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 프리메드 학생에게서 몇 가지의 질문을 받았는데 그 중 한가지 질문이 바로 중요한 요소들 각각의 중요도에 관한 질문이었다. 그 학생에 관해 상세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극히 객관적인 몇 마디만 했을 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충분히 해주지 못한 듯싶어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추가해서 해보려 한다.
일단 질문을 정확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봉사활동, 리서치, GPA, MCAT, 추천서 등 여러가지가 입학신청서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것들이 모두 같은 비율로 중요한 것인가요, 아니면 예를 들어 GPA와 MCAT이 가장 중요하다든가 하는 것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필자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GPA와 MCAT은 기본 중의 기본이므로 이 부분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Handicap을 안고 의대에 도전하게 되는 거지. 하지만 남들 다하는 봉사 외에 뛰어난 봉사이력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인터뷰에서 만나서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의대가 있기는 하단다. 학습능력이 안 되는 학생이 리서치에 매달리는 건 전혀 의미 없는 행위인 이유는 리서치 위주의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학습능력이 확실한 학생들 위주이기 때문이니 학기 중에는 학업에 전념하는 것이 최상책이고 방학을 이용해 봉사와 리서치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기본 전략이 될 거야. 물론 학생마다 모두 다른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내가 지금 하는 얘기는 일반적인 얘기라는 점을 잊지 말거라.” 학생의 질문을 의도적으로 비켜가는 대답을 한 이유는 이 다양한 요소들의 중요도를 비율로 나누어 적확하게 설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오랜 시간 직접 지도해온 학생이라면 그 학생의 특징에 맞게 학습능력과 각각의 활동들이 그 특정 학생의 의대입시에 미칠 영향을 상징적인 비율로 나누어서 설명하는 건 가능하지만 질문을 한 학생에 대해서는 필자가 알고 있는 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매우 난감했다. 학생이 워낙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임을 알고 있고 예의 바르게 질문을 하고 있으므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잘못된 정보를 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필자의 답변 자체가 너무 간단하다 보니 조금만 부연설명을 하고자 한다.
학생이 GPA와 MCAT 성적이 가장 중요하냐는 언급에 관해서 그것들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답한 이유는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답변을 돌려서 하는 노력이었다. 학습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하면 그냥 공부만 하고서 의대에 가려고 할까 봐 걱정이 되기에 그 점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 점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강조하고자 나름 고민한 흔적이다. 이번에는 좀 더 명확하게 답한다. 학습능력이 의대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학습능력이 뛰어나지 않으면서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는 의대교수를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므로 GPA와 MCAT 성적으로 대변되는 학습능력이 의대입시에 차지하는 비율은 50%라고 말하겠다. 각 지역에서 제법 인정받는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 3.5 수준의 학습능력이면 의대입시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통계적으로 동양계 미국인 학생이 3.5라는 평균학점을 갖고 있다면 의대에 합격할 확률은 25% 수준일 것이다. 만일 3.5의 학생이 뛰어난 Team Player이고 매우 다양한 봉사경력을 보이고 있으며 뛰어난 독해력을 보인다면 합격의 확률은 90%로 증가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논리를 뒷받침할 정확한 산술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하면 매우 난감하다는 점은 미리 토로하겠다. 일단 3.5라는 GPA도 어떤 과목은 높고 어떤 과목은 낮은가에 따라 다른 3.5가 된다. 과학과목에 대한 비중을 더 많이 두는 것이 일반적이니 참고는 하라고 하지만 이 또한 일반적인 필수과목만 들은 학생과 도전적인 커리큘럼을 택한 학생을 동일하게 평가하지는 않으니 과학과목이 높다고 말한 들 그것도 정확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또한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받은 3.5인지 아니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에서 수월하게 받은 3.5인지도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립대학 중에 가장 치열하다는 UC Berkeley나 UVA에서 받은 3.5가 하버드나 컬럼비아에서 받은 3.5와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답이 쉽게 나올 것이다. 물론 버클리 학생들은 반발할 것이다. 그들은 버클리가 지구상에서 학점관리가 가장 어려운 대학이라고 믿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재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비교하면 버클리 보다 학점관리가 훨씬 어려운 대학은 미국내에 여러 곳이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버클리도 그러한데 만일 대입 합격률이 50% 이상 되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대학에서 받은 3.5라면 이 또한 정상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므로 이를 산술적으로 증명하기는 난감하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한인가정들의 이해를 확실히 높이기 위해 조건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한다면 아이비 리그 대학 3.5인 한인학생이 혼자 준비해서 의대에 진학할 확률은 49%라고 말할 수 있다. 예시로 든 학생의 SAT Reading score가 750 점 이상이면 그나마 합격의 가능성은 절반 이상이 되겠지만 750 점 미만이면 합격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 다음은 얼마나 확실한 이유로 의대에 지원했는가 하는 점과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그 학생의 성격과 소통능력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이다. 다른 많은 요소는 오늘 깊게 다루지 않겠고 일단 학습능력이 의대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만 오늘 확실하게 언급하겠다. 오늘 언급한 기준은 세상 어떤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없지만 미국에서 한인학생들을 성공적으로 의대에 진학시키는 일을 지난 십여 년 동안 해온 필자만의 독특한 경험을 근거로 한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다. 학습능력이 의대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만 잘 챙기면 의대에 갈 수 있는 절대적인 요소는 전혀 아니다.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 3.9 이상의 학점을 받고도 의대에 진학하지 못한 한인학생들의 안타까운 소식은 매년 들려오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학습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Handicap을 안고 의대입시에 임하지만 학습능력만 뛰어난 학생은 Handicap을 안고 힘들게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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