는 내가 이 의대에 진학할 계획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지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이 학교에 꼭 진학하겠다는 의향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4월 30일 이전에는 여러 의대에 그 표현을 해도 괜찮았고 행정절차 상의 편의를 위해 4월 30일 이후에는 한 학교에만 그 표현을 하도록 허용하는데 그 허용 시기를 정확히 말하자면 의대가 시작하는 직전까지 이다. 쟌스 합킨스 의대는 올해 합격생들이 더 이상 다른 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합킨스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마음의 표현을 올 7월 22일까지 하도록 허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의대도 이 즈음까지는 해당 의대만 선택해서 “Plan to Enroll”을 제출했다면 아무 문제없이 기다려 줄 것이다. 그 이유는 이미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듯 막판 뒤집기가 5월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즉, 4월 30일이 지나면 Wait List에서 풀려서 합격하는 학생들이 속출할 것을 모든 의대가 알고 있기 때문에 4월 30일까지 해당 의대를 택한 학생들 중에서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60% 까지 떠나갈 것을 예상하며 이 과정이 다 지나고 나아야만 학생들에게 “Commit to Enroll”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 이상 돌이키지 못하는 최종결정을 의미하는 “Commit to Enroll”을 제출한 의대가 있다면 그 학교에 반드시 진학해야만 한다. 모든 학생이 한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그 시기는 4월 30일 이전이 될 수도 있고 4월 30일 이후가 될 수도 있다. 만일 단 한곳의 의대에만 합격했고 Wait List에 오른 의대도 없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4월 30일 이전에 “Commit to Enroll”을 제출해도 좋다. 간혹 5월에도 인터뷰 초대가 올 수 있다며 “Plan to Enroll”을 제출한 상태에서 더 기다려 봐도 되냐는 질문을 받기는 하지만 근 20년간 지켜본 결과 5월에 인터뷰 초대가 오는 경우는 없다고 확신하니 더 기다리며 애태우지 말고 합격한 그 의대에 정을 붙이기 시작하기를 권한다. 하지만 현재 합격한 의대보다는 오히려 Wait List에 올라있는 의대들 중에 정말 진학하고 싶은 의대가 있다면 아직은 “Commit to Enroll”을 제출할 때가 아니고 4월 30일 까지 “Plan to Enroll”만 제출한 상태로 5월에 벌어질 일을 기대해 보는 것을 권한다. 아니 이건 권하는 정도가 아니라 꼭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일단 “Commit to Enroll”을 제출한 상태에서 다른 의대에서 추가로 합격했다고 해서 다른 의대에 진학하겠다고 한다면 그 학생은 향후에 해당 의대부속병원에 레지던트로나 휄로우로 매칭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신사협정을 어긴 학생이라는 낙인이 확실하게 찍힐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언급하는 내용들 중에 가장 중요한 사항은 늦어도 4월 30일에는 진학할 예정인 의대 단 한곳을 정하고 나머지 합격한 의대들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전하라는 것이다. 이를 어기고 4월 30일 이후에도 여러 의대에 “Plan to Enroll”을 제출해 놓은 상태로 있는 학생은 그 모든 의대에서 공통적으로 불합격 처리를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의대 연합회에서 정해놓은 규정이므로 모든 의대들이 준수하고 있으며 참고로 의대가 학생에게 합격통보를 할 때는 다른 의대들도 모두 그 정보를 알 수 있도록 공유하고 있으니 절대로 약은 잔꾀를 부리다가 낭패를 보는 일은 없도록 하자. Tufts 의대가 이를 명확히 공지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If you are holding a. position in our entering class after April 30, and the AMCAS database indicates that you are also holding a position at another school(s), we will request that you decline all but one of your accepted positions. If you do not do so promptly, we will rescind your position in our class.” 이 정책은 모든 의대에서 공통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니 참고하자. 또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확실하게 마음을 정했으면 학교가 시작되기 이전에 “Commit to Enroll”을 제출해서 자기 자리를 꼭 지키라는 것이다. 어떤 학생이 일찌감치 의대에 합격하고 4월 30일 이전에 한곳의 의대에 “Plan to Enroll”을 제출하고는 한국에 가서 6개월 이상 영어도 가르치고 신나게 클럽도 다니다가 오리엔테이션 날짜에 맞춰 미국에 돌아오려고 하니 그 의대에 자기 자리는 벌써 사라지고 없다는 것을 그때에야 알게 된 황망한 일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전화기 로밍 신청도 하지 않고 프리메드 시절 사용하던 대학교 이메일도 졸업 후 일정시간이 지나버려 사용이 중단된 상태였으므로 그 동안 학교측에서 여러 번 연락을 취했음에도 연락이 되지 않아 생긴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다행히 다시 원서를 제출하면 받아주겠다는 선처를 받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을 겪는 한인 학생이 없기 바란다.
의대에 합격한 학생이더라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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