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에 지원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특정분야의 전문의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아직 하고 있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며 이런 현상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니 굳이 의대에 지원할 당시에 미래의 전공분야를 명확히 전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질문을 한 학생의 요점은 자신은 확실하게 안과에 관심이 있으므로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봉사와 연구 등이 모두 안과분야에 관한 것들이라고 밝히며 이런 점이 의대입시에 유리할 지 아니면 불리할 지에 관한 질문이므로 이에 대한 부연설명을 하고자 한다.
오늘의 주제에 대한 생생한 답을 주고자 과거에 필자가 지도했던 비슷한 경험을 가진 학생에 관한 예를 들고자 한다. A라는 학생은 고교시절 녹내장 진단을 받고 실명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본 적이 있었고 A 학생이 의사가 되기로 결심을 하고서는 자신의 녹내장을 치료해준 안과의사를 본받아 자신도 안과의사가 되고자 노력했다. 이 학생이 특히 시간을 많이 할애한 활동 중에는 자신을 치료해준 안과의사와 함께 청소년들에게 찾아온 녹내장은 어떤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더 후유증이 적은 지에 관한 임상실험에 참여하는 것이었고 일반적인 접근이 아닌 새로운 접근이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줄 수도 있다는 고귀한 경험을 하고 있었다. 녹내장은 일반적으로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학생은 스테로이드가 유발한 녹내장인 Steroid-Induced Glaucoma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런 경우에 일반적으로 섬유주절제 방식의 수술법이 활용되고 있었으나 이 학생을 담당하던 안과의사는 안우각절개 방식이라는 덜 보편화되어 있었던 수술법을 시행했고 그 결과는 대만족이었다고 한다. A 학생이 이 임상실험에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런 경우에 이 학생의 안과관련 활동들이 의대입시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력에 문제가 있는 이들을 돕는 다양한 봉사들을 해 나가던 이 학생은 아프리카에서의 안과의료봉사를 경험하고 나서 Global Health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에도 참여를 하며 임상실험 만이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환경적 요소와 지역별 건강관계에 관한 지식도 쌓았으니 의대입시에서 이런 노력들은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서서 매력적인 지원자로 보이는 것이 자명한 일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눈질환에서 시작된 의학에 관한 이 학생의 탐구는 제 3세계 주민들의 처참한 의료현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학교내 Global Medical Brigade 특별활동에 참여하여 다른 학생들을 이끌고 제 3세계 의료봉사를 꾸준히 하게 되었다. 이 단계에서 이 학생에게 해준 조언은 다른 의료분야도 경험해 보라는 것이었고 이 학생은 내과와 외과를 두루 쉐도윙하며 의학 전반에 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으며 그 결과 본인이 원하던 최고 명문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이 학생의 경우처럼 자신이 특별히 관심이 있는 전공분야가 있는 학생이라면 그 분야에 대한 탐구를 충분히 하되 동시에 의학 전체를 이해하는 시야를 갖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라는 조언을 주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리메드 학생들은 특정 전공분야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의학 전반에 거친 탐구를 하는 것이 맞는 접근방법이다. 아니 좀 더 강조하자면 무엇을 하든 본인이 왜 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평생을 걸 만한 분야가 의학이라고 말할 때 듣는 이가 의심이 들지 않고 당연하다고 느껴질 수 있도록 시간을 활용하라고 조언을 주고 싶다. 그렇게만 한다면 의대에 입학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이후 의대 교육과정 중에는 임상수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의대 3학년때 다양한 전공과들을 돌며 수업을 받고 나서 자신이 가장 관심있는 분야를 정하고는 해당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수술실에서 가장 빛나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고 어린아이들과 마주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게 느끼는 학생도 있을 수 있다. 물론 특정분야에 대한 선호도를 선명하게 구별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라면 학교내 멘토링 시스템을 십분 활용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내과와 외과 둘 다 관심이 있는 학생의 경우에 자신을 믿고 도와줄 멘토가 외과의사라면 이 학생은 외과분야로 진로를 잡는 것이 레지던시 매칭에는 유리할 수 있다. 의대는 Professional School이고 그 뜻을 적나라하게 풀이하면 전문직에 취업하기 원하는 학생들을 모아 놓고 해당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의대교수의 역할 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자신의 후학으로 키우는 과정에 자신의 지적자산 뿐 아니라 인적자산도 활용하여 레지던시 매칭을 돕는 역할도 포함되어 있고 실제로 특정분야에 소질을 보이는 학생들에게는 해당 전공과의 교수들이 먼저 만나서 얘기 좀 하자고 하는 경우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때의 기준은 해당분야에 대한 성공가능성과 함께 인간적인 매력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것이다. 그러므로 의대입시를 준비하며 특정 전공분야를 미리 준비하는 것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큰 의미가 없다. 매 순간 최선을 다 하며 살아가는 모습과 기본적인 인간적 매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일수록 인간적 매력을 갖춘 구성원은 더욱 빛난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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