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A_529_092619-01

지난 주에는 의대에 진학하려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MCAT(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에 도전하기 전에 이 어렵다는 시험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 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프리메드 학생들의 삶이 조금은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몇 가지 참고사항을 전했는데 주로 과학과목에 집중된 얘기였다 보니 오늘은 그 외에도 참고하면 좋을 부분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레지던시에 성공적으로 매칭이 되어 현재 열심히 전공의로서 교육을 받고 있는 두 학생의 경우를 함께 살펴보자. 의대를 졸업했으니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의사가 맞지만 아직도 GME(Graduate Medical Education) 과정인 레지던트로 트레이닝을 받고 있으니 두 젊은 의사라고 부르는 것도 맞지만 학생이라고 불러도 무관하다. 마치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는 나이 많은 학생도 여전히 학생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봐도 좋겠고 필자는 계속 이들을 학생이라고 표현하겠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이들은 모두 의사면허시험(USMLE) 일차시험이자 가장 중요한 시험인 스텝 1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들이다. A 학생은 아이비 리그 대학을 만점으로 졸업했고 B 학생은 명문 리버럴 아츠 컬리지를 만점으로 졸업했다. 이들은 둘 다 MCAT에서도 만점을 받았었는데 특이한 사항은 MCAT 준비를 대학 2학년 여름방학 기간 중에 리서치를 하며 혼자 책을 보며 공부하며 시간이 없어 영어 독해 섹션에는 시간을 전혀 할애하지 못 했다는 점이다. MCAT 준비를 시작하며 독해 섹션을 한번 풀더니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시간안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을 하기에 다른 섹션들에 집중하라고 조언을 했고 그 결과 약 10주간의 준비를 거쳐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두 학생 모두 자신의 능력을 감안한 적절한 전략을 구사해서 얻은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리버럴 아츠 컬리지를 만점으로 졸업한 B 학생은 그나마 미국에서 태어난 학생이라 영어를 너무 잘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미루어 짐작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하버드 다니는 백인학생도 MCAT 영어는 어렵다고 하는 점을 꼭 잊지 말고 참고하기 바란다. 게다가 A 학생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다 중학교때 미국으로 유학을 온 경우이니 그가 중고교 시절에 영어실력을 늘리기 위해 한 노력은 정말로 많이 칭찬해 줬었다. 많이 읽고 많이 말하고 많이 외웠다고 웃으며 표현하는데 학부부터 유학생 생활을 했던 필자도 옛날 생각이 나던 대목이었다. 이 두 학생은 SAT도 만점을 받았다. 물론 학원에 다니며 준비하지 않고 혼자 준비하여 만점을 받은 경우가 되겠다. 기본적으로 어려서부터 취미가 독서였던 두 학생이다. A는 한글로 된 책을 읽었고 B는 영어로 된 책을 읽었지만 공통적으로 책을 통해 다양한 간접경험을 해왔고 공부를 하다가 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책을 읽는 점도 공통적이다. 이 두 학생이 이 세상의 시험 중에 가장 어렵다고 많은 사람들이 평가하는 USMLE Step 1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점이 그리 놀랍지 않은 이유를 이제는 모두 인정하리라 믿는다. Step 1 만점은 사실 너무 힘든 목표라 꼭 그걸 목표로 하라고 필자도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MCAT은 다른 얘기다. 프리메드 학생들이 MCAT 준비를 처음 시작할 때 당연히 힘든 시험이므로 목표를 높지 않게 잡는 경향이 있는데 필자는 MCAT 만점 받은 학생들 얘기를 너무 쉽고 당연하게 해주며 상위 3%에 드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그들에게 각인을 시키는 일은 한다. 어렵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필자의 지도를 받는 학생들 중 비슷한 지역의 학생들은 함께 장애우들과 춤추며 노래하는 시간을 갖거나 흑인 빈민가 혹은 한인 밀집지역의 도서관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세포를 보여주거나 새끼돼지 해부 등의 봉사를 하며 서로 친해질 기회를 갖게 되니 자연스럽게 지난 번에 만났던 그 선배는 MCAT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얘기를 전해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본인도 할 수 있을 듯 싶은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MCAT 만점이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단순한 사실만 알려줘도 학생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마음가짐과 목표가 달라지면 시간안배 자체가 달라지므로 당연히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MCAT은 어렵지만 어려서부터 열심히 공부해온 학생들에게는 그리 어려운 시험이 아니다. 수업시간에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학생도 남들보다 휠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정확하다고 전한다. 문제는 평소에 덜 열심히 한 학생이 평소에 열심히 했던 학생들의 성공사례를 듣고 성공적인 학생들이 할애한 만큼의 시간만 할애하며 고득점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학원에 가서 배우며 준비하면 여름방학 기간만 준비해서 원하는 점수가 나오리라는 허망한 꿈을 꿔가며 말이다. 그런 일은 없다. 있어서도 안된다. 그렇게 급조해서 좋은 성적이 나오지도 않지만 우연히 좋은 성적이 나와 실력이 부족한 학생이 의대에 간다면 환자의 병을 조기에 제대로 진단해 미연에 큰 질병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사는 따뜻한 마음만으로 될 수 있거나 되서는 안되는 직업이다. 실력이 필요하다. 특히 상황판단 능력이 필요하다. 그 상황판단 능력을 판단하는 MCAT에서의 섹션이 바로 독해력 테스트 섹션이니 이 성적이 안 좋으면 과학과목에서 만점을 맞아도 의대에서 그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 것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시간을 투자해서 제대로 보완하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20대 초반의 학생이 몇 년 더 투자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 하기 쉽지만 그 학생의 인생에서 그 시간은 값지고 의미 있는 투자가 될 것임을 부모가 알려주자. 만일 자녀가 영어 독해력이 부족하다면 부모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고 기다려 주자. 또한 이제라도 자녀에게 제대로 시간을 투자하는 용기와 지혜를 나눠주자.

지금 그런 용기와 지혜를 나눠준다면 나중에 수천만불의 유산을 몰려주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을 부모로서 자녀에게 남겨주고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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