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상으로는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1월은 미국 학제상으로는 한 학년의 나머지 절반이 시작되는 시기이자 여름방학 계획 및 다음 학년의 계획을 세우고 그에 대비한 지원과정에 힘써야 하는 시기이다. 최소한 반년을 앞서 살아야 제때에 놓치는 것이 없이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것이 미국생활의 일반적인 형태이니 학생들이 반 년, 즉 한학기를 앞서 살게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삶의 형태이며 성공적인 의대 진학의 기본요소들 중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겨울방학 중에는 여름방학 활동에 관한 질문 및 졸업 후 진로에 관한 질문이 몰리고 있는데 바로 오늘 아침에 받은 이메일 질문내용 중에 대학 졸업 후 의대에 지원하기 이전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문제에 관한 질문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자 한다.
학부모께서 보내주신 질문내용 중 학생의 학교이름만 제외하고 원문 그대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남경윤 선생님 안녕하세요? 항상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미국 의대 입학 정보에 한계가 있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너무 고마우신 분입니다. 너무 감사드리고 한가지 문의를 드립니다. 대학교 3학년 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의대에 가지 않고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 한 후 의대에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성적은 3.8에 리서치와 봉사와 서클 활동 등으로 준비할 것은 나름 잘 쌓아 놓았는데 별안간 갭이어를 갖겠다는 것도 아니고 … 말하는 아이도 심란하고 저도 뭐라고 말도 못하겠고 해서 이렇게 여쭙니다. 1.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 한다면 어떤 석사 과정이 의대 지원에 도움이 될까요? 아이는 사이언스 비지니스를 전공하고 프리메드 코스도 끝냈고 암 연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2.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연구소 연구원 과정이나 병원에서 프로젝트 리서치 과정 등에 참여 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다면 어떤 연구원 과정이 의대 진학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3. 해외 의료 봉사 활동으로 1년 정도 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죄송합니다. 아이에게 도울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이렇게 두서없이 말씀을 드립니다. 새해에는 더욱 번창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를 진정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듬뿍 담은 질문에 대한 필자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제 글이 도움이 되고 있다니 감사하고 기쁜 일입니다. 부족하지만 제 경험을 우리 한인 사회와 계속 열심히 나누겠습니다. 세가지 질문 중 첫번째인 어떤 석사학위가 의대 진학에 도움이 될 것이냐는 것에 대한 답은 학생이 관심있는 분야의 석사학위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비록 석사학위라는 것이 의대 진학에 직접적이고 강한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특정 분야에 대한 학생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비젼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고민하고 설명한다면 약간이나마 도움은 될 것이기에 말리지는 않겠지만 만일 이 학생이 제가 지도하는 학생이라면 또 다른 얘기가 됩니다. 그 시간과 돈을 들여 석사학위를 거친다는 것이 학자가 되겠다는 학생도 아닌데 그리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님의 경제사정이 여유롭지 않다면 절대 권하지 않겠습니다. 석사학위는 조교로 활동하며 학비걱정은 안 하고 받을 수 있지만 먹고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박사학위까지 하고 전문가의 면모를 갖춘 후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것도 별로 큰 영향력을 주지 않을 텐데 석사학위에 그렇게 무리한 에너지 소비를 하는 것을 말리겠다는 의미입니다. 주변에 지도교수들은 능력 있는 제자를 붙들어 두기 위해 석사나 박사학위를 권하거나 리서치를 제안하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만 이런 제안이 과연 순수하게 그 제자만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뛰어난 조력자를 옆에 두기 위한 이기적인 제안인지를 부모가 옆에서 함께 고민해 줘야 한다고 보입니다. 두번째와 세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한 제 의견은 석사학위보다는 해당 분야에서의 실질적 경험이 의대 진학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해외 의료봉사도 좋고 미국내 의료봉사도 좋으니 일년간 의료봉사를 한다면 학생의 의대 진학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일 대학시절에 봉사는 제법 했으나 연구경험이 부족한 듯 싶다면 연구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과 의료봉사를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연구경험이 부족한 듯 싶은데 해외의료봉사도 함께 병행하고 싶다면 일년간 해외에 머물며 그 지역의 풍토병도 연구하며 해당 병원에서 봉사도 함께 하는 일도 좋은 선택일 겁니다. 방학때 잠시 들려 논문쓰기에 급급한 그런 해외의료봉사는 환자를 실험대상으로만 취급한다는 오해를 줄 수 있으므로 절대로 피해야 할 일이지만 일년을 머물며 봉사와 연구를 병행한다면 제대로 된 모습으로 보이겠습니다. 의사도 되기 전에 환자 보기를 데이터로 보는 학생을 좋아하는 의대는 없지만 자신을 버리고 풍토병에 걸린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며 그런 못된 병을 퇴치하겠다며 연구에도 시간을 바친 학생을 안 좋아할 의대도 없겠습니다. 이게 미국 의대가 학생을 제대로 선발한다고 제가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도움이 되셨기 바랍니다.”
위의 답변에서 강조했듯 의대는 의사가 될 학생을 선발하여 의료지식과 기술의 기본을 가르쳐 레지던시 과정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준비를 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일반적으로는 불필요한 석사학위가 학점관리가 조금 부족해 보이거나 아주 특별한, 정말 아주 특별한 분야에서의 지식탐구가 하고 싶은 학생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핵심은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갖추면 무엇을 하든 옳은 결정이 될 수 있고 가장 확실한 시간투자는 환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일 것이다. 적어도 의대에 진학하고자 한다면 말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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