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새로운 해가 되었다. 2021년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대부분의 경우에 이번 봄학기에도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현실이 되어버린 이 시점에 프리메드 학생들이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결론은 한가지로 명확하다. 미래의 의료 전문가로서 본인이 속한 사회가 이 팬데믹을 극복하는데 일조하도록 각자의 역량과 상황에 맞게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니 상황 별 선택사항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일단 병원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은 주변의 병원에 연락해 보자.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해도 좋고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해도 좋으니 현재 해당 병원이 자원봉사자들의 병원출입을 허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 상황에 맞게 행동하면 되겠다. 대도시의 거점병원들은 이미 지난 연말부터 자원봉사자들을 받기 시작했거나 2021년 1월부터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하지만 병원이 자원봉사자를 받는 것과 자신이 병원에 봉사하러 다닐 수 있는 것은 별개의 결정사항이다. 만일 현재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연세가 많은 가족 구성원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면 그 분들이 백신을 맞을 때까지는 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므로 아직은 병원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옳은 결정이 될 것이다. 올 6월에 의대에 지원할 예정인 학생인데 아직 병원봉사 경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 따로 거주지를 확보하여 봉사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 보자. 그럴 형편이 안 된다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봉사에 집중하자. 그리고 왜 직접 병원봉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모든 봉사를 온라인으로 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원서에 적자. 실제로 그 학생이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병원봉사를 보류한 학생이라면 팬데믹이 시작되기 이전에 병원에서 한 봉사가 당연히 있을 것이고 현재 온라인으로 충분한 시간동안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을 테니 그 학생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팬데믹 이전에 병원봉사를 할 기회가 없었고 지금도 병원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는 학생이 올 6월에 의대에 지원할 예정이라면 일년을 더 준비해서 내년 6월에 의대에 지원하는 것이 맞다. 팬데믹 이전에 병원봉사에 참여할 기회가 몇 년간 있었는데 그 시간에 전혀 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당시에는 의대에 진학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 판단하더라도 무리가 없는 로직이므로 아직은 자신이 평생 몸담을 분야가 의료계라고 말할 자격이 없으니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고 올바른 경험을 쌓은 후에 의대에 지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거주하는 지역의 병원들이 아직 자원봉사자들을 받지 않고 있거나 자리가 제한적이라 기회를 못 잡고 있는 학생이라면 병원 외에서 할 수 있는 봉사라도 좋으니 뭐든 하라고 권하고 싶다. 독거노인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는 Meals On Wheels 봉사도 좋고 Canine Mentor가 되어 안내견이 될 어린 강아지를 교육시키는 역할을 맡는 것도 좋다. 무슨 일이든 자신의 환경과 역량 및 관심분야를 고려한 봉사를 하며 위기에 빠진 2021년 겨울의 우리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자. 한낱 도시락 배달을 했다고 의대가 좋게 봐줄지에 대해 의심하지 말고 직접 도시락을 전달해 보면 얻게 될 그 감사함과 보람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면 그 경험을 의대입시에서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사람들을 만나는 봉사가 불가능한 경우라면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봉사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혹시라도 하기 싫어서 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봉사기회를 찾는 지를 몰라서 난감해 하는 학생이 있다면 “volunteer opportunities near me”라고 google에 찍어 넣으면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상당히 많은 봉사기회가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래도 못 찾는 자녀가 있다면 www.volunteermatch.org를 방문하라고 하자. 만일 미국 의대에 진학하고자 노력하는 유학생이거나 Global Health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United Nations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봉사기관인 UN Volunteers와 같은 단체에서 온라인으로 봉사를 하며 국제사회에 대한 봉사정신을 함양하여 이를 추후 의대입시에서 활용하는 것도 좋겠으니 www.onlinevolunteering.org 를 방문해 보자. 이 모든 정보들을 접하고도 봉사기회를 못 찾겠다는 자녀라면 봉사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봐도 무관하다고 간주하고 스스로 봉사에 참여할 마음을 갖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더 나은 대처법으로 보인다.
누구나 봉사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에 기여하는 마음가짐을 보이면 된다. 갭이어 동안 리서치에 매진하고 있다면 더욱 연구에 정진하여 인류의 밝은 미래에 기여하는 것도 의미가 크겠다. 현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경제적인 위기가 닥친 가정의 자녀가 프리메드 학생이라면 과외를 가르치든 아니면 직접 부모님의 비즈니스를 돕는 방식으로 함께 가정을 지키는 활동을 해도 효과적인 의대입시를 경험할 것이다. 살기 좋은 사회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점을 잊지 말자. 미국은 그나마 살기 좋은 사회이므로 프리메드 학생들의 경제활동도 긍정적으로 인식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가정의 위기를 넘기는데 힘을 보탰다고 하는데 왜 그 시간에 봉사나 연구를 하지 않았냐고 비난할 의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팬데믹 이전에도 봉사나 연구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가업을 살렸다고 의대가 받아줄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는 없기 바란다. 예전과 전혀 다른 조건인 2021년에 프리메드 학생들이 무엇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을 지는 앞에서 말했듯이 각자의 역량과 상황에 맞게 노력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하고자 하는 마음의 크기만큼 할 수 있는 일들이 보일 것이라고 믿는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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