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 즉 프리메드(Pre-Med) 학생들이 의대에 지원하기 위해 반드시 수강해야만 하는 과목들은 확실하게 정해진 듯 싶지만 각 의대 별로 조금씩 요구사항이 다르므로 학생들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한 듯 싶다. 또한 필수 과목이라고 하지는 않고 추천 과목이라고 알려진 과목들도 있는데 이런 과목들의 의미는 무엇이며 과연 그런 추천 과목들을 공개하고 있는 의대는 어떤 맥락에서 그런 추천을 하고 있는지도 함께 알아보면 도움이 되겠기에 단순히 어떤 과목을 들으면 된다는 언급 외에 숨겨진 의미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일단 미국내 모든 의대에서 공통으로 요구하는 필수 수강과목들은 생물, 화학, 물리, 영어과목이다. 얼마 전까지는 수학도 필수 수강과목 중 하나였지만 최근 들어서 수학을 필수가 아닌 권장 수업으로 돌린 의대가 많기 때문에 굳이 수학을 여기에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일부 의대에서는 아직도 수학을 수강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이들 필수 과목들 중 가장 확실하게 요구사항이 설명되어질 수 있는 과목은 생물인데 일반 생물, 즉 Gen Bio로 줄여서 일컬어지는 General Biology란 과목을 Lab과 함께 일년간 수강하면 된다. 일부 대학에서는 일반 생물을 수강하면 이에 따른 실험 시간, 즉 Laboratory Class가 자동으로 포함되기도 하지만 더 많은 대학에서는 Laboratory Class, 줄여서 통상적으로 Lab이라고 불리우는 실험 시간은 따로 수강신청을 해야만 들을 수 있다. 일년간이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일년을 가을 학기와 봄 학기로 나누어 수업을 하는 전통적인 세메스터(Semester) 학기 제도의 하버드 대학이나 MIT 대학 등에서는 두 학기 동안 수강하면 된다는 의미이고 가을, 겨울, 그리고 봄 학기로 나누어 수업을 하는 스탠포드 대학이나 UCLA 등의 쿼터(Quarter) 학기 제도의 대학에서는 세 학기 동안 수강하면 된다는 의미이다. 화학은 조금 더 많은 과목들이 조금 더 긴 시간인 2년간 요구된다. 원래는 General Chemistry를 줄여서 Gen Chem이라고 불리우는 일반 화학과 Gen Chem Lab이 일년간 요구되었고 Organic Chemistry를 줄여서 서부지역의 대학에서는 O Chem, 동부지역의 대학에서는 Orgo라고 불리우는 유기화학이 일년간 요구되었다. 하지만 2015년도부터 시행되는 개정된 MCAT의 출제 내용에 부합시키고자 그 즈음부터는 Biochem이라고 불리우는 Biochemistry, 즉 생명체 내에서의 화학작용에 대해 공부하는 생화학도 한학기 수강하도록 추가로 요구되거나 권장 되어지게 되었다. 그 결과 학생들은 Gen Chem 1 & 2, Orgo 1 & 2에 추가로 Biochem 한학기를 수강하고 있는데 아주 정확하게 요구사항을 들여다 보면 Gen Chem, Orgo & Biochem을 2년간 수강하면 된다고 되어있다. 즉, Orgo 2를 수강하지 않는다고 의대에 못 가는 건 아니고 Tufts 의대를 비롯한 일부 의대에서는 Biochem이 필수 과목이 아니라 추천 과목으로 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고 있듯이 Gen Chem 1 & 2, Orgo 1 & 2, 그리고 Biochem 한학기를 수강하는 것이 MCAT 대비에도 적합하고 훗날 의대에 가서 공부하기에도 적합하다고 보인다. Gen Chem과 Orgo는 당연히 매 학기 Lab이 필수이지만 그나마 Biochem은 Lab을 따로 수강하지 않아도 좋다. 과학 과목들 중 의대에서 가장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목으로 볼 수도 있는 물리학, 즉 Physics는 의대에 따라 한 학기 분량은 고교시절에 들은 AP Physics로 대체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일년간 Lab과 함께 수강하기를 권한다. 어떤 학생에게는 특별히 더 어려운 것이 Physics 일 수도 있지만 과목분야에서 한 과목이라도 더 많은 A 학점을 받는 건 의대 입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필수 과목은 영어인데 일년간 작문 수업(Writing Class)을 수강하라고 하고 있으며 굳이 영어 수업이라고 분류되지 않더라도 심리학이나 사회학에서의 작문 수업도 이 영어 수업 수강 조건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 예전에는 모든 의대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던 수학의 경우는 요즘 점점 더 많은 의대에서 필수가 아닌 권장 수업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한학기의 Calculus를 수강하고 Stat이라고 불리우는 통계학을 수강하면 더 많은 의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것이다. 특히 일반 통계학, 즉 Statistics를 수강하는 것도 좋지만 할 수만 있다면 Biostat이라고 불리우는 Biostatistics, 즉 생물 통계학을 수강한다면 하버드 의대 등의 리서치 위주의 의대에서는 더 좋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위에서 언급된 과목들 외에도 2015년에 개정된 현재의 MCAT에 포함된 Psychology를 줄여서 부르는 Psych이라는 심리학과 Sociology를 줄여서 Socio라고 부르는 사회학도 많은 의대에서 수강을 추천하고 있는 과목들이니 참고하자. 필자가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설명하고자 노력했으나 각 의대 별로 원하는 사항이 워낙 많이 다르므로 공통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과목들을 최대한 많이 수강하는 것이 안전한 전략일 수 있고 매년 변동이 있으므로 특정 의대를 마음에 두고 있다면 해당 의대 웹사이트를 방문해 정확한 최선 요구사항을 꼭 확인해야만 하겠다.
