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지난 봄학기 도중인 3월 중순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 상황이 되면서 모든 대학이 대면수업을 중단했고 기숙사도 폐쇄했으므로 짐을 싸서 부모의 집에 와서 여름을 보낸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제 가을학기가 시작되며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대학생 자녀를 둔 각 가정뿐 아니라 대학 신입생이 되어 처음으로 대학 기숙사로 향하는 자녀를 둔 가정 에서도 지금 자녀들이 학교 기숙사로 향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이에 대한 질문들의 결론은 자녀의 안전으로 귀결되는데 이를 획일적인 결론으로 답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대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 참고하면 좋을 사항들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팬데믹의 영향을 받지 않던 시기에도 긴 여름방학 동안 학교를 떠나 있던 학생들이 학년을 진급하며 학교에 돌아가는 것에 대한 긴장과 흥분을 하며 부모의 집을 떠나 자신의 집인 기숙사로 돌아가면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번째는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좀 더 잘 활용할 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으로 새 학년을 준비하는 학생들, 두번째는 오랫동안 못 만났던 학교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드는 기쁨을 잠시나마 만끽하는 학생들, 그리고 세번째는 매년 반복되는 Back To School에 대한 특별한 감흥없이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는 학생들이다. 올해는 학교로 돌아가는 학생도 있고 집에 머물며 온라인 수업만을 택한 학생들도 있다. 누군가는 안전을 생각해서 학교로 돌아가기를 포기하고 아예 휴학을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세상없어도 학교는 가야 한다며 불안하지만 학교 기숙사로 돌아가기도 했다. 정말 혼돈의 시간이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라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장담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항상 대학생들과 대화하며 살아가는 직업상의 특징을 활용해 다음의 현상들을 여러 가정들과 나누고자 한다.
일단 학교로 돌아간 대부분의 프리메드 학생들은 위에서 언급한 세 부류 중 첫번째 부류에 속하며 새롭게 시작되는 학기에도 전 과목 A를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인 듯 도전하며 새로운 리더쉽 기회에 대한 기대와 약간의 부담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실험실 안전을 염두에 두며 계속 이어지는 기존의 연구과제에서 얻고자 하는 결과에 대한 전망이나 새로운 연구과제를 통해 얻게 될 결과에 대한 호기심에 관련자료를 보고 또 보게 되는 시기이다. 이번 학기에 새로 만날 교수님들 중 누구에게 강력한 추천서를 받을 수 있을 지에 대한 기대감 역시 이 시기에 필요하며 발생하는 아주 흔한 일 중의 하나가 되겠으니 부모님을 떠날 때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신의 기숙사 방에 도착하면 짐정리와 마음정리를 하며 기대감과 긴장감으로 가득 찬 심리상태가 된다. 이렇듯 기대감에 부푼 상태로 매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자녀라면 자기 방어적인 캠퍼스 내 방역수칙을 지키며 잘 지낼 테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 싶다. 오히려 안전하게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며 지내기로 결정한 학생들 중에 자신은 프리메드 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안 하고 있다면서 매일 걱정하며 우울해한다면 자녀의 정신건강을 주시하며 지내야 하겠다. 안전을 걱정하며 집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학생이라면 온라인 봉사라도 하며 지내게 하자. 번역하는 봉사도 좋고 인터넷 사용이 편하지 않은 노년층에게 인터넷 사용을 가르치는 봉사도 유익하겠다. 다른 어떤 봉사기회도 못 찾는 자녀에게는 아주 일반적인 튜터링 봉사라도 하게 권하면 좋겠다. 하지만 만일 대학생 자녀가 자신은 남들을 돕고자 하는 뜻을 갖고 열심히 온라인 봉사기회를 찾아봤는데 도무지 못 찾겠다고 한다면 의대입시의 높은 문턱을 넘기는 힘들어 보이는 학생이다. 자신만의 분명한 뜻을 갖고 있는 의욕적인 마음가짐의 대학생이 스스로 봉사기회를 못 찾는 경우는 그 가능성이 희박하며 정말 드문 경우이니 이는 하고자 하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혹시라도 그런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을 주자. 부모와 같은 집에 살고 있다고 해서 고교시절처럼 모든 일정을 간섭하려고 하지 말기를 권한다. 이미 부모의 품을 떠난 성인이 되어버린 자녀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사정상 잠시 부모집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인정해 주지 않으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대학생 자녀와 함께 살 때는 그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허용해야 한다. 한 지붕 두 가족을 인정하고 기다려 주면 자신의 모습을 찾을 것이다.
문제가 되는 학생들은 두번째 부류로 학교를 파티하기 가장 좋은 장소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의 학생들이 어느 대학에나 존재하며 그들이 현재 팬데믹 상황에서 오랫동안 부모집에서 지내며 눌러왔던 욕망을 표출하기에 여념이 없으므로 대학별로 강력한 대응책을 만들었으며 바이러스 예방지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정학처분 내리기를 주저하지 않을 분위기이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는 8월 24일에 파티를 기획한 학생들의 SNS를 근거로 총장이 전교생에게 경고를 하는 선체조치까지도 불사하는 노력을 했다. 물론 그 노력이 큰 효과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문제가 비단 Univ of Arizona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우려되는 점이다. 주립대학 학생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파티나 해댄다고 말하면 절대로 안 된다. 이 문제는 욕망을 억압당하고 반년을 지내온 뜨거운 피를 가진 젊은이들의 얘기이다 보니 아이비 리그 대학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분출해야만 하는 욕망은 학생마다 다르겠지만 정부나 학교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학교에 이미 돌아갔거나 돌아가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다른 어느 때보다 자녀와 자주 소통하며 그들이 안전하게 이번 학기를 시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자. 프리메드 학생이 밤샘파티에 참가하는 것을 걱정할 일은 거의 없지만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다른 학생들이 주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개인위생에 조금 더 신경 쓰도록 주지시키는 일을 부모가 담당하자는 것이다. 마스크를 수시로 보내주고 손 세정제를 수시로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전화할 일이 생겼으니 소통할 기회도 다른 학기보다 더 많아졌다. 11월말 Thanksgiving 때면 끝날 이번 가을학기 기간 언제라도 몸이 안 좋든 학교 분위기가 안 좋으면 학교를 떠나 집으로 돌아오도록 미리 당부를 하는 것도 잊지 말자.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사실을 다른 이들의 건강을 책임질 프리메드 학생에게 꼭 알려주자.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