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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현실적 조건에서도 의대 진학에 대한 절실한 소망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주는 일은 기쁘지만 부담스러운 일이다. 차라리 다른 길을 찾으라고 하는 것이 현실적인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치게 해주는 기준은 그 학생의 심리상태이다. 절실하게 무엇인가를 원하는데 기본적 소양이 갖춰져 있다면 끝까지 도전하라고 용기를 주지만,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 학생에게는 다른 길을 권하고 있다. 실명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아래에 공개하는 내용의 두배 이상 길이의 질문을 해온 학생과 실제로 나눈 이메일을 독자들과 나누는 이유는 그 목표가 의대이든 아니면 다른 분야이든 우리 자녀들이 갖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격려해 주자는 의미이다. 학생의 정체가 공개될 만한 개인적 내용들은 모두 삭제했지만 이 학생의 절실함을 알리는 내용은 포함시켰으니 혹시 각 가정의 자녀들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필자의 조언을 참고하여 용기를 주기 바란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대학교 2학년 심리학과 학생입니다. 길고 두서 없는 글이지만 혹시나 조금이라도 조언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이메일을 드립니다. 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심리학을 공부하는 목표로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대학교 진학 이후 수술을 거치며 간직해 온 꿈이 점점 사라지고 ‘과연 이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일까?’라는 생각에 휩싸였습니다. 확고했던 목표가 저도 모르게 무너져 동기부여를 잃은 대신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지만 괜히 이제 와서 의대를 바라보기엔 너무 늦고, 제 학점이나 영어 실력으로는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며 혼자 좌절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점점 겉잡을 수 없이 의욕과 목표의식도 잃고, 매일 스스로가 너무도 작아진 기분, 그리고 죄책감에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며 너무 쉬운 과목도 F를 받을 만큼 학업을 소홀히 하였습니다. 부모님께는 비밀로 한 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1년 넘도록 학점만 만회하자는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나 2학년 1학기가 지나고,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된다고, 늦더라도 다시 죽을 만큼 노력하면 될 거라고 매일 다짐하기 시작했습니다. 양심 없고 창피하지만, 저는 이런 와중에도 반드시 성공할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늘 잘하던 아이였다가 혼자 처음 미국에 와서 명문대를 경험하며 조금 방황했던 것 뿐이라고, 밑바닥을 겪었으니 이제 죽어라 노력해서 다시 올라간다면 내게도 기회가 있을 거라는 합리화를 계속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혼자 심리적으로 힘들어하고 괴로워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공인 심리학을 살려 의대에 진학해 정신과 의사가 되자고, 제가 정말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는게 그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많이 늦었고 망가져 있지만, 그만큼 남들의 몇배로 죽도록 노력해서 학점도 최대한 회복하고 꿈을 꼭 이루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크게 생겼습니다. 그렇게 고민 끝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부모님께도 정신과 의사로 진로를 바꿔 다시 새로 준비를 시작하겠다는 말을 드린 뒤, 몇 날 며칠을 계속 의대 진학에 대해 알아보고, 학교 어드바이저에게도 찾아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과연 가능성이 있을까 싶어 많이 막막하던 중, 이 GPA라는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밤을 세워가며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칼럼들을 계속해서 읽으며 제가 궁금했던 많은 부분들에 대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 혹시 이렇게 라도 제 이야기를 들어 주시고 조금이나마 조언해 주실 부분이 있는지, 제가 가능성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어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드립니다. 저는 학사 경고에 이를 만큼 학점이 낮지만 현재 학기부터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서 이번 학기 끝나면 꽤 오를 것입니다. 봉사활동이나 동아리, 인턴 등 메디컬 스쿨 입학을 위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음 학기부터 프리메드 수업들을 듣고, D 받았던 과목을 재수강하고, 방학 때나 학기 중에도 각종 봉사활동 및 인턴 등을 하며 본격적으로 준비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제서야 늦게 준비를 시작한 저에게도 메디컬스쿨 입학의 가능성이 주어질까요? 학점도 정말 공부 열심히 해서 최대한 높인다면 1, 2학년때 낮은 성적을 받았더라도 가능성이 생길까요?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어떠한 조언이라도 주신다면 감사하게 받아 들이고 깊게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용기를 내서 내게 메일을 보낸 순간부터 자넨 이기는 싸움을 하고 있는 거야. 결론부터 말하지. 쉬운 일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의 마음가짐 그대로 흐트러지지 않고 앞으로 4년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성적관리를 잘 하면 미국의대에 진학할 수 있을 거야. 여기서 중요한 사항들은 4년간 마음관리와 성적관리 잘 하기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잘 해야만 해. 지금까지 손상된 성적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대학졸업 후에도, 혹은 대학졸업을 늦춰가며 재수강 및 전략적 수강을 통해 학점복구를 해야하므로 약 2년의 추가시간이 필요해 보여. 가장 큰 변수는 영어 독해력 증진이야. 지금 너무 무리하지 말고 영어공부 꾸준히 해가며 매 학기 모든 과목에서 A학점을 받는 변화를 보여준다면 의대 측에서도 자네 성적표를 보며 만나보고 싶을 것이 확실하지. MCAT에서 영어성적이 최소 80 퍼센타일 이상 나올 경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니 꼭 명심하게. 명문대학인 자네 학교를 4.0으로 졸업한 학생도 MCAT 영어성적이 안 좋으면 어떤 의대에도 진학을 못 하는 것이 현실이니까. 지금은 봉사나 연구도 안 해도 좋아. 어차피 갭이어를 충분히 가져야 하니까 그 때 부족한 것들을 채우는 전략을 쓰게. 지금은 학습능력에 관한 자신감 회복에 전념할 때니까. 자네 선배 중에 2학년 마치고 2.7의 성적으로 나를 찾아와 의대 진학을 꼭 하고 싶다던 학생이 있었지. 지금 자네에게 준 조언이 바로 그 학생에게 준 조언과 거의 똑 같은 조언이야. 그 학생은 의대를 다음 달에 졸업하지. 단, 내가 시킨 많은 것들을 모두 잘 이루었으므로 가능했던 일이야. 그 이후로 A가 아닌 학점이 없었던 것부터 시작해서 영어는 개인지도까지 받아가며 MCAT을 준비해서 95 percentile의 성적을 받았지. 절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일이야. 대학을 3.0으로 졸업하고 나를 찾아왔던 학생도 내년에 의대를 졸업해. 물론 대학졸업 후 4년을 투자해서 이룬 결과이니 자네도 조급해서는 안되니 명심하게. 도움이 되었기 바래.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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