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A_592

2021년을 맞이하는 이 순간에도 의대 진학에 관한 수많은 질문들을 접하고 있는 동시에 수많은 감사의 글들을 받고 있는데 그 많은 이메일들의 글머리에서 “이 험한 시간”이라는 표현을 만나며 마음이 숙연해 졌다. 정말 우리 모두가 참 험한 시간을 살아내고 있나 보다. 그렇다면 이 험한 시간에 우리 한인 2세들이 어떤 점을 명심하고 살면 좋을지에 관해 생각하던 중에 어제와 오늘 받은 이메일들에서 “이 험한 시간”이라는 표현과 함께 쓰인 어떤 표현을 보며 그 답을 찾은 듯하여 여러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이 보낸 이메일의 공통점을 소개하자면 “I just wanted to say Happy New Year and thank you for your support thus far!” 라는 표현이 기본적인 골격이고 그 이후에 특정 주제에 대한 감사가 따르고 있다. 한글로 대화를 하는 학생들은 “선생님 덕분에 올해도 큰 흔들림 없이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라는 표현이 핵심내용이다. 표현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마음가짐이 참으로 보기 좋고 기쁘며 고맙기 그지 없다. “험난했던 한 해를 마감하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라는 학부모님들의 마음도 매 한가지로 느껴진다. 어려운 시간일수록 중심을 잡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 너무 잘 알고 있기에 힘들어도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중심을 잡는데 필요한 균형감을 유지하는 비결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그 마음을 표현하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믿는다는 얘기가 오늘 필자가 전하고 싶은 내용이다. 힘든 순간 들려오는 감사 인사는 그 노고를 잊게 하고 더 열심히 하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던 경험을 우리 모두는 경험했을 것이다. 십년이 넘는 세월동안 의대 진학에 관한 칼럼을 적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필자의 작은 노력에 독자들이 보내준 따뜻한 감사 표시였다.

오늘 받은 이메일을 하나 더 소개한다. 이 592편 칼럼이 소개될 시점은 정초에 열린 온라인 세미나가 끝난 이후가 되겠지만 그 세미나 참석을 신청했다가 불가피하게 예약을 취소하고자 한 학생이 보낸 이메일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1월 1일에 열리는 세미나에 신청을 한 학생입니다. 2020년은 참 예측 불허한 한 해였는데 변함없이 올려 주시는 칼럼들과 세미나로 인해 저 또한 여러가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의대 진학을 향한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도 이렇게 유익한 시간을 갖게 해주심에 정말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세미나에 부모님과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금요일 같은 시각에 긴급한 학교 모임에 소집되어서 참석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신청하였는데 모임에 나타나지 않으면 혼선이 있을까 봐 미리 말씀을 드리려고 연락 드렸습니다. 이번에 참석을 하지 못하게 되어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가오는 2021년 건강하시고 보람찬 한 해 되세요!”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받고는 이 학생이 너무 기특했고 이런 학생을 예전에도 만나본 적이 있는 듯싶어 다음과 같은 답글을 보냈다. “일정 변화에 대해 연락 줘서 고마워. 자네 글을 읽다 보니 내가 아는 학생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혹시 우리 만난 적 있지 않나? 언젠가 내 LA 사무실에서 만났던 그 학생이라면 역시 자네는 변하지 않는군. 여전히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만일 내가 만난 적이 없던 학생이더라도 적어 보낸 글로 미루어 보아 자네는 참으로 좋은 의사가 될 학생으로 보인다는 칭찬을 해주고자 이 글을 적고 있네. 다른 정보들과 더불어 내 칼럼과 팟케스트도 잘 활용해서 원하는 의대에 진학하여 우리 사회를 위한 참된 지성인으로 살아가기 바라네. 자네의 글을 내 칼럼에 소개해 많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게 할 예정이니 참고하고 다가오는 2021년도 힘든 시간이겠지만 지금처럼 힘을 내서 정진하기 바래. Happy New Year!”

참고로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을 제외하고 단발성으로 만나는 학생들은 매년 수백명이 되는데 그 학생들을 모두 기억하기에는 필자의 두뇌가 너무 노쇠했다. 하지만 글을 자주 접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듯 노쇠한 필자의 두뇌라도 좋은 글을 보면 글쓴이의 좋은 심성이 아직은 보인다. 이런 정도의 글을 쓸 수 있는 학생이라면 이 학생이 쓴 다른 글도 분명 기억에 남을 만한 글이었을 것이기에 그런 반가운 마음을 표현했다.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는 것에 더해 젊은 학생이므로 좋은 행동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 그 좋은 심성과 습관을 유지해서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라는 진심을 가득 담은 감사와 칭찬이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좋은 글이 의대입시에 미치는 현실적인 이득도 전하고 싶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글을 자주 읽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글만 읽고도 행복해지는 경험을 하곤 하는데 의대원서에 적힌 에세이도 그런 파워를 갖고 있다.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 중에는 의대 인터뷰에서 들은 첫 마디가 “네 글을 읽고 가슴이 뛰었고 20대의 나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었다.” 혹은 “네 글을 읽은 사람들은 모두 너를 합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등의 칭찬을 듣는 학생들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글을 기술적인 면에서 오류가 없도록 손질해 주기는 하지만 원래의 골격을 바꿔줄 수는 없으므로 이런 성과는 온전히 학생들 스스로 얻은 결과물이다. 아름다운 심성의 핵심은 감사하는 마음가짐이라고 믿는데 학생들을 지도해본 선생이라는 입장에서는 그 점이 특히 크게 느껴진다. 생면부지의 학생이 인생이 달린 문제인 듯한 문구로 심각한 질문을 해와서 그에 대한 답변을 줄 때에도 좀 더 많은 자료를 찾느냐 긴 시간에 걸쳐 사실확인을 한 이후에 신중하게 답글을 보내줘도 그에 대한 답글조차 보내지 않는 학생들을 경험할 때마다 너무 안타깝다. 그 학생이 다음에 또 도움을 청하면 같은 정성을 품고 답을 해주지 않을까 지레 겁이 난다. 추천서를 확보할 때에도 같은 이론이 적용된다. 평소에 안부인사 한번 하지 않던 제자가 입시철이 되니 추천서를 부탁한다며 보내는 이메일이 그리 반갑게만 느껴질까 의심스럽다.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한 삶을 살게 하며 그런 삶 자체가 덕을 쌓아 그 복을 받게 하는 세상이치를 명심하자.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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