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에서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이 추가로 합격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시피 하므로 의대입시에서는 대기자 명단에 올랐던 학생이 추가로 합격한다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로 생각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고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가 의대에 합격하는 경우는 매우 많다. 그 실상과 이유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 스스로가 추가로 합격하는 일을 만들어 낼 확률을 올릴 수 있으므로 오늘은 이에 관해 상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지난 주에 그 파급효과를 언급한 바와 같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프리메드 자녀들이 모두 집에 돌아와 있는 이 시기에도 의대입시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어 하버드 의대가 예년보다 며칠 빠른 2월 28일 오전에 합격생을 발표하며 이번 사이클은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3월 중순까지 합격생을 발표하지 않은 의대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제는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들의 기다림이 시작된 시기이다. 물론 최근에 인터뷰에 다녀온 학생이라면 아직 합격자 발표를 못 들은 경우도 존재할 수는 있다. 2월말에 의대 인터뷰에 다녀온 학생이 3월 17일 아침에 눈뜨고 이메일을 확인하니 합격소식이 와있기도 했으니 아직도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의대라면 당연히 합격의 기회는 남아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의대에서는 더 이상 인터뷰 초대를 하지 않는 시기가 되었다는 점도 알고는 있어야 헛된 희망을 버리고 현실적인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 아무 의대에서도 인터뷰 초대를 받지 못한 학생이라면 올 여름에 의대에 진학할 기회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고 이미 합격소식을 들은 학생이거나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들 중 일부만이 올 여름에 의대에 진학할 수 있으니 만일 아직도 인터뷰 초대를 못 받은 학생이라면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할 것이고 그 다음 과정은 자신의 단점을 파악하여 보완하고 장점을 두각시키는 과정인데 예년과 달리 지금은 봉사하던 병원에서도 나오지 말라고 하는 시기이고 병원내에 있는 연구실도 폐쇄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어떻게 다음 사이클을 대비하는 재수준비를 할지 막막한 시기이다. MCAT 시험을 다시 보려고 했던 학생들도 4월 4일까지는 시험장이 폐쇄되므로 혼란스러우니 의대입시에 재도전을 계획한 학생들에게는 특히 잔인한 시기이다. 그렇다고 포기하라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다. 30%가 넘는 의대생들이 재수를 통해 의대에 입학했다는 통계자료가 존재하듯 포기하지만 않으면 의대입시는 못 넘을 산은 절대로 아니다.
의대에 합격한 학생이라면 대부분 여러 의대에 합격했을 것이다.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의 경우 올해도 하버드 의대를 포함한 평균적으로 약 5곳의 의대에 합격하여 그 중에 진학할 학교를 선택하는 행복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감사한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신중한 문제이므로 지역적 특성, 재정적 상황, 레지던시 매칭에 관한 자료, 그리고 실제로 해당 의대에 재학 중인 선배들에게 듣는 조언과 부모의 희망사항까지 모두 감안하여 4월 30일까지 단 한 곳의 진학할 학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진학포기의사를 전해야만 한다. 이때 그 학생이 대기자 명단에 오른 의대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대기자 명단에 오른 의대에서 연락이 오기를 계속 기다리게 된다. 예를 들어 A라는 학생이 2월 28일에 하버드 의대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았는데 이 학생은 쟌스 합킨스, 스탠포드, 컬럼비아, 유펜, 예일, 그리고 NYU 의대에 이미 합격한 상황이었으나 하버드 의대에 진학하기로 최종결정을 했으므로 4월 30일이 되면 위의 6곳의 의대에는 각각 한 자리 씩 총 6자리가 남는다. B 학생은 4월 30일에 죠지타운 의대에 진학하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매릴랜드 주립의대에는 진학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했고 본인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쟌스 합킨스 의대에게서 기쁜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5월 1일에 쟌스 합킨스로부터 합격통보가 왔으므로 쟌스 합킨스 의대에 5월 1일에 바로 진학하겠다는 통보를 하며 죠지타운 의대에는 진학을 포기하겠다는 Withdrawal Notice를 보냈다. 그렇다면 B 학생이 포기한 자리는 죠지타운 의대에 하나와 매릴랜드 의대에 하나를 합쳐 두 자리가 발생한 것이다. C 학생은 사우스 캐롤라인 의대에 진학하려 4월 30일에 최종결정을 하며 그 외에 합격한 5곳의 의대에 진학포기를 알렸는데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던 죠지타운 의대로부터 5월 5일에 추가합격소식이 왔으므로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5월 12일에 사우스 캐롤라인 의대를 버리고 죠지타운 의대에 진학하겠다고 결정하고 통보했다. D 학생은 5월 중순까지 사우스 캐롤라인 의대의 대기자 명단에만 올랐고 아무 곳에도 합격하지 못 한 상황이었는데 5월 15일에 사우스 캐롤라인 의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하며 그곳에 진학하기로 한다. 위와 같은 시뮬레이션이라면 실제로 4월 30일까지 합격한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숫자에 버금가는 숫자의 학생들이 5월에 합격한 의대에 진학할 수도 있다. 그 숫자를 정확히 가늠할 자료는 존재하지 않지만 적어도 확실한 건 의대입시에서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는 의미는 아직도 해당 의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이고 하버드 의대도 상당수의 학생들이 대기자 명단에서 추가로 합격한다는 사실을 알면 하위권 의대는 절반 이상이 대기자 명단에서 추가로 합격하므로 하위권 의대일수록 대기자 명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정원을 채울 수도 없는 낭패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이라면 아직 기회가 남아 있으니 지금 집중력을 잃지 말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해당 의대에 본인이 얼마나 진학하고 싶은지를 알려야 한다. 대기자 명단을 발표할 당시에 본인이 우선 대기자, 즉 Preferred Waitlisted 혹은 Preferred Alternative List에 올랐다는 표현을 들었다면 거의 합격할 것이다. 우선 대기자에 들었다는 표현도 없고 해당 의대는 대기자들의 순위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한번의 기회를 더 준 점에 감사하다는 표현을 해야만 한다.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이 아무 연락이 없다면 의대측은 그 학생을 추가합격 시키면 과연 우리 학교에 진학을 할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를 모르므로 굳이 아무 소식 없는 학생을 못 뽑아서 안달 날 이유가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동시에 의대입장에서 신입생 정원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낭패이므로 꼭 진학하고 싶다는 대기자는 눈 여겨 보고 있게 된다. 거의 모든 의대는 편입생을 받아들이지 않으므로 입학시에 정원에 결원이 생기면 졸업시까지 그대로 그 결원을 보충하지 못하고 진행될 것이고 그 결원에 해당하는 학생수에 대해서는 4년간 정부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큰 손실이 발생하며 의사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한다면 사회적 손실이기도 하므로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될 일이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의대입시는 누구나 이룰 수 있는 목표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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