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프백 프로그램(Post Baccalaureate Program)이란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혹은 다른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해당 분야에 대한 공부를 더 하는 과정을 부르는 일반적인 명칭이고 의대에 진학하고자 노력하는 학생들을 위한 과정은 포스트백 프리메드 프로그램(Post Bacc Pre Med Program)이라 하는 게 맞지만 거의 대부분의 포스트백 과정은 의대에 진학하기 원하는 학생들이 수강하므로 그냥 포스트백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되겠다.
의대 진학을 위한 단 한가지 요소만 선택해야 한다면 뛰어난 학습능력을 보여주는 우수한 대학 학점이다. 물론 의대가 학생을 선발할 때 한가지 요소만을 고려하지 않지만 대학성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가지 요소만을 선택하는 말도 안되는 가정을 세워놓고 답을 골라 봤다. 환자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가짐이 중요하지 않아서 성적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 있다고 누구나 해도 되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가 하는 실수는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므로 무지에 의한 실수는 절대로 피해야 하기 때문에 알아야 할 것을 꼭 알 수 있는 학습능력은 절대로 중요하고 필요하다. 평소에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엄청나게 강조하던 필자가 성적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하므로 놀라는 독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성적이 좋은 학생 중에도 마음이 따뜻한 학생이 제법 많다는 점도 참고하자. 학습능력은 부족하지만 환자를 위하는 마음이 뛰어난 학생들은 MD 과정이 아닌 다른 여러 분야의 의료전문가가 되는 진로를 선택해도 우리 사회를 위해 충분히 기여하고 환자들을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물론 MD 과정 외의 의료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모두 학습능력 만을 기준으로 전문분야를 선택했다는 얘기는 절대로 아니다. 필자가 직접 지도한 학생 중에 최고 명문대학을 3.98로 졸업하고 치대를 택한 학생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치아건강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너무나도 크다는 사실을 수많은 빈민지역 봉사를 통해 알게 되어 스스로 선택한 경우이다. 의료전문 분야가 성적순으로 줄 세워 선택 당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성적이 안 좋다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은 냉정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학 시절에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은 MD 과정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절대로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대학학점이 낮은 학생이나 의대 진학에 대한 공부를 안 했던 학생들이 대학졸업 후에 의대 진학을 노려보는 기회를 다시 누리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의 포스트백 프리메드 과정처럼 의대 진학에 새롭게 도전하는 학생들 만을 위한 과정도 존재하지만 하버드 대학을 비롯한 거의 모든 대학의 포스트백 프리메드 과정은 대학시절에 받았던 안 좋은 성적을 올리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대부분의 포스트백 프로그램은 랭귀지 스쿨처럼 정식 대학과정이 아니라 평생교육원(Extension Program)의 일부이므로 입학은 상당히 용이하다. 대학학점이 3.2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지만 3.0만 되어도 입학이 가능한 곳도 상당히 많다. 3.0이 안 되어도 입학이 가능한 곳도 물론 존재하지만 이런 학생은 실제로 가능한 목표인지 다시 한번 점검하기를 권한다. 돈만 내면 거의 모든 지원자를 받아주는 포스트백 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의대가 그 학점을 높게 평가해 주지는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도 꼭 알고 진행하자. 요즘은 포스트백을 거치면 석사학위를 주는 과정도 많이 생겨났다. 죠지타운과 보스턴 대학(BU)가 대표적인데 어차피 대학 등록금 수준의 비싼 학비를 낼 바에 석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다는 탁월한 학생모집 수완이 돋보인다. 해당과정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 해당 의대 인터뷰까지는 보장하고 있지만 인터뷰에서 선발된다는 보장은 절대로 없다. 하지만 이 과정이 아니었다면 죠지타운이나 보스턴 의대 인터뷰에 초대받기 어려운 학생들이 인터뷰에는 가보고 있으니 이 점은 장점이라고 해야 할 지 고민스럽다. 템플 의대나 하와이 의대처럼 아예 포스트백 과정에서 뛰어난 성적을 유지한 학생은 해당 의대에 입학시킨다는 조건부 포스트백 과정이 조금 더 안전하지만 이 또한 해당 의대 입학이 절대적으로 보장된 과정은 아니니 꼭 참고하자.
굳이 비싼 돈 내고 대학들이 정형화 시켜 놓은 포스트백 과정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집 근처 대학에 가서 필요한 과정만 수강하는 오픈 칼리지 포스트백을 시도해도 그 효과는 동일하다. 단지 프리메드 과목은 어느 대학에서도 수강생들이 몰리다 보니 타 대학 졸업생이 수강하기 위해서는 많이 기다려서 마지막에 남는 자리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집 가까운 곳의 주립대학 한두곳에서 시도해 볼만하다. 인내심과 자기 관리능력이 없다면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중간에 마음을 다치고 의기소침해져서 의대 진학 자체를 포기하기 십상이니 이런 학생이라면 비싼 돈 내고 정형화된 포스트백에서 공부해야만 한다. 돈 아낀다고 학생들이 택하는 또 한가지 돌파구는 MCAT 공부에 전념해서 대학학점은 낮지만 MCAT에서 뛰어난 성적을 받으면 의대에 갈 수 있다는 희망사항이지만 이는 절대로 말리고 싶다. 예를 들어 3.2 수준으로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MCAT에서 거의 만점을 받아도 받아주는 의대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 학생이 1,000 시간의 환자봉사를 병행했다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의대 한군데 정도에는 합격할 수는 있지만 대학학점을 망친 학생이 무조건 MCAT에만 매달리는 것은 시스템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저지르는 무지몽매한 실수이다. 그나마 의대에서 포스트백에서 뛰어난 성적을 유지한 학생들 중 극소수라도 받아주는 이유가 교육사업 전반에 흐르는 포스트백이 대학의 재정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하에 정책적으로 포스트백 학생들을 소수라도 계속적으로 받아주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어 놓은 상태라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의대 일학년때는 포스트백 학생들이 제법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래 유지되지는 않는 것도 사실이니 배운 내용이 소진되면 기본 학습능력은 부족한 것이 검증되고 있다.
새해가 된다고 누구에게나 만복이 깃들지는 않는다. 재도전 기회가 존재한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지만 이 소중한 기회가 거저먹기처럼 취급되어서는 절대로 안되므로 냉정하게 사실만을 전달했으니 감당해 내는 학생만이 꿈을 이룰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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