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의대로부터 인터뷰 초대를 받은 학생들은 벌써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가장 원하는 의대의 인터뷰에는 아직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른 의대에서 합격을 통지해 오면 어쩌나 하는 행복한 고민이다. 주변에 자녀를 의대에 진학시킨 부모들 중에 어떤 이가 말하기를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2주내에 해당 의대에 진학할 지 여부를 통보해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편협한 정보에 의존한 무의미한 고민이다. 합격통지서에는 분명히 일정 시한내에 해당 의대에 진학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구하지만 이 때 밝히는 진학 여부에 관한 의사표현은 업무처리를 원활히 하기 위한 방책이지 최종 입학을 결정짓는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오늘의 주제에 관해 지난 주에 문의해 온 가정을 포함해서 많은 가정은 주변으로부터 들은 정보 때문에 불필요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히 의대에 자녀를 진학시킨 옆집 부모에게 들은 정보이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자녀 한두명 의대에 보냈다고 그들이 의대 진학의 복잡한 모든 경우의 수를 안다고 사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번 경우에도 이웃에서 좋은 마음으로 합격하면 바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알려줬을 확률이 크다. 아마도 한 군데의 의대에만 느지막이 합격한 학생의 가정에서 해준 조언으로 보인다. 혹은 고교생들의 대학입시를 돕는 전문가가 나름대로 축척한 성공적인 대학 진학의 접근방식을 의대 진학에도 활용해서 무늬만 의대 진학 전문가로 위장하여 준 무지한 조언일 수도 있겠다. 어떤 경우이든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불필요한 시간낭비, 감정낭비 및 금전낭비를 막을 수 있으니 의대 진학에 관해 어디선지 “카더라 통신”을 접하게 되면 AAMC(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에 문의하여 정확한 사실확인을 하는 것이 좋겠다. 영어가 불편하면 자녀를 시켜서 확인하게 하자. 자녀 자신의 문제인데 영어가 불편한 부모가 굳이 답답한 마음으로 그런 기관에 접촉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의대 진학에 관한 관심이 떨어지는 자녀라면 어차피 의대에 합격할 확률도 높지 않으니 마음을 비우고 있는 것도 부모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냉정한 조언도 주고 싶다. 모든 것을 떠먹여 줘야 했던 고교시절이 아님을 명심하자. 대학에 가서도 부모와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 지며 부모의 조언을 귀담아 듣는 자녀라면 대학 4년동안에도 인생역전이 가능하지만 부모의 관심은 잔소리로 치부하는 한편 자신이 챙겨야 할 것들은 뒷전으로 미루는 학생이라면 차라리 대학시절에 바닥을 치는 것이 그 학생의 미래를 위해 나은 일일수도 있다. 그래야 대학을 졸업하며 대학원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본인의 부족함을 느낄 것이고 미국의 교육제도는 그런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제도적 장치가 되어 있으니 스스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재도전 하면 훨씬 더 효율적이다. 대학생들의 멘토로 살아가는 필자가 대학생 자녀를 둔 한인가정에 전하는 냉정해 보이지만 생산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이니 마음을 열고 참고하기 바란다.
작년 12월에 필자가 지도한 학생이 잔스 합킨스 의대로부터 받은 합격통지를 소개한 바가 있는데 오늘 다시 한번 그 중 일부를 소개하며 핵심내용을 정리하기로 하자.
Dear 홍길동. The Committee on Admissions is delighted to inform you that you have been admitted to the first year class entering in mid-August, 2017. This is contingent upon the satisfactory completion of all admission requirements prior to that date. Final, official transcripts must be sent to the Office of Admissions by August 1. Failure to meet requirements and submission of transcripts may delay the disbursement of financial aid awards. This place will be held for you until 1/3/2017. In fairness to our other applicants, we cannot hold a place beyond that date if we do not receive the signed statement of intent (see link below). For information about the financial aid award process, student eligibility and the link for the 2016-2017 on-line forms, visit the medical student financial aid website at: www.hopkinsmedicine.org/financialaid. Important information regarding matriculation, housing and insurance will be sent to you at a later date.
2016년 12월 13일에 잔스 합킨스 의대가 학생에게 보내온 합격통지에서 강조하기를 2017년 1월 3일까지 학생이 서명한 진학 의향서(Statement of Intent)를 보내지 않으면 다른 학생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간내에 진학 의향서를 보냈다고 합격이 공식화 되는 것도 아니다. 공식적으로 입학하기 직전인 2017년 8월 1일까지 요구되는 모든 조건들을 충족시켜야만 된다. 대학 재학생이나 대학원 재학생 등 아직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최종 학기 성적표도 보내야 하고, 합격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사실검증도 거쳐야만 한다. 합격한 모든 의대에서 동일한 요구를 해올 것이다. 만일 이 학생이 정말 진학하고 싶은 의대가 잔스 합킨스였다면 인터뷰에 다녀온 왠만한 다른 의대에는 진학의사가 없음을 서면(Letter of Withdrawal)으로 알려주는 것이 친절한 행위이지만 해당 학생은 하버드 의대를 원했으므로 조금 더 기다려서 2017년 3월 3일에 하버드 의대로부터 합격통보를 받고나서 잔스 합킨스와 스탠포드 의대 등에 불진학의향서를 제출했다. 그 과정에서 잔스 합킨스 의대와 스탠포드 의대에도 당연히 진학의향서(Letter of Intent)를 제출했고 제도적으로 여러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은 입학하는 해 4월 30일까지만 진학할 단 한곳의 의대를 선정하면 된다. 그 전까지는 학자금 보조를 얼마나 해주는지, 장학금은 얼마나 주는지, 혹은 다시 한 번 합격한 학교들에 방문하여 새로운 각도에서 각 의대를 비교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므로 합격통보를 받고 2주내에 진학할 의대를 결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메이요 의대로부터 작년 10월에 합격통보를 받았던 또 다른 학생은 그 이후에 주립의대를 비롯한 10여곳의 의대로부터 온 인터뷰 초대와 합격통보에 모두 진학하지 않겠다고 알려줬으며 올 2월에 합격통보를 보내온 예일 의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올해 의대에 지원한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무의미한 고민은 멈추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터뷰 준비에 만전을 기하면 된다. 10월이 되어서도 인터뷰 초대를 못 받게 된다면 그 때는 재수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겠지만 9월은 인터뷰 준비만 철저히 할 때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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