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들을 미국의대에 진학시킨 성공사례를 자주 언급했지만 그들은 초중고교 시절부터 미국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한국에서 민사고, 외고 혹은 과학고를 졸업하고 미국대학으로 유학을 온 학생들도 지도해서 미국의대에 진학시킨 적도 있었고 아예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미국대학으로 편입을 왔던 경우의 유학생들도 성공적으로 미국의대에 진학시킨 적은 있었지만 한국대학에서 성적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대기만성형 유학생을 지도하여 성공적으로 미국의대에 진학시켰던 적은 아직 없다.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런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훨씬 더 신중한 진학전략을 수립해야만 하는데 확신이 없어서 지레 겁을 먹고 시작조차 못 하고들 있어서인지 필자와 인연이 닿았던 적이 아직은 없다. 의대 진학의 전제조건으로 뛰어난 학습능력이 요구되다 보니 선뜻 그 멀고 험한 길을 떠나기 쉽지 않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학습능력이 뛰어나야 하는 것은 지구상의 어느 나라의 의대에 진학을 원하든 공통적으로 충족시켜야만 하는 조건이므로 본인의 뛰어난 학습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보여야만 하는 것은 학생 스스로 해내야만 하는 일이고 대기만성형의 학생이라면 말 그대로 오랜 시간을 돌아가면서 라도 자신의 학습능력을 증진시키고서 의대에 도전해야만 한다. 그럴 마음의 준비와 현실적 요소인 경제적 뒷받침이 가능하다면 대기만성형 유학생의 미국의대 진학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학생과 지난 주에 주고받은 메일내용을 공개하니 유사한 상황의 가정에서도 참고하기 바란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학생의 이름과 학교명 및 학점 등의 개인정보는 가능한 가리고 소개하니 참고 바란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미국의 한 대학교에 Transfer 학생으로 첫 학기를 다니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의대 진학에 관심이 있어왔고 지금 미국에 와 있으니 미국의대에 더 큰 관심이 생겼습니다. 유학생 신분으로서 미국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곳 advising center에서 international student들이 미국의대에 진학이 가능하다고 하여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저는 한국대학에서의 학점이 높지 않은 편이며, 의대에서 요구하는 과학과목은 대부분 들은 상태입니다. 만약 미국의대 진학이 가능하다면, 이곳 대학에서 학점을 올리던지, pre-med 학생들이 많이 가는 대학원을 진학하고자 하는데 이에 대해 상담하고 싶습니다. 첫째, 유학생의 신분과 낮은 학점을 가지고 미국의대 진학에 도전해도 될까요? 둘째, 현재 저의 상태로 재학중인 대학에서 기존 과목들을 재수강하고 학점을 올리는 것이 나을까요? 혹은 Biomedical Science 분야의 1년짜리 대학원 과정에 진학하는 것이 나을까요? 셋째, 대학원을 다닐 시에 기타 extracurricular 부분이나 MCAT 준비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을까요? 도전이 가능한 부분이라면 컨설팅 받으며 진로계획을 세워보고 싶습니다. 유료 컨설팅이 필요한 부분이라면 알려 주십시오. 한국에서의 성적을 첨부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질문들에 대한 필자의 답은 다음과 같다.
“인생목표를 향해 도전하고자 하는 자네의 마음가짐에 박수를 보낸다. 학교 advising center에서 들은 것처럼 유학생의 의대 진학은 당연히 가능한 일이고 내 칼럼을 보면 많은 성공사례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해. 하지만 미국에서도 의대에 진학한다는 일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어려운 도전이라는 점은 잊지 말거라. 단지 유학생이라는 신분제약 때문에 의대에 못 가는 학생은 없지만 시민권자라도 준비가 부족해서 의대에 못 가는 학생들은 아주 많고도 많으니까 말야. 이 점을 감안하고서 자네의 질문에 대한 내 답들을 참고하기 바래. 첫째, 유학생 신분이라도 준비만 제대로 되면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단다. 하지만 현재 재학 중인 대학에서 학점관리를 아주 잘 해야만 도전하는 의미가 있을 거야. 한국에서의 학점은 없었던 걸로 취급하거라. 둘째, 앞에서 말했듯이 한국 대학에서의 성적은 무시하고 현재 재학 중인 미국대학에서 무조건 높은 학점을 받는 것이 기본이고 최상이며 유일한 방법이란다. 대학원은 의미없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야. 하지만 현재 재학 중인 대학에서도 학점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면 대학원 말고 PostBacc Program은 고려해 볼 수도 있지. 혹은 Special Master’s Program 중에서 선택하는 옵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건 생각도 하지 말거라. 세째, 앞에서 말했듯이 재학 중인 대학에서 학점관리를 잘 하는 것이 결국 MCAT 준비의 시작이니 현재 대학생활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하며 적응이 되면 EC에도 신경을 써야 하겠다. 내 칼럼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이 영어 독해력이라는 점은 쉽게 간파할 수 있었지? 그건 자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라 미국에서 태어나서 아이비 리그에 재학 중인 한인학생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란다. 그러니 자네는 더더욱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 그나마 한국에서 다니던 대학에서 들은 영어성적이 좋으니 지금부터 조금만 더 신경 쓰면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거야. 유학생이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첫번째 이유는 영어 독해력이 부족해서란다. 99.9%의 경우에 영어가 문제더군. 한국의 최고 명문대학 중 한곳에 다니다 미국의 최고 명문대학 중 한곳으로 편입 와서 늠름하게 만점으로 졸업한 학생도 영어 독해력 부족으로 의대에 다 떨어진 다음에 나를 찾아와서 함께 재도전을 한 결과 성공적인 의대 진학을 할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영어공부를 시킨 것이 절반이었고 나머지가 다양한 Extracurricular를 통한 resume building 이었으니 참고하거라.”
이 학생은 그 이후에 아무 연락이 없다. 안타깝다. 혹시라도 한 젊은이의 꿈을 밟아 버린 비정한 글을 보낸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문의한 학생 및 유사한 상황의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지금까지 성적이 좋지 않았던 유학생이라도 의대에 진학할 수 있지만 지금부터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여 성적을 올리지 못 한다면 불가능하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이란 미국대학에서 수강한 프리메드 핵심과목의 성적을 의미한다. 대학원 과정에서의 성적을 의미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학위도 얻고 성적세탁도 할 수 있는 꿈을 꾼다면 의대진학은 포기하라고 권한다. 희생 없는 성취란 없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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