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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도 아니고 삼수생이 의대에 합격할 확률을 묻는다면 답하기가 매우 난감하다. 공식적으로는 약 5%의 합격확률을 보이고 있으니 100명이 의대에 세번째로 도전하면 5명은 합격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만 과연 어떻게 준비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지 않고 단지 5%의 성공확률만을 강조하며 무조건 다시 도전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기 때문이다. 만일 삼수까지 생각하는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 세번째 도전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본다.

두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필자를 찾는 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다. 의대 진학에 관해서는 해당 학생을 만나 한시간내에 그 가능성을 거의 정확하게 파악해 내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세번째 도전을 해보라고 권하는 일은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학생을 분석한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므로 전화상으로 대체적인 상황을 들어서는 절대로 예단하지 못 한다. 아니 그렇게 즉흥적으로 답하는 일은 학생의 미래를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모든 학생이 의대에 진학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믿고 있는 필자이기에 더욱 더 세번째 도전의 결과에 대한 분석은 신중하게 내리고 있다. 성적은 좋은데 의료경험이 부족해서 실패한 경우라면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고, 성적이 너무 안 좋은 학생이라면 그 해결책은 더욱 쉽다. 추가로 더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면 된다. 하지만 소통능력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그 인성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일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마음이 아무리 따뜻하고 깊은 학생일지라도 표현을 제대로 못 한다면 인터뷰까지는 초대받을 수 있을지라도 인터뷰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시간이 안 되는 짧은 시간내에 학생을 분석해서 합격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입학사정관의 입장에서도 표현을 제대로 못 하는 학생의 깊고 훌륭한 인품을 알아주는 일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은 재학생들이 인터뷰를 담당하는 일도 보편화되고 있다. 주로 의대 2학년 학생들이 인터뷰를 담당하는데 그들은 워낙 바쁜 일정에 시달리고 있는 의대생들이다 보니 좀 더 짧은 시간 내에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학생 인터뷰 제도를 활용하는 의대들은 대개 약 30분 남짓 교수와 인터뷰를 하고 추가로 약 30분 남짓 의대생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표현력이 부족한 지원자들은 의대생과의 인터뷰에서 주로 나쁜 평가를 받고 있다. 비슷한 또래의 젊은이들이다 보니 말 몇 마디 해보고 답답한 학생을 자신의 후배로 받아들여줄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자녀를 키워본 대부분의 교수들처럼 인간 내면까지 보고자 노력하는 인터뷰와는 달리 외모나 영어발음까지도 자신보다 못 한 학생이라면 쉽게 내치고 마는 재학생 인터뷰가 일부 한인 학생들에게는 넘지 못할 산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므로 여러 번 의대에 떨어진 학생이라면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과정에서 표현력도 신중하게 고려하라고 권한다.

위에서 언급한 불합격의 요인들은 거의 대부분 노력해서 바꿀 수 있지만 추천서를 제대로 못 받는 학생이라면 가장 어려운 경우에 속한다. 성적이 안 좋았던 학생이라면 기준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번 사이클에도 필자가 지도한 학생 중에 삼수 끝에 의대에 합격한 학생이 있다. 대학을 졸업할 당시 학점은 3.0 이었으므로 그 당시 의대에 진학할 확률은 0%였으므로 대학졸업후 대학원에 진학한 이 학생은 그나마 대학원 성적을 우수하게 받았으므로 의대에 지원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학원 과정은 학부때보다 성적관리가 용이하다는 것을 모르는 의대가 없으므로 그것 만으로는 부족했으므로 첫번째 불합격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 학생의 생각은 본인의 낮은 MCAT 성적을 실패의 핵심요인으로 보고 일년간 열심히 준비해서 MCAT 성적을 최상위로 올렸다. 97 퍼센타일의 성적이란 상위 3 퍼센트의 고득점이므로 이 학생이 훌륭한 MCAT 성적을 받은 것은 맞다. 하지만 두번째 도전에서도 그토록 기다리는 인터뷰 초대는 오지 않았으므로 지난 사이클이 마무리 되던 시점에 필자를 찾아 왔다. 필자가 분석한 결과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새롭게 원하는 것을 그 손에 쥘 수 있다는 조언을 했고 그나마 혼신의 힘을 다해 필자를 믿고 반년을 함께 노력하여 얼마 전인 10월 16일에 이번 사이클 첫번째 합격자 명단에 들게 되었다. 아직도 참석해야 할 인터뷰 초대도 많이 남아 있는 입장이니 여유로운 마음으로 인터뷰에 참가하고 있는 그 학생을 바라보며 자녀의 성공적인 삶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과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도움을 청하고 옳은 조언이라는 판단이 서니 좋은 직장도 과감히 버리고 의대에서 요구하는 모습에 가까워 지려 최선을 다한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을 개척한 것은 맞지만, 기다려줄 때와 등을 떠밀 때를 정확히 판단하여 자녀를 필자에게 데려온 그 부모의 현명함이 그 가정에 행복을 가져다 준 핵심요인이기도 하다. 장성한 자녀를 대하는 올바른 모습을 보여준 경우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하는데 대학생이나 대학을 졸업한 자녀의 어려움을 돕고자 하는 부모에게 중요한 능력이 기다릴 때와 나아갈 때를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믿는다. 이제는 부모보다 더 많은 것을 안다고 믿는 미국에서 좋은 학벌을 이미 확보한 장성할 자녀라도 부모가 나눠줄 수 있는 지혜는 아직 남아 있다. 그 때를 잘 찾아 자녀에게 옳은 조언을 해준다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감독의 기쁨보다도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삼수생 아니라 사수생 이라도 그런 부모의 노력이 있다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확률은 5%가 아니라 100%가 될 수도 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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