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진학을 위한 여러 주요사항 중에 본인이 적어내거나 표현하지 않고 타인이 해당 학생에 대해 평가하여 제출하는 유일한 의견표현은 추천서를 통해서 전달된다. 에세이를 적거나 특별활동을 통해 배운 점 등을 아무리 매력적으로 적어 제출했더라도 추천서에 적힌 내용이 학생 스스로가 표현하는 자신의 모습과 전혀 다르다면 의대 진학은 요원해 진다. 아무리 성적이 뛰어나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사항이므로 간혹 추천서가 문제가 되어 인터뷰 초대조차 전혀 받지 못 하는 학생들이 있으니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좋은 추천서를 받기 위해 학생들이 알아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을 정리했다.
의대에서 요구하는 추천서에는 특별한 형식이 없으므로 추천인마다 주관적인 서술을 하고 있지만 미국내 병원에서 봉사 지원자들에게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추천서 형식을 보면 의대에서 관심을 갖는 분야와 유사하며 이는 몇 년 전에 소개한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봉사자들에게 요구하는 추천서 형식과도 거의 일치한다. 즉, 공공 기관이든 사설 기관이든 의료기관에서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추천서 내용에는 시간 지키기, 적극성, 감정적 성숙도, 소통능력, 단체생활능력, 규정을 지키는 능력, 임무를 완수하고자 하는 책임감, 지시에 따르는 능력 등 각항목을 최상위, 상위, 보통, 하위, 최하위 등의 5가지 등급으로 분류하여 표시하게 요구되며 또한 이 분류과정을 거치고 나면 주관식 질문이 따라온다. 추천인과 지원자의 관계와 얼마나 그 기간이 지속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In what Capacity have you known the applicant? And for how long?) 이 내용을 살펴보면 의대에서 추천서의 좋고 나쁨을 구분할 때 적용하는 기준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그 추천인과 학생과의 관계도 정확히 알 수 있으며 얼마동안 알고 지냈는지 기간까지도 명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천서의 형태이다. 참고로 추천인과 피추천인의 관계를 자세히 서술하는 것은 어떤 용도로 제출되는 추천서이든지 일반적으로 갖추어야 할 전형적인 행태이니 의대에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추천서에 적힐 내용을 떠나 추천인과 학생과의 관계에서부터 해당 추천서의 무게감이 달라질 수 있다. 일주일 동안 지켜보고 적어준 추천서와 3년간 지켜보고 적어준 추천서가 같은 무게감으로 다가간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추천서 내용을 분석하여 학생이 의료전문인으로 살아가기에 적합한 성향을 가졌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당 추천서의 신뢰도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불문율처럼 알려진 것이 가족이 적어준 추천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특별한 상황에서는 가족의 추천서도 좋은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양부모가 스텝자녀와의 갈등적 관계를 이겨내며 관찰했던 감동적인 스토리쯤 되는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의대에서 모든 의대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추천서는 3장이다. 과학교수 2명에게서와 비과학교수 1명에게서 받으라고 거의 모든 의대가 요구하고 있으며 이 교수들은 학생을 직접 지도한 적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 외에 추가로 7장을 더 제출할 수 있도록 AMCAS 지원서는 구성되어 있지만 10명에게서 추천서를 받을 의미는 별로 없다. 물론 각각의 추천서를 어떤 의대에 보낼 지를 지정할 수 있으므로 A의대 동문에게 받은 추천서는 A의대에 보내고 B의대 동문에게서 받은 추천서는 B의대에 보내는 등의 전략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이지는 않은 방식이다. 프리메드 커미티가 활성화된 대학에서는 학생이 받아온 3장과 추가 추천서들을 모아서 정리한 형태로 팩키지를 만들어 레터 팩키지 형태로 학생이 지원한 모든 의대에 보내주는 서비스를 하기도 하는데 프리메드 커미티가 있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이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으면 어색한 일이다. 이런 경우는 아마도 프리메드 커미티에서 학생이 의대에 지원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 추천하지 않는다고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이나 면담 후 의대에 합격할 확률이 떨어지는 학생에게는 커미티 레터를 적어주지 않는 것이 각 대학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다. 현실적으로 커미티 레터를 적어준 학생들 중에 합격한 학생들의 수치만 그해 의대입시 합격률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임을 이해하면 그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겠다.
위에서 언급한 3장의 아카데믹 추천서 외에 일반적인 추가 추천서가 병원봉사 등에서 만난 의사에게 받는 추천서, 연구실 주임교수에게 받는 추천서, 봉사활동 실무자에게 받는 추천서 등이 있지만 무조건 숫자를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생각지 못 한 불이익을 주는 추천서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어브로드 처럼 봉사활동을 상품화 시킨 단체를 통해 봉사에 참여한 사실도 프리메드 학생에게는 불리할 수 있는데 거기서 추천서를 받을 생각을 하는 것은 말리고 싶다. 프로젝트 어브로드는 분명히 어린 학생들에게 유익한 경험을 제공하는 사회적 순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프리메드 학생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대학마다 넘쳐나는 것이 프리메드 학생들의 단체들이다. 메디컬 브리게이드 등 왠만한 대학마다 챕터가 있는 의료봉사관련 학생단체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데도 유료 서비스를 통해 봉사에 다녀온다는 것은 그 학생의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며 정보력에도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고교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경험을 쌓는다면 나쁘지 않다. 의대통합과정이 목표가 아닌 일반 고교생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이래서 명문대학에 합격하고도 의대 통합과정에는 불합격하는 학생들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스스로 실제로 사회성이 떨어지고 학기 중에는 공부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이라면 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보다는 유료 서비스를 통해서라도 봉사경험을 갖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면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 지 잘 생각하고 에세이를 적어야 할 것이다. 자신에게 없는 능력을 과장해서 있다고 소개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클 수 있다. 아울러 이런 단체에서의 추천서는 피하기 바란다.
학생의 사회성을 제대로 평가하는 아주 쉬운 기준을 의대는 이미 알고 있다. 추천서에 그 답이 적혀 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