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에 합격하기만 하면 세상이 모두 내 것이 될 듯만 싶던 생각도 일단 의대에 합격하고 나면 조금 달라진다. 현재 합격한 의대와 더 나은 의대를 비교하는 일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버드 의대에 합격한 학생의 가정을 제외하면 의대에 합격한 자녀를 둔 한인 가정의 절반 이상에서 발생하는 이 묘한 현상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면 기뻐해야 할 일을 즐기지 못 하는 모습에 안타깝기 그지없다. 의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의대교육이 마지막 과정이 아니라 시작점이고 그 다음에 레지던시 매칭이란 과정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더 괜찮은 레지던시에 매칭되기 위해 더 나은 의대에 진학했으면 하는 단순하고 원초적인 바램이라면 조금 이해가 가지만 부모의 자부심에 관계된 이유로 하버드 의대에 못 가고 쟌스 합킨스 의대에 진학하게 되었다고 필자에게 감사의 인사조차 소극적으로 하는 가정을 가끔 접하다 보면 가진 것을 누리지 못하는 모습과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어떤 의대에 진학하든 엄청난 일을 해낸 자녀에게 축하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으며 또한 의대입학이 끝이 아니라 다가올 레지던시 매칭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제대로 갖게 조언하는 부모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보여 오늘은 의대수준과 레지던시 매칭의 상관관계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성공적인 의사로 살아가고 있는 의대학장 몇 분의 경력을 함께 살펴보며 실제 사례를 통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오늘 소개하는 4분의 경력은 각 의대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공개된 내용이며 특정 인물을 더 치켜 세우거나 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고 어디서 태어나 어느 대학에서 공부하고 나서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는 어떤 의대에서 교육받았고 어떤 병원에서 임상 트레이닝, 즉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받았는지를 중점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그 이후 현재의 보직인 의대학장에 취임하기까지 어떤 의대에서 교수직을 거쳤는지도 참고사항으로 소개하겠는데 이 모든 과정을 알아보며 오늘의 핵심내용인 의대 수준과 레지던시 매칭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기 바란다.
2019년말 현재의 하버드 의대학장, 쟌스 합킨스 의대학장, 스탠포드 의대학장, 그리고 코넬 의대학장 이렇게 4분의 의대학장들이 의사로서 교육받아온 길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하버드 의대학장은 George Daley, MD/PhD 라는 분이다. 3년째 하버드 의대를 이끌고 있는 Daley 학장은 전형적인 하버드 맨이다. 뉴욕주의 작은 도시인 Catskill에서 태어나 1982년도에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1991년도에 하버드 의대를 졸업했지만 1989년도에 MIT에서 별도로 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레지던시 트레이닝은 하버드 의대 산하의 병원인 MGH(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서 받았으며 레지던시를 마치고 휄로우로서 트레이닝은 역시 하버드 의대 산하의 병원인 Brigham and Women’s Hospital과 Boston Children’s Hospital에서 받았으며 그 이후 계속 하버드 의대교수로 재임하다 2017년에 하버드 의대학장에 취임했다.
쟌스 합킨스 의대학장은 Paul Rothman, MD 라는 분이다. 1958년 뉴욕시에서 태어나 베이사이드라는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성장한 Rothman 학장은 1980년도에 MIT 대학을 졸업하고 1984년도에 예일의대를 졸업했다. 컬럼비아 대학병원에서 레지던시와 휄로우 생활을 마치고는 바로 컬럼비아 의대교수로서의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4년에는 Iowa 의대 내과학장을 거쳐 2008년에 Iowa 의대학장에 오른 후 2012년부터 쟌스 합킨스 의대학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스탠포드 의대학장은 Lloyd Minor, MD 라는 분이다. Arkansas 주의 Little Rock에서 태어나 1979년 브라운 대학을 졸업하고 1982년 브라운 의대를 졸업한 후 듀크 대학병원에서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받고서 시카고 대학병원에서 휄로우 트레이닝을 받은 Minor 학장은 2012년에 스탠포드 의대학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는 쟌스 합킨스 의대 수석 부학장으로 재임했다.
코넬 의대학장은 Augustine Choi, MD 라는 분이다. 2011년도 호암 의학상 수상시에는 최 명근이라는 한국이름을 사용한 최 학장은 1959년 대구에서 출생했고 1980년에 켄터키 대학을 졸업하고는 1984년에 루이빌 의대를 졸업했으며 듀크 대학병원에서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받고 쟌스 합킨스 대학병원에서 휄로우 트레이닝을 받은 후 1990년 쟌스 합킨스 의대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했다. 그 이후 1998년에 예일 의대, 2000년에 피츠버그 의대, 2007년에 하버드 의대를 거쳐 코넬 의대로 자리를 옮긴 후 2017년에 코넬 의대학장에 취임했다.
오늘 소개한 4분의 의대학장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왔고 현재도 그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 수 있듯 오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녀들에게도 밝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 뉴욕시 한복판에서 태어났든, 덜 분주한 리틀 락에서 태어났든 아니면 미국이 아닌 곳에서 태어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비 리그대학을 나와 최고의 명문의대를 졸업했든 조금은 덜 알려진 주립대학과 주립의대를 나왔든 어떤 의사로 살아가느냐는 것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레지던시 트레이닝을 어디서 받았냐는 점이라는 것을 의대학장들이 의사로서 교육받은 발자취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필자의 사견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순수한 자료공개를 통해서 전달하는 사실이니 어느 의대에 합격했냐는 점에 방점을 찍지 않고 의대에 진학해서 어떻게 공부하며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해 용기를 주며 격려하는 현명한 부모 슬하에서 자란 행복한 한인의사들이 우리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날은 계속될 것이다.
부모의 말 한마디가 갖는 의미는 가늠할 수조차 없을 만큼 크고 무겁고 깊다고 본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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