그 외에도 많이 추천되는 과목들은 Physiology, Genetics, Cell Biology, Immunology 등이 있는데 이 모든 추천 과목들을 다 수강하고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은 드물다는 점은 참고하자. 그것보다는 의대 별로 관심을 갖는 과목들을 알고 대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데 UCLA나 USC처럼 히스패닉 인구가 집중된 지역에 위치한 의대들은 Spanish를 수강했는지 묻고 있다. 묻고 있다는 것은 수강했다면 더 좋겠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데 Spanish를 수강하지 않았다고 선발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참고로 Stanford 의대와 UCLA 의대는 어떤 과목을 꼭 수강해야만 진학할 수 있는 의대가 아니라 학생의 관심 분야와 수강 과목들을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의대들이다. 별 생각없이 프리메드 필수 과목만 수강한 학생들이 진학하기 매우 힘든 의대이다. 또한 Johns Hopkins 의대는 혁신적인 의학을 주창하고 있는 의대이다 보니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학생들을 찾고 있고 그 혁신적 사고를 가장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전략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Computer Science, 즉 Compsci 분야의 수업을 잘 활용하면 효율적이다. 각 의대의 설립 이념과 최근 동향에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는 사항들이니 진학을 원하는 의대 홈페이지는 자주 방문할수록 유리할 것이다.
오늘 이 주제를 다루게 된 동기가 있다. 약 2달 전쯤 받은 한 통의 이메일에서 자녀가 8학년이던 2016년 즈음에 필자의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그 때 필자가 그 학생에게 왜 벌써 세미나에 왔냐며 신문에서 사설을 매일 하나씩 읽어 두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쯤이면 시사적으로 많은 걸 알게 되고 문장을 쓸 때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팁을 줬고 그대로 따른 그 어린 학생이 지금은 프린스턴 대학에 다니며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의대에 지원할 때 꼭 수강해야 하는 과목들에 대해 여러 곳에서 언급하기는 하지만 필자의 정확한 가이드를 듣고 싶어 연락을 했다는 내용을 접했다. 그 답변 내용을 컬럼에 올려 달라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던 그 학부모의 요청에 조금 늦었지만 답을 하고 있고 단순히 과목을 전하기 보다는 자녀들이 그 해당 과목을 뭐라고 표현하는지도 부모님들이 알아야 대화에 벽이 조금은 낮아질 듯 싶어 번거롭게 보일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일반적인 표현도 포함시켰다. 거기에 더해 각 의대가 특정 과목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이나마 소개했으니 특히 명문 의대에 진학을 꿈꾸는 자녀들에게는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접근을 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는 조언을 잊지 말자. 8학년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님의 정성과 그 자리에 와서 두 시간을 똘망똘망 하게 집중하고 필자에게 감사 인사까지 하고 갔던 어린 학생이 우리 한인사회의 밝은 미래라고 확신한다. 어리지만 확실한 목적의식을 갖고 사는 수많은 학생들과 부모들이 있어서 오늘도 신명이 나서 이 원고를 준비했다.
세상 이치를 깨닫는 비법은 좋은 질문을 하는 습관이라고 확신한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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