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말이 맞다. 미국에서 의사 면허를 획득하기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요구되던 USMLE Step 2 CS(Clinical Skills) 시험은 이제 더 이상 요구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변화가 지난 1월 26에 발표됐다. 그렇다면 이 변화가 향후 의대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에 관해 알아보자.
의사 면허시험은 3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의대 2학년이 끝나기 전에 대다수의 의대생들이 치르는 Step 1 시험이 있고, 의대를 졸업하기 이전에만 보면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레지던시 매칭에 원서를 낼 즈음에 치르는 두 종류의 Step 2 시험들이 있었고 레지던트로 수련을 받는 중에 치르는 Step 3 시험이 바로 그 3단계들인데 이중 Step 2는 CK와 CS, 즉 Clinical Knowledge를 측정하는 필기시험과 Clinical Skills을 측정하는 실습시험으로 나뉘어져 있어 왔는데 이번에 실습시험인 CS가 완전히 시험목록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의대생들은 기뻐할 일인데 그 가장 큰 이유는 비싼 시험비용과 제한된 시험장소로 인한 여행경비 지출을 안 해도 된다는 점일 것이다. 같은 의사면허시험 중에도 가장 비싼 Step 2 CS는 $1,300이 드는데 Step 1이나 Step 2 CK의 경우는 각각 $645이 드니 Step 2 CS는 두배 이상 비싼 시험이고 실습시험을 관장해야 하니 원하는 시간에 시험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동부에서 서부로 시험을 보러 여행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봐왔다. 의대를 졸업하기 이전에만 보면 될 듯이 얘기하고 있지만 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랭킹을 정하기 이전에 CS 시험성적이 들어가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었으므로 시간에 쫓기며 시험장을 찾아 먼 길을 다녀오는 일이 흔한 일이었다는 말이다. 패스만 하면 되는 이 CS 시험성적을 받는 것이 만일 어려웠다면 의대생들이 더욱 반겼겠지만 사실 이 시험을 패스하지 못하는 의대 4학년생은 거의 없으니 의대생들의 입장에서 부담감에서 해방된다는 생각보다는 귀찮은 형식적이고 돈 많이 드는 과정이 없어졌다는 점에 대한 안도감이 더 크리라고 본다. 물론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고 한인학생을 비롯한 일부 유학생 의대생들은 영어발음에 자신이 없어서 이 CS 시험이 무척 부담스럽게 느꼈다고도 하지만 어쨌든 형식적인 시험으로 치부되던 시험이 소멸했으니 이는 반가운 소식이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기한 몇 안 되는 긍정적인 변화이다. 팬데믹 초기단계인 2020년 5월말부터 시험이 취소되고 일년간 연기되었는데 현재도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는 점과 이전부터 CS시험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있어 왔으므로 2021년 1월 26일부로 폐지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져서 공식적으로 발표되었으니 앞으로는 의대 4학년 학생들이 조금은 홀가분하게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CS 시험 폐지론은 지난 2015년 경 하버드 의대생들이 중심이 되어 어차피 모든 의대생이 패스하는 시험인데 그런 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서 볼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한 것에서 기인한다. 그 주장이 나오자 시험을 더 어렵게 해서 모두가 패스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주최측의 발표가 있었으나 그리 환영을 받지 못하던 차에 팬데믹 때문에 시험이 연기된 것을 계기로 폐지되었으니 학생들의 판단이 옳았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정말 예비 의사들의 임상실기에 관한 지식을 측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이번에 폐지된 Step 2 CS에서는 세 분야로 나누어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소통능력을 평가해 왔는데 CIS(Communication and Interpersonal Skills), SEP(Spoken English Proficiency), 그리고 ICE(Integrated Clinical Encounter)가 그것들이다. 말 그대로 영어로 환자들과 대화하며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 능력을 측정해 왔으므로 모든 의대생들이 시험을 패스해 왔던 것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CS 시험이 측정하던 진료시의 소통능력을 갖추지 못한 의사를 만날까 걱정하지는 않아도 좋을까? 일단 레지던시 매칭 인터뷰에서는 상당한 부분의 임상에 관한 실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고 CS 시험에서 다루던 부분은 Step 3에서 Computer Simulation을 통해 더 자연스럽게 그 능력을 측정할 수 있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듯싶다. 지금까지는 시나리오에 맞는 연기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에는 성인 연기자가 어린이 환자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젊은 연기자가 노인성 질환에 관한 통증을 호소하는 어색한 시험장 분위기도 발생했기 때문에 CS 시험이 소멸되지 않았더라면 이번에 Computer Simulation을 통한 시험으로 바뀔 가능성이 컸던 상황이니 의료 서비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이번 시험의 폐지는 크게 걱정할 의미는 없다고 본다.
의대생들의 입장에서도 이번 변화가 큰 의미는 없는 듯이 앞에서 말했지만 한가지는 분명히 짚고 갈 부분이 있다. 이미 Step 1 시험이 Pass/Fail로 바뀌는 상황에서 Step 2 CS 시험도 없어졌으니 이제 Step 2 CK라고 불리던 Clinical Knowledge 측정시험의 중요도는 실질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그 비중이 절대적이 되어 버렸다. Step 3는 어차피 레지던시에 매칭된 이후에 보는 시험이니 이제 레지던시 매칭을 잘 준비하는 요령 중에는 봉사경험, 리더쉽 발휘 경력 그리고 연구실적과 함께 임상지식이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에 대비해야 하겠다. 그 대비책 중 가장 수월한 것은 프리메드 시절부터 병원봉사나 쉐도윙 등을 통해 환자 진료를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겠다. 의대생 시절에는 아무리 바빠도 Free Clinic에서 직접 환자들을 돌보는 봉사와 제3세계 의료봉사에 참여하는 기회를 조금이라도 더 갖도록 노력한다면 책으로만 배운 학생들보다 높은 성적을 받아 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매칭될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영어발음이 많이 안 좋은 학생이 의대에 가기를 원한다면 적어도 상대가 내 말을 알아듣는데 어려움이 없을 만큼 발음교정을 하고 의대에 지원하기를 권한다.
의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의대는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