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이클에 의대에 지원하고 있는 학생들 중 일부는 작년 3월부터 약 3달 동안 MCAT 시험장이 폐쇄되는 예상치 못하던 일이 벌어져서 마음을 조리는 경험을 해야 했는데 이 불편한 현실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시험일정이 취소되고 연기되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하고 가슴 아픈 비극들을 지켜보며 살아가야만 하는 입장이지만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그동안 노력한 결과물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 우려하는 마음도 보듬어 줘야 하는 부분이니 현재 MCAT 시험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해하는 작은 노력을 해보자.
작년 봄에 잠시 중단되었던 MCAT(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가 재개되며 발생한 변화가 몇 가지 있었는데 이는 학생들의 건강과 의대입시 일정 이 두가지를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고려하여 내린 조치였고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사항은 시험시간이 줄어든 것이었다. 적체된 인원들의 안전도 고려하며 모두 제때에 시험을 보게 하기 위해서는 한 시험장에서 원래는 하루에 한번 시험을 보던 일정을 하루에 3번 시험을 치룰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바로 옆에 앉아서 시험을 보지 않고 응시자와 응시자 간에 두 자리를 비워 놓고 세번째 자리마다 응시자가 앉아서 시험을 보게 하면 그나마 안전하지 않겠냐는 로직에서 나온 안전조치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6시간 15분의 실질 시험시간과 시험요령 설명시간 및 점심 시간 등을 포함해 총 7시간 33분이 소요되는 시험을 급히 5시간 9분의 실질 시험시간으로 단축시켜야만 했고 이 점이 일부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고 더 편했다는 학생과 연습문제풀이와 달라서 당황스러웠다는 학생으로 나뉜 평가가 나왔다. 누군가는 불이익을 당했을 수도 있지만 이런 3교대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번 사이클의 의대입시는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도 있었으니 일단 이 부분은 최악의 상황에서 내린 최선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하지만 현재의 미국 상황은 일일 사망자가 5천명에 육박하고 있으니 최악이었다고 생각했던 지난 봄이 지금보다는 더 안전한 상황이었다는 웃지 못할 현실이지만 내년 의대 신입생을 선발하는 의대입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진행되어야 하니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MCAT을 준비하며 마음을 조리고 있다. 여하튼 1월부터 9월 사이에 진행되는 MCAT 일정은 올해 1월 15일부터 시작되어 9월 11일까지 총 31회에 걸쳐 예정되어 있는데 작년과 가장 큰 차이는 한 시험장에서 하루에 2번만 시험을 본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한자리만 건너 띄어 앉아서 시험을 보게 한다는 건데 마스크를 쓰는 것이 작년에는 일상적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미국의 어느 지역이든 적어도 실내에서는 모두 마스크를 쓰는 것이 요구되는 세상이 되어 있어서 두자리를 건너 띄지 않고 한 자리만 건너 띄는 시험장 자리배치가 결정된 것이고 그러다 보니 시험은 단축된 형태가 아니라 원래대로 실질적으로 문제를 푸는데 6시간 15분이 주어지는 정상적인 형태로 돌아왔다. 이 점은 우리 한인학생들에게 꽤 중요한 요소이다. 적어도 한국에서 자란 학생들이라면 영어시험을 볼 때 워밍업이 되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축소된 시험에서 영어성적이 특히 안 좋은 결과를 받은 학생이 제법 많았는데 이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문제는 백신이 보급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매일 사망자 숫자가 기록경신을 하고 있는데 시험을 예정대로 치르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우려이다. 이에 대한 MCAT 주관단체인 AAMC의 정책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현재의 상황은 각 주별로 또 각 도시별로 다른 상황이므로 시험일정을 전체적으로 변경하는 작년의 정책 대신에 지역별로 발령된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재 상황이 최악인 남가주의 경우는 1월 시험일정이 모두 취소되었는데 이는 사회전반의 안전을 위해 옳은 결정이며 어차피 법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1월 15, 16, 21, 25일의 시험이 취소된 학생들을 위해 1월 31일과 2월 1일에 임시 시험일정을 만들었으며 특히 응시자들 중 현 사이클의 의대입시에 지원 중인 학생들을 위해서 준비된 이번 시험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동부시간으로 1월 14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인 1월 15일 정오까지의 시간에는 다른 학생들의 등록은 받지 않고 해당 학생들만 응시등록을 할 수 있는 조치를 했으니 참고하자. 현 사이클에 지원 중인 학생이 아니라면 두가지 중에 한가지를 택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겠는데 그 첫째는 다른 지역의 시험장에 아직 남은 자리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물론 여행을 자제해야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여행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남아 있지만 만일 1월에 예정된 시험을 마무리하고 6월 초에 원서를 제출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특정 활동에 할애하기 위한 계획이 있는 학생이라면 위험을 감수하고서 라도 다른 주에 위치한 시험장에 가서 계획한 대로 1월에 시험을 보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전략을 권장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할 수도 있기에 참고사항으로 언급하고 있다. 다른 방법은 3월이나 4월에 시험을 보는 일정으로 모든 의대입시 타임라인을 수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3월에 시험을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2월에는 전통적으로 MCAT 일정이 없고 올해도 앞에서 언급한 2월 1일의 비상일정 외에는 없으므로 1월과 3월 시험을 보고자 했던 학생들은 작년 11월 10일에 응시접수가 시작되자 마자 몇 시간씩 기다려서 시험날짜를 받은 경우이니 이들 중 소수의 학생들이 준비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취소를 할 수는 있겠으나 그런 경우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4월 시험은 아직 등록접수조차 시작되지 않았으니 차라리 4월 시험에 등록하고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으로 보인다. 올해 MCAT의 특징 중 다른 한가지가 시험등록을 시작하는 시기를 3번으로 정해 놓은 점이다. 예년이라면 특정 시험날짜 90일을 전후해서 응시접수가 가능했으나 올해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1월과 3월 시험은 작년 11월에 접수를 시작했고 올 4월, 5월, 6월 시험들은 2월에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며 7월, 8월, 9월의 시험들은 5월에 응시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아직 2월과 5월의 정확한 날짜는 발표하지 않았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아울러 자녀들과 MCAT에 관해 대화할 때 응시접수라는 표현보다는 MCAT Registration이라는 표현을 하면 더 부드러운 대화가 될 듯싶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갈 때는 너무 서둘지 않고 안전하게 길을 가듯 그런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