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너무 암울한 얘기를 전한 듯 싶어 오늘은 지난 주보다는 조금 더 희망적인 얘기를 전하고자 한다.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동일한 현상도 어떤 면을 더 강조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보이므로 이번 사이클의 레지던시 매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지난 주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설명하고자 한다.
이번 컬럼이 공지가 된 직후인 이번 주 금요일에 매칭 결과가 나올 테니 아직 아무것도 확실한 것은 없지만 Matching Week이 시작된 지난 월요일에 적어도 본인이 지원한 프로그램들 중 한곳이라도 매칭이 되었는지 아니면 이번 주에 바쁘게 새로운 프로그램에 지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과는 학생들이 이메일로 받았다. 미국에서 MD 의대나 DO 의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대부분 매칭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고 “2021 Main Residency Match Results”라는 제목의 이메일의 첫 줄은 “Congratulations, you have matched!”이다. 개별 지원자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고 동일한 내용의 축하한다는 간단한 이 한 줄의 축하인사를 받았으면 그 학생은 본인이 원하는 전문분야의 의사로 살아가게 되었다는 확정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한 줄의 축하인사를 받기 위해 20여년간 열심히 살아온 것이다. 이런 기쁜 소식을 담은 이메일을 받은 가정이라면 금요일의 결과에 상관없이 자녀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온 가족이 함께 그 기쁨을 누리고 있기 바란다. 그렇지 않은 가정이라면 지난 주에 언급한 대로 바쁘게 SOAP을 통해 지금쯤 그나마 차선책을 확보했기 바라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기로 한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그 결정 역시 인정해 주고 용기를 주는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면 분명히 내년 이맘때는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첫 줄 외에는 그리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의대 진학보다 덜 알려져 있는 레지던시 매칭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미에서 나머지 내용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줄부터 다시 전문을 소개하겠다. “Congratulations, you have matched! Because you are fully matched, you are not eligible to participate in the Supplemental Offer and Acceptance Program(SOAP), and you will not have access to the List of Unfilled Programs. Information on where you matched will be available in the Registration, Ranking, and Results(R3) system and sent by email on Friday, March 19, 2021, at 12:00 PM Eastern Time.” 매치된 것을 축하한다는 인사 이외에는 매칭에 성공하지 않은 학생들만 SOAP을 통해 다시 매칭에 도전하는 제도적 장치를 알 수 있을 것이고 매칭된 정확한 프로그램은 이번 금요일 정오에 발표된다는 간단하지만 의대생들의 인생에 커다란 방점을 찍는 내용의 이 이메일은 NRMP Staff가 보냈다는 사인블럭으로 마무리되는데 NRMP는 매칭을 주관하는 National Resident Matching Program을 의미한다.
지난 주에 언급한 부모의 영향력, 즉 속칭 아빠 챈스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날이 언제 인류를 찾아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사이클의 매칭에서 우리 한인학생들에게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자면 USMLE Step 1 성적이 후년부터 Pass/Fail로 바뀌는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까지는 레지던시 매칭결과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던 Step 1 성적은 영어 독해력이 좌지우지 하는 오랜 시간 집중력을 요하는 시험이다 보니 학습능력 및 준비상황에 정비례 하지 않고 평소의 독해력이 최종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보니 일부 한인학생들은 MCAT 영어성적에 이어 Step 1 성적에서도 불이익을 당해 왔는데 올해 매칭결과를 보니 평소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Step 1 성적이 230점인데 Orthopedics Surgery Residency에 매칭이 되었거나 240점에 Neuro Surgery Residency에 매칭이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의대입시에서도 그 파급효과를 느끼고 있었지만 레지던시 매칭에서는 더욱 강하게 느끼고 있다. 그렇다고 영어독해력을 증진시키지 않아도 의대에 가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는 절대로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야 하겠다. 이번 사이클의 레지던시 매칭에서 알 수 있었던 것 중 하나는 Step 1 성적이 조금 안 좋았더라도 Step 2 성적이 잘 나오면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고 이 사실은 후년부터 정확히 벌어질 현상이므로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고 봐도 좋다. Step 1은 P/F이 되지만 Step 2는 지금처럼 성적을 발표할 테니 지금의 Step 1 비중이 후년부터의 Step 2 비중이 될 것이고 이번 사이클부터 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Step 2 성적은 결국 의대학점과 정비례하고 있으니 결국은 많은 분량의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고 이해하는 학생들이 의대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동시에 Step 2에서 고득점을 하고는 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매칭될 것이라는 단순하고 명료한 논리가 아직도 적용된다.
이번 매칭과 내년 매칭에서 또 하나 두드러질 현상으로 예견되는 것은 본교생들을 대거 매칭시킬 가능성이다. 지난 주에 언급했듯이 Away Rotation이나 다른 병원에서의 Sub Internship이 불허되는 전공분야가 대부분이다 보니 만나본 적이 있고 실제로 어떤 품성과 성향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본교생들을 본교 병원에 레지던트로 매칭시켜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안전한 매칭 원칙이 적용되리라 본다. 거기에서 조금 더 발전하면 재학 중인 의대가 전통적으로 많은 학생들을 매칭시켰던 병원에서 전통에 근거해 학생들을 매칭시킬 확률도 지극히 높아져 있으니 지도교수들에게 인정받는 학생들이 성공적인 매칭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평소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가 분명하게 보일 것이다. 결국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며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되 예의 바른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인데 공부 열심히 하고 예의 바른 부분은 우리 한인학생들이 최고다. 단지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를 보이는 부분만 보완하면 되겠다. 질문을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한인 학생들 중 특히 남학생들은 질문에 인색한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언급하고 있다. 특히 엄한 가부장적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란 한인 남학생들은 마치 필자가 고교생이던 70년대의 한국남자와 유사한 분위기를 띄기도 하니 이 부분만 가정에서 챙겨주자. 남자도 다정하게 대화해도 되고 궁금하면 질문하고 기쁘면 웃고 슬프면 그 슬픔을 표현해도 된다는 21세기의 상식을 얘기하고 있다. 그때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맞는 그 얘기 말이다. 우리 한인사회는 정말 열심히 자녀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에 의심할 여지가 없고 거의 대부분은 예의 범절도 잘 가르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다.
좋은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 한인 2세들의 미래는 밝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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